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Football/Writing

안일함

by 다스다스 2023. 5. 25.





쿤데 사건은 그냥 챠비가 바르셀로나의 올라온 위상을 생각하고 너무 안일하게 생각했다고밖에 보이지 않음. 선수가 변하는 상황을 당연하게 받아들일 거라고 생각했달까.




적은 표본과 자주 바뀌었던 포백 구성에서 단단한 모습을 보여준 크리스텐센과 비니시우스를 막으라는 판을 깔아주고 그에 상응하는 모습을 보여준 아라우호와 비교했을 때 밀릴 수 있지만 반대로 공격적인 방향성을 추구하고 그것을 실행하고자 할 때 쿤데를 이용했던 챠비의 전술전략적인 선택들을 생각해 보면 쿤데의 가치는 결코 작지 않음.




거기다 쿤데가 센터백으로 기용될 때가 대부분 일반적인 상황은 아니었기에 그 부분은 당연히 감안을 해줘야 한다 생각하구요. 물론 그럼에도 기대 이상의 모습보단 그렇지 않은 모습들이 더 많았던 것 역시 사실임. 허나 거기서 밀렸기 때문에 풀백을 뛴 게 아니라 사정상 팀을 위해 풀백을 뛰었다가 우선이라는 것 역시 잊어선 안 된다고 봅니다.




개인적으로 나오는 기사들을 기자들의 신뢰도로 분류하고 그러는 건 질색이라 별로 의미를 안 두는 편이고 풀백으로 거의 모든 경기를 뛰는 게 불만이다 정도만 사실이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아라우호도 마찬가지지만 쿤데도 종으로 길게 뛰고 스프린트를 자주 하는 게 몸에 엄청 부담을 주고 있다는 게 시즌 중에 보였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생각했을 때 자신에게 도움이 안 된다는 판단이 섰을 확률이 높을 거라고 봅니다.




아라우호는 불만을 얘기하지 않으니 쿤데가 그러는 것도 팬들 입장에선 안 좋게 보일 수 있지만 따지고 보면 아라우호는 풀백으로 뛰면 거의 늘 부상을 당했음. 시즌 중에도 밝혀왔지만 쿤데뿐만 아니라 아라우호까지 염두에 두고 대책을 생각해야 하는 문제라고 생각하구요.




여기서 챠비의 안일함이 보인 부분은 개인적으로 느꼈을 때 케이타와 마스체라노라는 본인 선수 시절 동료들이 이런 불만을 감추고 받아들이고 뛰어왔기 때문에 다른 선수들도 비슷하지 않을까라는 판단을 한 게 아닌가라는 부분이죠. 전 이게 바르셀로나의 위상과도 어느 정도 연관이 있다 생각하구요. 어중간한 팀에서 이러면 선수는 무조건 떠나는데 바르셀로나는 그게 아니니까요.




마스체라노는 아시다시피 피보테로 뛰는 것에 대한 열망, 욕심 등이 엄청 컸던 선수지만 바르셀로나의 관념과는 전혀 안 맞는 피보테였기 때문에 센터백으로 뛰었죠. 초창기에 그것을 시험할 때도 대다수는 아비달, 푸욜의 이탈을 감안하고 또 불만을 잠재우기 위한 일시적인 선택이라 생각했고 마스체라노도 뛰라고 하니까 뛰는 거라 했지만 그게 몇 년이나 이어졌죠.




케이타도 세비야에선 매우 공격적인 선수였으나 바르셀로나 와서 아주 적은 표본이지만 풀백도 보고 바르셀로나의 축구를 배우면서 엄청 밋밋해진 선수고 수비에 더 많은 영향을 끼친 선수지만 그것을 받아들인 선수 중 한 명이었죠. 영입 의도와는 정반대로 이뤄진 선수 중 한 명이기도 했죠.




바르셀로나가 현재 압도적인 전력을 갖추고 대부분의 경기를 다 잡으면서 3개 대회의 우승을 노리는 팀은 아니기에 쿤데 입장에선 지금이 본인 입지를 다지기 가장 좋은 시기라는 것도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챠비가 본인한테 한 발언들도 약속의 개념이기에 그 부분도 어필할 여지도 있을 테구요.




거기다 쿤데가 소속된 에이전시가 이제 막 떠오르는 에이전시인데 (회사 차린 지는 좀 된 걸로 압니다.) 대표 선수가 추아메니, 쿤데, 메냥 이 세 명입니다. 세 명 다 토종 프랑스인이라기보단 아프리카나 아메리카계 프랑스인들인데 주전 선수로서 자리 잡는 게 매우 중요한 시기기도 하죠. 그쪽 선수들 확실하게 빨아들이면서 프랑스나 스페인에서도 영향력을 키우려면 지금 바르셀로나, 마드리드로 간 쿤데, 추아메니의 성공 여부가 매우 중요한 시기인 것도 어느 정도 영향이 있을 거라고 봅니다.




이건 상황은 조금 다르지만 데 용 에이전트랑 살짝 비슷한 구석이 있다 생각하구요. 선수의 행보가 에이전시와 상관관계가 매우 크다는 거.




개인적으로 현재 챠비가 하고자 하는 축구는 최소한의 인원으로 하프 라인을 빨리 넘어가면서 속도를 낸다 정도만 확실하게 보인다고 봐서 (쓰리백 안 쓰는 이유 중 하나라고 봅니다. 이전에도 밝혀왔음) 그것을 이행해 줄 수 있는 선수가 될 가능성이 보이는 쿤데를 보내는 건 별로 바람직한 선택이 될 거라고 보진 않습니다.




이러나저러나 챔스든 유로파든 조금이라도 돈 더 벌었으면 이번 여름은 어쩌면 한번 더 치고 나갈 기회가 될 수도 있었는데 그게 이뤄지지 않아서 아쉽긴 하네요.

'Football > Writing' 카테고리의 다른 글

클날뻔~  (51) 2023.06.04
아~~~~~~~  (14) 2023.05.30
모르면 그냥  (26) 2023.05.25
칸셀로  (14) 2023.05.23
스페인이  (15) 2023.05.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