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 램

 
 
 
램파드는 예전이나 돌아온 지금이나 측면을 활용하는 방식이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는데요.




본인이 원했던 선수들이 합류한 시절이나 지금이나 큰 틀에서 선수단 구성에서는 큰 차이가 없기에 비슷한 접근 방식을 보이고 있다고 보는데 첼시 선수들의 면면을 보면 여러 차례 말씀드렸듯이 오프 더 볼을 섞어줘야 자기 플레이나 몫을 하는 선수들이 많다는 건데 동시에 또 공통점이 있죠.




모든 선수들이 다 박스 바깥이나 측면에서 스타트를 하거나 아니면 종으로 갑자기 확 들어와서 기여를 하는 스타일을 가진 선수들이라는 점입니다. 그러다 보니 이들의 특성을 고려했을 때 단발성으로 그치는 공격보다는 되든 안 되든 서로가 움직이면서 서로가 메워주는 방식의 공격을 추구해야 할 수밖에 없고 지금보다 이런 모습이 더 많이 나와야 한다는 거죠.




선발로 나온 하베르츠, 스털링, 펠릭스뿐만 아니라 다른 포워드들도 미드필드들도 볼을 잡고 오래 소유하는 건 고사하고 볼을 잡고 버텨주는 거 조차 못하다보니 박스 안에서 본인이 미리 가서 버텨주면서 최소한의 터치로 플레이를 마무리하거나 내주는 것 자체가 안 되니까 이 부분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는 거죠.




거기다가 이런 불확실한 볼에 대응하는 것 역시 대부분이 다 스탠딩으로 발로 대응하는 게 더 낫기에 한번 빠지고 이후에 대응하는 게 더 낫다는 것 역시 고려 사항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크로스도 웬만하면 첼시는 루즈볼이나 세컨볼 생성이 너무 의도적으로 보일 정도로 그냥 보지도 않고 갈기거나 박스 안에 들어가기도 전에 그냥 갈겨버리죠. 결국 위치를 얼마나 잘 잡느냐의 문제인데 투헬은 그걸 다른 감독들보다 훨씬 세밀하게 잡아준 거고 포터는 그걸 아예 할 생각이 없었던 거고 (뭐든지 다 같이 하면 되니깐...) 램파드는 이런 세밀함의 부족이 보이는 거죠.




접근 방식과 세부적인 사항이 다를 뿐. 포터도 결국 선수단 구성을 놓고 비슷한 결론을 내렸기에 하프 라인에서 차근차근 올라가기보단 그냥 한 방에 건너뛰면서 측면 선수들이 올라올 때 다 같이 올라가는 걸 추구했다면 램파드는 미드필드를 한 명 늘리고 좌우를 지원해주는 형태로 3 미드필드를 활용하는 게 차이점이라고 볼 수 있겠죠.




미드필드 두 명이 측면지향적으로 움직여주면서 (필요할 때는 중앙으로 들어오면서) 썰어들어가면서 전원의 장점이 살아나는 게 램파드가 궁극적으로 원하는 그림이라고 생각하구요.




문제는 이런 램파드의 의도가 그가 원하는 데로 흘러가려면 두 명의 미드필드들이 지나칠 정도로 측면지향적인 모습을 보이는 걸 방지해줘야 하는데 오른쪽은 중간중간 리스 제임스가 중앙에 위치하거나 포파나와 같이 그 부분을 제어해줬다면 왼쪽은 코바치치가 적극성이 너무 떨어지고 칠웰이 없을 때 쿠쿠렐라가 너무 제한적이죠.




쿠쿠렐라는 볼 때마다 느끼지만 하나밖에 못합니다. 수비 위주로 하면 때론 곧 잘하는 경우도 있지만 본인이 빠르게 공수에 필요한 자리에 위치하질 못하니 반쪽짜리 선수가 되어버리곤 합니다. 공격을 해도 직선적으로 기여하는 게 최선인데 칠웰의 반도 안 되는 수준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기에 사실상 이도저도 아닌 선수입니다.




쿨리발리도 볼을 소유한 상태에서는 패싱을 다양하게 하고 정확도도 높은 편이지만 상대가 볼을 잡거나 소유한 상태에서 대응한다고 했을 때 언뜻 단단하고 타이트한 수비를 하는 거 같지만 최대한 각을 좁히고 좁히면서 수비를 해내거나 일단 걷어내고 보자는 식의 수비를 자주 하다보니 빠르게 볼을 빼내서 전환 과정을 활용해야할 때나 볼을 다시 소유해내서 지원해준다는 면에서 그렇게 특출난 수비수가 아니라서 티아고 실바나 포파나에 비해서 너무 떨어집니다.




실점 장면도 보시면 쿠쿠렐라랑 쿨리발리가 울브스 선수들이 볼의 반대편에서 들어오는 걸 둘 다 전부 인지를 못하거나 일부만 인지하고 있으니 굉장히 좁은 시야로 수비를 하다가 실점을 내준 거죠.




이러다 보니 좌우가 맞지 않아서 우측으로 볼이 너무 돌았는데 이 부분을 교정하는 게 램파드의 남은 시즌 경기력 향상의 첫 번째 과제라고 봅니다. 리스 제임스-칠웰이 양 측면 풀백으로 서면 어느 정도 해결이 되겠으나 포파나의 짝꿍이 누가 되든 사실 만족스럽긴 힘들다고 생각하구요.




갤러거 역시 부지런하고 넓게 뛰어다니긴 하지만 정확도가 너무 떨어지고 본인이 옳은 판단을 내렸다 생각하고 볼을 달라는 손짓을 너무 자주하는데 그게 제가 봤을 때는 다른 선수들에게 방해가 된다고 느끼는 편이라 캉테가 과연 시즌 끝까지 건강하게 뛸 수 있느냐 아니면 그 자리에 또 다른 누군가가 시험 받고 유의미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느냐 역시 중요할 거라고 봅니다.




엔조의 양 방향 패싱도 지금보다 더 유의미하게 쓰려면 좌우 측면에서 들어오면서 단순히 중앙으로 가는 거뿐만 아니라 반대편 측면으로도 횡패스나 사선 패스가 유의미하게 들어가면서 엔조가 다양한 선택지를 가져갈 수 있게끔 만들어 주는 것 역시 엔조를 더 활용할 수 있는 요소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계속 첼시의 에이스로 측면에서 다수의 선수들을 상대하면서 측면에서 플레이를 끝내지 않고 (예를 들면 엔드 라인으로 가서 크로스를 한다던가. 그냥 거기서 슈팅을 때린다던가 하는 등) 안으로 들어오면서 볼 소유 시간을 길게 가져가줄 수 있는 선수가 최적일 것 같다고 얘기하는 것도 이러한 선수들의 성향에 있습니다.




이걸 해낼 수 있는 선수가 볼을 내주고 받아줌으로서 다른 선수들의 전후 동작이나 오프 더 볼을 조금 더 자연스럽게 그리고 파괴력 있게 이끌어낼 수 있을 거라고 보구요. 이런 선수를 구하기가 힘들기에 투헬 역시 루카쿠로 극복해보려고 했다고 보는데 마찬가지로 차기 감독이 누가 되든 센터 포워드로 해결책을 찾아보는 거 역시 차선책이 되거나 어쩌면 제 생각보다도 더 좋은 해결책이 될 수도 있겠죠.




펠릭스는 다음 감독이 원하는 게 아니라면 이번 임대가 마지막이어야 맞는 선수라고 봅니다. 실속이 너무 없고 기존 첼시의 포워드들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오히려 너무 많은 선수라 쓸모가 없습니다. 첼시의 에이스가 될만한 재능의 크기를 가진 선수라는 생각도 안 드네요. 몇 번을 봐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