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페드리
페드리의 문제는 오로지 본인의 문제라기보단 그냥 복합적인 문제라고 생각하는 편. 위험할 정도로 높은 출장 빈도 수 (쿠만도 비판을 피해갈 수 없음) 는 어린 선수들에게 어마어마한 성장세를 이끌어 내기도 하지만 반대로 퍼스트 팀에서의 시즌을 여러 번 보내본 경험과 몸의 피로 등을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등과 같은 통찰력 같은 것들이 없다 보니 경기 일정이 빡빡할 때 리듬이 무너지는 경우도 상당히 많음.
특히 3일 간격 일정과 원정 연전 등이 상대적으로 더 많은 빅 클럽에서 성장하는 꼬맹이들 같은 경우는 원정 이동이 만들어 내는 누적치 (분명히 회복이 안 됐는데 본인은 모르는 그런 경우. 어리고 프로 경험이 얼마 없을 때 이런 것들이 치명적인 경우가 있음) 가 상대적으로 더 큰 변수로 작용하기에 기용 방식의 세밀함은 필수가 될 수밖에 없는 거.
결국 그 많은 경기들을 소화하면서 엄청난 성장세를 보인 건 맞고 긍정적인 요소가 됐으나 그게 빠르게 누적치로 되돌아왔고 그 이후에는 상대 팀들의 대응 방식이 변화한 것도 페드리한테는 악영향을 끼쳤다고 봅니다.
첫 시즌과 비교했을 때도 플레이 스타일은 조금 더 상대를 끌어들이고 더 좁은 공간에서 뛰려 하고 더 넓은 지점을 커버하면서 과감한 패싱을 한다는 건데 문제는 팀이 메시가 빠지면서 선수들을 끌어당기고 빼내는 그래비티란 걸 따졌을 때 페드리는 어마어마한 손해를 보고 있다고 생각하구요.
사실 이런 패싱과 플레이 스타일은 본인 스스로 상대를 끌어들이면서 유도하고 동료들의 공간을 열어주는 보조의 성격이 강하지만 필요할 때는 동료들이 과감한 패싱을 할 수 있게 때론 찰나의 순간을 프리맨으로 줄 수 있어야 하는데 페드리 뛸 때 보면 페드리가 그런 상황에서 패싱을 하는 경우가 잘 안 보입니다. 골 장면이나 박스 근처에서나 우연히 한두 번 얻어걸리는 경우가 다죠.
그러다 보니 첫 시즌과 비교했을 때 페드리의 첫 동작, 두 번째 터치, 오프 더 볼 상황 등에서 상대 선수들의 대응은 분명히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구요. 본인 스스로도 확신을 못하는 게 그냥 단순히 필드 위에서 뛰는 게 문제가 아니라 본인이 어떤 상황을 피해야 하는지 모르는 게 크겠죠.
현 시점에서 바르셀로나 본연의 플레이를 죽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페드리랑 레반도프스키를 조지는 거라서 상대 선수들이 노골적으로 들어오니 본인도 플레이의 타이밍을 못 잡는 경우 역시 영향이 없을 수가 없다고 봅니다.
챠비가 온 이후 3 미드필드의 패싱으로 살아남은 건 사실 (중도 부임 시즌) 인데 그때부터 관리의 세밀함이 너무 떨어졌던 것도 페드리한테는 오히려 악영향이 컸다고 생각하구요. 1년 쌓인 누적치가 너무 빨리 왔는데 그걸 회복할 시간 자체도 너무 적었으니 어떻게 보면 몸이 약해지는 건 상식적인 일이겠죠.
여차하면 현재의 방향성을 포기하고 의도적으로 낮은 지점에서 뛰게 하는 것도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2. 발데
개인적으로 여기서 치고 나가는 건 저번 시즌과 마찬가지로 직선적인 면을 얼마나 벗어나냐와 엔드 라인이 아닌 다른 곳에서의 과감한 패싱을 갖추냐가 전부라고 봅니다. 이거 안 되면 지금의 기대치에 비해 원 패턴의 선수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거라고 봅니다.
사실 풀백에게 이것을 원하는 게 맞냐고 볼 수 있지만 현재 좌우 불균형이 하프 라인 아래서부터 발생하는 건 결국 풀백의 문제도 포함해서 나타나는 문제라는 걸 잊어선 안 된다고 보구요.
발데가 시원시원하고 파괴력 있어 보이지만 발데의 온 더 볼 자체가 어느 정도 열려있는 공간을 포착하고 속도와 동작 페이크로 한 번 제쳐버리고 순간 속도로 제압하는 거라서 수비 스킬과 포지셔닝으로 수비하는 선수들이 많은 전력이 비슷한 팀들이나 토너먼트 진출이 보장된 유럽 빅 클럽 팀들과 대결에선 실망스러울 수 있다고 봅니다.
결국 과감한 패싱은 무조건 직선으로 쭉 달리다가 박스 안에서 꺾거나 엔드 라인까진 달려야 나온다는 소리라는 거죠.
오히려 이거 때문에 조명이 안 되는 장점은 자리를 잡은 상태에서 집중력이 좋고 버티는 힘과 속도에서 잘 안 지기 때문에 스탠딩 수비가 잘 된다는 거죠. 물론 전환 과정에서 미스나 판단이 늦었을 때 그다음을 판단하는 건 아직 한참 멀었다 느끼지만 이 부분은 확실히 다르다 느낍니다.
물론 여기서 저걸 넘어서는 무언가를 챠비가 의도적으로 지시를 안 하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일단 종으로 쭉 달리는 것과 가속과 감속을 섞거나 순간적으로 방향을 꺾는 건 (볼을 달고 꺾는 게 아니라 그냥 방향 전환 자체로만 놓고 봐도) 근육에 주는 피로도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부상 위험을 생각한다면 지금 시점에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했을 수도 있겠죠.
후반 교체로 직선적인 선수가 없어서 전술 변형의 폭이 엄청 좁다는 걸 생각해 보면 챠비의 의도일 수도 있겠다 생각하고 어느 정도 이해하긴 하는데 발데 개인만 놓고 보면 꽤 중요한 갈림길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3. 쿤데
다 좋은데 볼이 불확실하게 띄워져서 올 때 그것을 발로 소유해 낸다는 측면에서는 미스는 물론 아쉬운 판단력이 나올 때가 많음.
공중볼에 약하다는 고정관념을 깨부술 만큼 경합 능력은 물론이고 낙하 지점 판단과 대부분의 과정과 모습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그것을 발로 소유해 내 본인의 동작을 최소화 시키고 나머지 선수들의 동선 낭비를 줄이는 능동적인 수비의 면모는 확실히 아쉬움.
이러다 보니 미스가 발생했을 때나 경합에서 졌을 때 얼른 만회해야겠다는 생각에 극단적으로 시야가 좁아지는 문제가 종종 보이는데 현재 구성상 센터백의 과제가 결코 쉽지 않은 문제기에 감안을 해야 한다 싶으면서도 아쉽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이니고는 반대로 안 그래도 될 때도 너무 나오려고 해서 불안불안한데 그래도 왼왼오오 되니깐 로메우 약점이 덜 드러나는 경우가 있어서 쓰임새는 확실하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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