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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tball/Writing

루쵸 이야기

by 다스다스 2023. 10. 31.





남들 다 하는 얘기들보단 안 하는 얘기들을 하는 게 재밌을 것 같아서 짧게 써봅니다. 누가 링크를 뿌리는지는 모르겠는데 루쵸 관련 글들만 타고 넘어오는 게 많아서 내적인 얘기 쓰기 전에 그냥 간단하게 짚고 넘어가는 것도 좋을 것 같기도 하구요.




이번에 부임하면서 기존 파리 스태프들 중 남긴 인물들 중 눈에 들어오는 인물이 하나 있는데 라몬 마디르임. 비디오 분석가인데 루쵸 B팀 때부터 루쵸가 데리고 와서 같이 일한 사람입니다.




루쵸가 로마 갈 때 따라가지 않은 인물 중 한 명인데 니스에서 경험을 쌓았고 그 후 셀타로 돌아올 땐 루쵸 관련 인물들이 싹 다 뭉쳤었는데 그때 합류하고 바르셀로나 3년도 같이 했죠.




루쵸는 바르셀로나 마지막 시즌부터 동기 부여를 잃었던 터라 (보드진과의 불화가 매우 심했음) 휴식을 택했고 마디르는 자기 커리어를 위해 다른 길을 택했는데 하비 가르시아 쫓아다니다가 니스에서의 두 번째를 보내고 다시 하비 가르시아 따라나섰다가 갈티에의 마음에 들었는지 파리에서도 같이 했는데 마침 루쵸를 다시 만난 거죠.




루쵸는 로마에서 실패한 경험이 있어서 현지의 분위기, 감성, 지역 언론들의 특성 등을 많이 고려하는 행보를 가져간 터라 (반 할이 이런 거 뒤지게 못해서 지역 언론들하고 늘 척지는 편이었고 본인도 로마에서 당했기에) 파리에서도 급격한 변화를 안 주고 조심스러운 행보를 가져가는 쪽을 택한 것 같다고 느끼구요. 인터뷰를 어떻게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조심스럽게 할 거라고 추측합니다.




그리고 일단 고집불통이라고 알려진 게 일부분은 맞는 게 발다노와 반 할의 영향을 많이 받은 사람이라 감독 철학이 그쪽과 상당히 유사함. (발다노와는 안 좋게 헤어졌지만 (마드리드에서 런하기로 맘먹은 게 발다노와의 불화가 제일 컸음. 그걸 당시 에이전트가 흘려서 바르셀로나가 제안한 거) 후에 대단한 감독이라는 걸 인정하고 리스펙 해줬었음) 로베르토 모레노와 틀어진 것도 그가 자신의 기준에서 믿을만한 사람이 아니란 게 제일 컸을 거임. 누가 옳냐 안 옳냐를 떠나서.




거기다 과정은 달라도 펩처럼 지독한 워커홀릭이고 열정맨 (바르셀로나 감독하고 엄청 늙은 사람 중 하나. 크루이프, 레이카르트, 펩, 루쵸. 바르셀로나에서 성공하면 급격하게 늙거나 병드는 게 국룰) 이라 믿을 수 없는 사람들하고는 일을 안 해서 남은 스태프들은 마디르 말고도 각자의 이유들이 있을 거라고 보임.




라펠 폴은 검증된 인물임. 개인적인 이유로 합류를 못하고 있다던데 루쵸의 관리법은 이 사람의 트레이닝론과의 조화에 기반하고 있음. 스페인 스포츠계에서 피트니스, 피지컬 관련해서 파코 세이룰루, 부에나벤추라 다음으로 언급되는 전설적인 인물임.




부에나벤추라는 펩이 무조건 함께 움직이는 트레이닝론의 귀재고. 파코 세이룰루는 바르셀로나의 전설 중 한 명. 핸드볼계에서도 유명한 걸로 알고 있음. 펩의 관리법을 실전적으로 이끌어 낸 1등 공신이자 첫 번째 인물임.




라펠 폴이 왜 검증된 인물이냐면 티토 때 3-4개월 트레이닝 부재 (티토가 치료받는 데도 권한을 안 내놔서 로우라가 아무것도 못함. 후에 챠비가 이 시즌 3-4개월 동안 제대로 된 훈련이 아예 없었다고 밝힘) 와 타타 때 급격한 트레이닝 변화 (맨투맨 시스템과 새로운 트레이닝론 입힌다고 꼴값을 떨었던 거) 로 선수들의 신체 리듬이 망가진 걸 단 6개월 만에 정상화 시켜버린 천재기 때문.




모든 훈련에 볼을 넣고 그것을 바탕으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더한다고 알려져서 펩 이후 처음으로 바르셀로나 선수들의 만족도가 높다는 기사가 나왔을 정도.




뭐 이런 익숙한 인물들보다 눈에 띄는 인물은 아마 스포츠 심리학자인 호아킨 발데스일 거라고 보는데 이 사람은 루쵸의 고향 후배라고 보시면 될 듯.




히혼 출신이고 히혼에서 일을 하다가 루쵸의 제안을 받아들여 루쵸와 쭉 함께 하고 있는 인물인데 B팀 시절 꼬맹이들 멘탈리티만 잡아주는 날먹맨인 줄 알았는데 바르셀로나 합류 전 깨물고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던 수아레즈의 안정적인 적응을 도운 인물 중 하나. 수아레즈를 원할 때 내적인 이유들보다 외적인 이유들이 불안 요소로 작용했음에도 루쵸가 '무조건' 을 외친 바탕 중 하나기도 함.




스페인 대표팀에서도 어린 선수들의 멘탈리티 향상에 도움이 됐을지도 모르겠음. 별로 안 알려져서 그렇지. 날먹맨이 아니라 능력자임.




아이토르 운수에는 많이들 아시는 운수에의 아들임. 뜬금포로 루쵸가 스페인 대표팀 다시 복귀할 때 데려다가 써서 스포르트에서 예전에 기사가 나온 적이 있었는데 당시 루쵸의 키맨 중 하나고 미래가 기대되는 인물이라고 했는데 개인적으로 그 정도로 고평가 받을 인물인지는 잘 모르겠음.




보잘것없는 선수 커리어는 제쳐두고 역할만 놓고 보면 사실 수석 코치로 분류하기보단 전술 분석가 (과거 무링요나 보아스가 하던 그런 류의 코치) 라고 보는 게 맞다고 보는데 국가대표에선 아무리 뛰어난 분석가여도 그 능력이나 가능성 등을 직관적으로 파악하기는 힘들다고 보는 편이라 이번이 커리어의 분기점일 듯함.




파리가 챔스 토너먼트 가거나 특정 선수들의 성장세가 꽤 큰 폭으로 나타나면 어느 정도의 분석가인지 알 수 있을 듯 하구요. 능력이 좋다는 가정 하에 루쵸가 좋은 결과를 내고 어느 정도 방향성이 잡힌다면 그것을 유지하기 위해 파리에서 차기 감독 후보가 되거나 바르셀로나도 보드진이 입김을 강하게 불어넣어야겠다 싶을 때 욕받이 카드로 써보지 않을까 싶네요. 루비 루머 나왔던 것처럼. 루비도 한때 세트피스의 마스터 소리 들었는데 요즘 뭐 하나 모르겠네요.




보르하 알바레즈는 루쵸 에이전시인 이반 데 라 페냐 & 라몬 소스트레스와 연관성이 있는 인물이라고 봅니다. 레리다 출신의 카탈란인데 딱히 루쵸가 데려다 쓸 그런 능력자는 아닌 거 같은데 어차피 골키퍼 코치를 한 명만 두는 구조가 아니라 이참에 한번 데려다 쓰는 거 같음. 이 에이전시 완전 카탈루냐 & 바르셀로나 카르텔 급이긴 함. 데 라 페냐는 지 아들내미도 박아뒀음. 라몬 소스트레스도 푸욜이랑 이니에스타 에이전트 하던 사람임.




루쵸만 놓고 보면 도전 정신이 강한 인물이라 EPL 행을 굉장히 원했었는데 그 무대를 빼놓고 보면 파리도 감독들의 무덤이라고 볼 정도라 도전한다라는 면만 놓고 봤을 땐 메리트가 어느 정도는 있다 생각하구요.




전반기에 까먹어도 후반기에 다 잡으면 우승 레이스에 지장이 없는 리그라서 오히려 후반기 달리는 걸 큰 계획으로 잡는 루쵸와의 궁합은 잘 맞을 것 같다고 봅니다. 보통 EPL 이나 리가면 아무리 잘 쳐줘도 전반기에 2무 2패나 3무 2패 정도가 심리적 마지노선이라고 보는데 (관련해서 예전에 쓴 글 있으니 참고하시면 좋을 듯함. 모바일이라 링크 못 검..) 리그앙은 개인적으로 그런 건 없다고 봅니다.




이런 면에서 추격을 당하는 입장이나 하는 입장이나 어느 쪽이든 압박감이 상대적으로 적은 리그라는 건 본인 능력을 보여주는 데 있어선 가장 적합한 환경이라 봐도 무방하겠죠.




아마 파리에서 실패하면 로마에서 실패했을 때보다 타격이 더 클 거라고 봅니다. 그때는 바르셀로나라는 최후의 보루가 있었고. 언젠간 반드시 한다는 게 보험처럼 깔려있었고 성공할 가능성이 컸는데 여기서 박으면 EPL 팀들에게 아무런 매력이 없는 감독으로 낙인이 찍히겠죠.




지금도 파리 정도 빼면 조건을 못 들어줄 정도 (이번에 영입도 꽤 많이 해준 거 보면 많이 밀어준 느낌임) 로 조건이 빡세서 빠꾸 먹었던 거 생각해 보면 파리랑은 서로 성공이 필수임. 파리는 위상을 확고히 하면서 선수들 잡고 다음 감독 뽑거나 유지하기 유리할 거고 루쵸는 EPL 도전을 외쳐볼 명분이 생길 거고.




리가로 고개를 돌려도 알레띠는 몰라도 마드리드는 배신자 이미지가 찍힌 선수라 가능성이 없고 (구력이 한 2-30년 된 헤비한 마드리드 팬들 기준으로 거의 7-80% 확률로 혐오 대상 5순위 안에 들어갈 듯) 바르셀로나는 혹여나 가능성이 있어도 본인이 안 하려 할 거고. 중위권 팀들은 이제 성에 안 차기도 하고 그거 증명할 시기는 지났죠.




루쵸를 제외한 코칭스태프들이야 보르하랑 아이토르 운수에 정도 빼면 다 능력 있고 스페인 유망한 감독들 따라나갈 수 있고 따로 나가도 누군가는 꼬셔갈 인재들이라 상관없겠지만 루쵸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루쵸나 펩은 무조건 잘 됐음 하는 바람이라 이거 저거 상관없이 그의 성공을 기원합니다. 사람들이 평가하는 것보단 훨씬 좋은 감독임. 그건 확실함. 뭐 그렇다고 무조건 성공할 거라는 건 아니구요. 바르셀로나랑은 분명히 다르니깐 그건 미지수.





추신. 엘클 써야 하는데 모바일 어플 자잘한 오류들이랑 버벅임 때문에 컴퓨터 쓸 일 있을 때 올리겠습니다. 기종마다 오류도 다름. 패드도 오류가 있는데 IOS 랑 안드로이드랑 오류가 동일한 게 아니라 서로 다른 거 같음. 이런 개쓰레기 어플이 있나..




안드로이드는 모바일로 답글 달아드리면 맨 위로 다시 올라가서 불편해죽겠음. 근래 업뎃 세 번인가 한 거 같은데 그 이후로 오류가 더 많아져서 스트레스 오짐. 답글도 나중에 한 번에 달아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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