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리그를 경험한 실제 선수와 아마추어들의 차이도 그렇고 후베닐 이하 아래 카테고리와 B팀 이후 위 카테고리의 차이 역시 매우 큼. 굳이 비교하는 건 어마어마한 차이라는 걸 강조하기 위함.
개인적으로 협응력, 신체 능력 등을 판단하는 건 많이 봐오거나 본인이 그런 쪽에 어느 정도 바탕이 깔려있는 게 아닌 이상 다 헛소리라고 보는 편이고. (그래서 저도 눈에 확 들어오거나 많이 봐온 선수들이 아닌 이상 잘 얘기하지 않는 거임) 스카우터들이나 관계자들도 그런 건 바로바로 판단하지 않음. 표본이 꽤 쌓이거나 관련 데이터들이 있어야 명확하게 들어오는 거.
문제는 보통 선수의 이런 요소들은 후베닐 정도에서 대부분의 성장이 다 이뤄집니다. 거기서 체중이나 신체 변화가 급격하게 온다거나 하는 게 아닌 이상 프로 레벨 가서 어떨지를 판단하는 건 거의 막바지에 돌입하는 단계라는 거죠. B팀에서 엄청 기대를 받고 있거나 많이 뛰고 있는 선수임에도 콜업이 안 되고 엉뚱한 애가 올라오는 경우가 종종 있는 거나 B팀 건너뛰고 후베닐에서 바로 올라오는 것도 퍼스트 팀 기준에서 또는 성인 레벨에서 판단하는 건 조금 다르기 때문이구요.
애초에 어린 선수들을 보고 판단하는 기준과 얘가 퍼스트 팀에서 통할 지 안 통할 지를 보는 기준이 같을 수가 없음. 하던 걸 그대로 할 수 있을지 없을지가 불확실하니까요. 그래서 반 할이나 쿠만 같은 감독들이 어린애들한테는 전술전략적인 지시나 제한을 하지 않는 거임. 뭘 잘하는지, 뭐가 먹히는 지를 봐야 성장 방향을 잡아줄 수 있으니까요.
근데 모든 감독들이 이렇게 할 수는 없는 게 기본적으로 클럽에서 커온 애들은 알아서 자리를 만드는 거고 그렇게 해야 하는 걸 어렸을 때부터 가르쳐 오니깐 그걸 상대적으로 더 잘 받아들이고 이겨나갈 수 있으니까요. 이니에스타가 좋은 예시임. 안 뛰어본 포지션이 없고 자리 찾는 데만 5년 넘게 걸렸음. 망한 좋은 예시는 아레냐죠. 배려만 받으면서 뛰다가 퍼스트 팀에선 배려를 안 해주니 자기 약점들이 다 뽀록났음.
라민 야말도 뭐 10분 남짓 뛰었는데 주발 의존도 얘기가 나오던데 애초에 후베닐에서 주발 의존도가 문제가 될 정도로 밀도 높은 수비를 마주하는 경험을 할 수가 없음. 하더라도 그건 성인 레벨에서 행하는 것과 당연히 다르구요.
예전에 크루이프가 드리블만 죽어라 하는 애들이 막혀도 그냥 계속 시키라고 한 게 스스로 이해하는 영역이 중요하기 때문이고. 데울로페우, 테요 등이 B팀에서는 드리블을 잘하고 잘 먹혔는데 퍼스트 팀 오니깐 매크로 소리 들으면서 욕먹었죠. 갑자기 이렇게 안 먹히니깐 어떻게 해야 하는 지를 스스로 이해하지 못해서 성장이 턱 막혀서 더 크지 못한 게 제일 컸죠. 그럼에도 아래 카테고리로 내리지 않았던 건 스스로 이해하면 나아질 수 있는 영역이기 때문인 거임. 이런 사소한 것들이 재능의 일부인 거죠.
파티 처음 올라왔을 때도 개인적으로 굳이 아래 카테고리 갈 필요 없다 했던 게 (실제로 발베르데도 안 내렸음) 때론 실전 경험보다 이런 다양한 대응책들을 배우면서 스스로 이해해서 본인의 플레이 선택지를 늘려나가는 게 중요하기도 하기 때문.
완전 어릴 때부터 양 발 사용 능력을 가르치는 게 아니라 10대 중후반 (빠르면 10대 초중반) 에 가르치는 것도 슬슬 머리로 이해를 할만한 나이대에 그런 걸 가르치면서 단계를 밟아 올라가면 코치들이 왜 그렇게 하라고 했는 지를 이해할 수 있기 때문임.
라민 야말이 앞으로 어느 정도의 재능의 크기를 가진 선수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아주 이른 시기부터 퍼스트 팀 선수들과 10분이라도 뛰어보고 같이 훈련도 해본다는 건 급성장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봅니다. 사실상 공부로 치면 선행 학습 하는 거임.
남은 경기들도 얼마나 뛰냐 보다 얼마나 훈련을 같이 하고 거기서 사소한 거라도 변화가 있냐가 중요한 거지. 30분을 뛰고 60분을 뛰고 그런 건 지금 당장 재능의 크기를 크게 가르는 요소가 되진 않을 거라고 봅니다.
Football/Wri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