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그 어떤 것보다 외적인 문제에 집중해야 하지 않나 싶음.
텐 하흐 볼 때마다 반 할 보는 느낌이 매우 강한데 이번 시즌은 팀을 더더욱 자기 입맛에 맞게, 자기가 생각하는 선수단의 모습 (짐작이지만 맨유라는 클럽의 견고한 위상을 항상 의식하는 잡음이 없는 프로페셔널한 선수단) 을 만들기 위해 행한 것들의 부작용이 내외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보는 게 옳지 않을까 싶습니다.
선수단 내 선호도의 문제가 옳든 옳지 않든 언론들의 먹잇감에 올랐다는 것 역시 반 할이 바르셀로나 (매우 심했음), 뮌헨, 맨유 등에서 잡음을 만들던 모습들과 겹쳐 보이는데 아무래도 퍼거슨 이후 맨유의 제일 문제점은 선수들의 프로 의식이 기존과는 다르게 (팀답지 않다 해야 하나) 이기적으로 나타났다는 거고.
그것을 바꾸기 위한 과정들이 계속 실패했고 텐 하흐는 그것을 정면 돌파하기 위해 반 할이 했던 것과 비슷하게 자신의 입맛에 맞거나 익숙한 선수들을 선호하는 이적 시장을 보내고 있다는 거죠. 라커룸을 다루는 방식, 선수들과 소통, 전술전략 등을 보면 아약스의 근간 (아약스하면 크루이프를 떠올리지만 선수에 대한 접근 방식, 코칭 시스템 등의 기반은 반 할의 것이 조금 더 가깝다고 봅니다.) 을 다 배운 사람이구나 싶을 정도로 반 할이 절로 떠오름.
내적으로 봤을 때도 안 풀릴 때 지나치게 공격적인 거나 일단 때려 박고 보는 무리수, 극단적인 전술전략 변화 등등도 다 아약스 출신이나 네덜란드 감독들이 보이는 공통점 중 하나구요.
반등의 여지가 있냐 없냐는 이번 시즌은 더더욱 맨유 축구를 자세하게 보질 않아서 모르겠지만 텐 하흐가 짤리거나 나가게 됐을 때 반 할 이후 무링요를 선임했던 실책을 또 하면 맨유는 다시 몇 년을 퇴보하는 행보를 걷게 될 듯합니다. 전 여전히 반 할 이후 무링요 선임이 제일 치명적이었다 생각하구요. 무링요의 방식은 분명히 맨유의 라커룸을 더 위험하게 몰아갔다고 봅니다.
워낙 인기가 많고 암흑기를 보내도 콘크리트 팬층이 꽤 많은 편에 속하는 팀이라 성적에 대한 압박이 무조건 있는 팀이고 저번 시즌 챔스권 사수는 시험받던 텐 하흐는 물론 맨유에게도 중요한 과정이었고. 그것을 성공했기에 더더욱 본인이 생각하는 그림을 빨리 그리기 위한 행보를 했다고 보는데 그 부작용이 이르게 나타나고 있는 건 아쉬울 수밖에 없을 것 같네요.
개인적으로 능력이 부족한 감독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데 감독의 요구 조건을 거의 다 들어줄 수 있는 팀으로 가다 보니 이것 역시 계속 안 좋은 쪽으로 나타나고 있지 않나 싶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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