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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tball/Writing

메시 보면

by 다스다스 2023. 3. 22.






아르헨티나에서 대역죄인 취급 받던 시기를 지나 이제 완전한 새 시대의 영웅으로 자리 잡았는데 본인도 이게 뭔가 싶을 것 같음.




예전에 자국에서 열린 2011 코파 아메리카에서 2무 스타트 할 때 (바티스타가 테베즈랑 공존시킨다고 염병 떨던 시기) 가 비판에 엄청 시달리던 시기였거든요. 자국에서 열리는 대회, 바르셀로나에선 중앙화를 성공적으로 정착시키고 다시 한번 정점을 찍은 직후, 남아공에서의 처참함을 만회할 기회 등 복합적인 면들이 작용하는 대회였는데 그럼에도 그나마 잘하던 게 메시긴 했지만 동료 선수들의 수준을 떠나서 바르셀로나에서 하는 거에 비하면 반도 안 되는 거 역시 사실이었죠.




당시 국내는 메호대전이 유행할 때라 깎아내리기밖에 없었지만 아르헨티나에선 메시를 향한 비판과 팬들의 불만이 엄~청 심했음. 국내에서 인용하는 사람들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메시가 온실 속의 화초 (바르셀로나에서만 잘한다는 뜻) 에 가까운 소리를 듣기 시작했던 것도 이 시기가 시작이었음. 바르셀로나에선 그렇게 잘하는데 여기선 왜 그래? 넌 조국을 사랑하지 않는 거야? 이런 류의 비판도 많았습니다.




디 스테파노가 이례적으로 분위기를 가라앉히고자 OLE 에 칼럼을 기고했었죠. (디 스테파노는 아르헨티나 국대 경력은 6경기에 불과하지만 아르헨티나 태생이고 그래서 그런지 스페인 대표팀보단 늘 아르헨티나 대표팀 얘기를 해왔고 늘 나의 조국이라는 걸 강조하곤 했음) 디 스테파노가 이러니 마라도나까지 쉴드를 쳐줬었음.




원래 OLE 에 따로 디 스테파노의 편지라는 코너가 있었지만 (크루이프가 라방과르디아나 엘 페리오디코에서 쓰던 칼럼과 비스무리하게. 그리고 조금 더 가벼운 글에 가까웠음) 시기에 딱 알맞게 얘기하는 사람은 아니었고 크루이프처럼 정기적으로 칼럼을 쓰는 사람도 아니었는데 딱 2무 하자마자 당시 칼럼을 내놨었음. 당연히 OLE 의 코너고 큰 스포츠 언론사 중 하나니 OLE 는 대서특필.




그러고 조별 예선 뚫긴 했지만 8강에서 우루과이한테 떨어지고 메시에 대한 자국 여론은 매우 안 좋았죠. 그러면서 몇 년 동안 이런 비판, 비난들이 쌓이고 쌓이는데 계속 무관에 그치니까 언론들이랑 팬들이 더더욱 선을 넘어서니까 메시가 국대 은퇴 선언을 했던 거였음. 바르셀로나에서 소년 가장을 벗어날 때부터니까 거의 7-8년 동안 1빠따로 욕 먹은 거죠.




그 전엔 자기보다 먼저 욕 먹어주던 선수들이라도 있었는데 이후는 그렇지 않았으니까요. 팬들만 그런 게 아님. 언론들이 부추기고 더 깠습니다. 전 아르헨티나 언론들이랑 팬들은 정말 심했다고 보고. 저런 태세 전환이 가끔 가다 보면 웃길 때도 있음.




저 코파 아메리카 때도 아르헨티나를 지켜보는 팬들은 테베즈를 지적했지만 정작 자국 언론들, 팬들은 다 메시만 죽어라 깠음.




이게 벌써 10년도 넘은 일이라는 것도 신기하지만 메시가 이젠 아르헨티나 어딜 가도 무한한 사랑을 받는 존재가 됐고 마라도나랑 비교되지 않는 상황이 왔다는 건 그를 데뷔 때부터 봐온 사람으로서 참 다행이기도 하고 기쁘기도 하고 그럼. 만약 우승 못했으면 국대도 은퇴했을 거고 코파 우승은 잊혀졌을 거고 여전히 메시는 욕받이였겠죠.




파리에서 욕 먹는 건 앙리가 바르셀로나 와서 욕 먹었던 거랑 그냥 너무 유사함. 당시에 판타스틱 4 라고 아주 난리 피우던 거 생각하면 진짜 다를 게 없음. 앙리라는 선수가 바르셀로나에 왔다는 기대감과 파리에선 네이마르, 음바페가 있는데 메시까지 왔다는 기대감도 겹치는 부분이 있고. 지역 언론들이나 과격한 현지 팬들 꼴통짓 하는 것도 비슷함.




앙리도 카탈루냐 지역 언론들이 진짜 못 살게 굴었고 현지 팬들도 앙리 너 왜 이렇게 못해하면서 괴롭혔죠. 크루이프가 그 시즌이 아니라 그냥 역대로 봐도 제일 쉴드 많이 쳐준 선수가 앙리였을 겁니다. 레이카르트도 앙리에 관해서는 진짜 최대한 말을 아꼈음. 재생산 될 게 뻔하니까. 개인 사정도 심했는데 (이혼, 딸 못 봄, 등 부상 여파 등등) 저 둘 빼면 아무도 고려 안 해줬음.




메시는 원래 조용한 성격이고 반박도 안 하는 편이지만 웬만해선 대응 안 하는 것도 바르셀로나에서 괴롭힘 당하던 이방인들 (앙리 포함) 을 봐왔기 때문도 있을 거라고 봅니다.




제가 봤을 땐 다음 시즌의 플랜이 명확하거나 감독이 확실하게 믿음을 심어주는 게 아니라면 파리 잔류는 고민할 수밖에 없지 않나 싶음. 당시 앙리도 무링요 왔으면 나가리였는데 펩이 오자마자 따로 만나서 잡았음. 근데 파리는 좋은 감독이나 준비된 감독이 오기엔 전 너무 메리트가 없다고 봐서 이 부분을 어떻게 할 지가 우선일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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