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관련 영상은 보지 않아서 그걸 보고 남기는 건 아니고 (유튜브 검색해보니 30분짜리 영상인데 개인적으로 싫어하는 해설자도 있어서 굳이 그 정도의 시간을 투자하고 싶지도 않음) 그 세 명 + 즐라탄까지 여기 와서 검색하시는 분들이 오늘 따라 또 유독 많아서 떡밥 한번 더 물어봄.
다른 비교 질문은 받지 않으니 하지 마시구요. 이건 제가 떡밥을 물어버렸으니 하는 거고 다른 것들까지 참여하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그럼에도 질문을 하신다면 답글 없이 그냥 패스하거나 차단하겠습니다.
개인적으로 즐라탄이 저 셋과 동일 선상에서 언급되는 걸 꺼려하는 건 바르셀로나에서의 실패가 매우 컸다는 것과 그게 단순히 능력이 부족하다기보단 매우 이기적인 플레이들과 본인이 가진 무기들을 제대로 다 쓸 줄을 모르는 데서 왔다는 거임.
아크로바틱하다고 표현할만큼 신체 능력에 맞지 않게 발을 잘 쓰고 신기한 동작을 하면서 다음 동작을 이어가던 선수는 맞았는데 동시에 그게 약점이 돼서 공략을 당하던 선수였다는 게 바르셀로나에서 성공하지 못한 요인 중 하나임. 실제로 바르셀로나에서 짧은 패스 미스가 생각보다 많았음. 그러다보니 동료들을 지원해주는 플레이도 장신 포워드치고 엄청 떨어졌죠. 압박의 시발점 역할은 가능해도 본인이 후속으로 붙거나 동시다발적으로 붙는 그런 것도 부족했음.
그 전에도 토티나 카카 등을 비롯해 관심있게 보던 선수들이 있었기에 (루쵸 로마 떠나고나서 세리에 완전히 끊어버린 거임. 산체스도 쭉 봐오던 선수였다고 여러 차례 밝혀왔음) 즐라탄을 아예 못 봤던 것도 아니기도 하고. 사키가 여러 차례 지적했을 때도 동의가 잘 안 갔는데 바르셀로나 와서는 백배천배 공감이 가기 시작했음. 4강 탈락의 가장 큰 요인은 화산재로 버스 타고 원정 가서 털리고 온 거겠지만 그 다음은 즐라탄임. 반박할 수 없음.
이 실패를 유의미하게 만들어서 다시 전술적 중심이 돼서 밀란과 파리에서 증명한 건 당연히 평가를 끌어올릴만한 요소가 맞으나 그게 저 셋들과 동일 선상에서 언급될만큼 뛰어났냐 하면 전 그건 아니라고 생각함. 실제로 발만 고집하던 어거지도 줄어들었고 전체적으로 기복도 더 줄어들긴 했죠.
벤제마는 오래 본 사람들한테 고평가와 저평가가 공존하는 건 유로 08 과 마드리드 1년차가 매우 큽니다. 귀 한짝에 40m 유로라는 드립을 치며 벤제마의 재능을 높게 평가하던 당시 분위기와 다르게 유로에서의 모습은 극악이었고 마드리드 1년차도 실망스러워서 뇌리에 박힌 게 크죠.
프랑스에서 유로 08 워스트는 아비달이긴 하겠지만 벤제마도 만만치 않은 수준이었다는 건 반박할 여지가 없음. 당시 똑같이 망해가던 팀이었던 이탈리아한테 90분 내내 틀어막힌 건 벤제마의 재능을 의심사게 만든 경기 중 하나.
적은 표본으로 선수를 평가할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되지만 리옹 시절을 따라다니지 않은 사람들은 벤제마에 대한 첫 인상이 좋게 박힐 수가 없었죠. 그걸 극복하는 과정이 전술적 중심으로서 극복하는 게 아니라 2-3인자의 모습을 하면서 극복을 했다는 점에서 저평가의 요인이 마냥 없는 건 아님.
물론 전 벤제마를 리옹 때부터 알고 있었고 볼 수 있는 루트가 있음 늘 보려했고 마드리드에서 극복하고 증명한 모습들도 마냥 저평가할 건 아니라고 생각하구요.
수아레즈는 메시 중앙화를 일시적으로 미뤄냈다는 거 자체가 대단한 건데 그걸 다른 방식으로 해냈다는 것도 대단한 거임. 근데 여기서 더 나아가서 수아레즈를 다수가 높게 볼 수밖에 없는 건 보통 그런 역동적인 플레이 스타일을 가진 선수들은 큰 부상을 맞이하거나 한번 체력 리듬이 무너지거나 감각적인 요소에서 문제가 생겼을 때 크게 무너지는 경우가 많은데 수아레즈는 그걸 여러 차례 극복을 했다는 점이겠죠.
수아레즈는 사실 호돈처럼 몸과 플레이 스타일이 맞지 않을 것 같은데 그러지 않았죠. 금방 고장났어야 정상인데 오히려 생각보다 오래 버텼음. 13-14 만 들이미는데 수아레즈가 그렇게 뛰어오면서 버틴 게 8년이 넘어가죠. 누적으로 몸이 둔해지기 시작하기 전까지 어떻게든 그걸 유지시키고 이겼다는 건 고평가 해야하는 게 맞긴 합니다.
제가 벤제마와 레반도프스키가 경험치가 쌓이면서 더 노련해지고 통찰력과 판단력이 좋아져서 완성도적인 측면에서도 이제 넘어서지 않았나라고 했던 것도 그 전까진 수아레즈를 더 높게 볼만한 여지들이 더 많았던 건 맞기 때문. 근데 지금은 그런 수아레즈의 특이한 면들과 의외성, 센스 등이 더더욱 성장한 저들의 가치와 비교했을 때 그 정도로 앞서있는 요소는 아니지 않나 싶기 때문에 부등호를 바꾼 겁니다.
레반도프스키는 클롭 아래에서 재능의 크기를 증명하고 펩 아래에서 완성된 선수나 다름 없는데 말 잘 듣는 장신 포워드의 이상향을 보여줬다는 점은 고평가가 아니라 오히려 지금보다 더 높게 평가 받아야 정상임. 즐라탄에게 바라던 걸 레반도프스키는 도르트문트, 바이에른 뮌헨, 바르셀로나에서 다 해냈죠. 로베리가 부상으로 빠지든 결국에 없어졌든 그 시기동안 뮌헨을 지탱시킨 건 다른 누구도 아닌 레반도프스키임.
많이 뛰면서 골을 못 넣어서 문제였던 선수였고. 효율이 너무 떨어지고 몰아치기나 공간 활용이나 동작의 자유로움 등이 상대적으로 더 중요하던 시기를 지나 모든 것을 갖추는데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죠.
대신 그렇게 효율적으로 변하면서 일반 팬들이 보기에는 화려함도 없고 온 더 볼을 길게 가져가면서 화면으로 보는 팬들이 얘만 보게 만드는 그런 거나 역동적인 면들이 상대적으로 적은 선수기에 보지 않은 사람들이나 라이트하게 보는 사람들은 레반도프스키의 가치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힘들죠. 이건 벤제마도 마찬가지임. 벤제마도 보통은 측면으로 도망다니는 포워드라고 생각하겠죠.
여러 차례 말씀드리지만 서열 정리하는 것도 아니고 제 선호도를 말씀드리는 거고 딱히 설득하고 싶은 생각도 받을 생각도 없음. 왜 그래야 하는 지도 잘 모르겠고 제가 이렇게 느끼는 기준들은 말로 다 설명하지 못할만큼 많고 그거 다 풀어내는 것보다 그냥 안 하는 게 낫기 때문.
전 수아레즈 안티가 아니라 바르셀로나에서 경쟁력이 떨어지고 나가야 되는 선수가 나가지 않았다는 사실이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거뿐이고 인정할 건 늘 인정해왔음. 수아레즈 깔 때도 그가 해오던 게 무엇인지 여러 차례 설명했었죠. 이건 수아레즈가 아니라 누구에게도 동일함. 그러니 과거엔 수아레즈가 제일 앞에 있다고 했던 거고. 지금은 저 둘의 성장과 변화를 보니 그게 아닌 거 같다 느끼는 거구요.
부스케츠에 관한 스탠스가 조금씩 변해가는 것도 제 글을 몇 년 동안 봐오신 분들은 아실 거임. 라키티치도 마찬가지구요.
스포츠의 재미가 versus 에도 있다는 걸 부정하고 싶은 생각은 없는데 평가라는 건 기준을 어떻게 잡냐에 따라 많이 갈리기 마련입니다. 스카우터들도 여러 명을 고용하는 건 똑같은 걸 봐도 다른 관점을 내놓는 경우의 수와 비교 분석으로 조금 더 감각적인 분석의 정확도를 올리기 위함 역시 있죠.
해설자들도 전문가라 칭할만한 사람들이 있다면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음. 근래에 BT 스포츠나 SPORT1, 비인스포츠 등이 선수 출신들이나 그 클럽에서 뛰어본 선수들을 초청하는 것도 해설자들의 퀄리티의 문제와 일반 팬들이 보지 못하는 걸 짚어주는 차별화 역시 있다고 생각하구요. 요즘 들어서 더더욱 이런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고 보는데 우리나라는 워낙 마이너한 취미고 말을 잘하냐 못하냐를 엄청 따지다 보니 그로 인해 고인 해설자들도 분명히 있다고 봅니다.
특정인들의 말을 정답처럼 쓰면서 싸울 문제가 아닌 거임. 제가 많이 맞춘다고 제 말이 정답이라고 생각하시는 것도 곤란하구요. 취미는 직업이 될 게 아니라면 적당한 선을 지키면서 즐기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봅니다.
Football/Wri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