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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tball/Writing

애매해

by 다스다스 2023. 12. 4.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부터 얘기를 좀 해보면 개인적으로 많이 약해졌다 느끼는 가장 큰 부분은 바로 압박인데 사실 굉장히 수비적인 방향성의 축구 덕에 이상한 고정관념이 생긴 것과 다르게 압박을 할 때는 필드 어디에서든, 어느 지점에서든 수적 우위를 가져가면서 할 수 있는 팀이었는데 이제 그게 안 된다는 게 몇 년 전부터 보이는 뚜렷한 약점인 것 같음.




오히려 이것을 극복하기 위해 쓰리백을 필살기로 들고 나오고 기존에 비해 더 시메오네 자체도 더 과감해지고 팀적으로도 더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 선수들의 간격 유지가 어느 정도 깨질 것을 받아들이고 몇몇 선수들의 괴물 같은 체력과 그것을 유지할 수 있는 트레이닝론으로 메운다고 느끼는데 반대로 미드필드들의 기술적인 요구 수준이나 순간적으로 필요한 통찰력, 판단력 등은 올라가다 보니 기용 방식이 경직되면서 토너먼트나 비슷한 전력의 팀들끼리의 대결에선 이런 약점들이 뚜렷하게 보이는 빈도 수는 분명히 올라갔다고 느낍니다.




수아레즈 있을 때는 수아레즈가 그게 안 되게 만드는 가장 큰 요소였다면 (이땐 반대로 코케가 최전방까지 튀어나갔다면) 지금은 코케랑 데 폴인 것 같다고 느끼고. 오늘 지긴 했지만 사실 바르셀로나를 잡는 교과서적인 대응책 중 하나였고 전방 압박을 하는 과정에서 맨투맨을 잘 유지하든 지역 방어와의 혼합을 선수들이 간격과 대형을 잘 유지하면서 가져갔으면 경기 양상은 분명히 달랐을 거라고 봅니다.




바르셀로나를 잡는 핵심 요소들 중 몇 가지를 짚어보면 미드필드들의 패싱 루트를 차단하거나 (오늘 경기 같은 경우는 데 용-귄도간을 잡았어야 했겠죠.) 하프 라인을 넘어간 이후 중앙-측면-중앙으로 패스가 돌아가야 경기력이 사는 바르셀로나의 패싱을 굳이 건드리지 않고 측면으로 빠질 때 (굳이 더 나누면 펠릭스와 하피냐가 볼을 잡을 때) 만 적극적으로 노리는 건데 알레띠가 오늘 이것들을 이행했음에도 먹히지 않았던 건 이 과정 속에서 드러낸 실책들이 컸다고 봅니다.




가장 큰 문제는 결국 이렇게 하면서 순간적으로 중앙을 확 좁히고 밀도 높은 수비로 대항해 바르셀로나가 박스로 쉽게 들어가는 게 아니라 어쩔 수 없이 측면으로 빠져서 크로스를 갈기게 만들어야 하는데 이 빠른 커버도 안 됐고 오히려 중앙으로 좁히는 과정에서 간격과 대형이 무너지면서 바르셀로나에게 프리한 상황을 너무 많이 줬다는 거죠.


(무승부도 때론 크게 상관 없는 리가와 달리 제한 시간 안에 승부를 내야 하는 토너먼트에서 알레띠가 바르셀로나에게 강했던 건 바로 이거 때문인데 측면 포워드에게 볼이 빠질 때 사이드에서 수적 우위를 점해버리면 바르셀로나는 엔드 라인으로 가거나 볼을 뒤로 돌리는 것 말고 할 게 없습니다. 펠릭스고 하피냐고 원온원 경합도 대부분 이기는 선수도 아닌데 2대1을 이길 리도 없죠.)

 

(문제는 사이드에서 4대3 우위를 점할 때는 크게 상관이 없이 볼이 뒤로 돌거나 바깥으로 돌았는데 바르셀로나가 귄도간-데 용-페드리가 위치에 구애받지 않고 양 측면에 계속 끼어드니깐 코케와 데 폴이 이거에 따라 움직이니 간격과 대형이 계속 깨졌습니다.)



(결국 칸셀로 롱패스 한 방에 간격이랑 대형이 다 깨졌죠. 선수들 사이에 일정한 간격 유지가 되지 않으니 측면은 수적 우위로 찍어눌러야 하고 중앙은 틀어막아야 하니 이 상황 파악을 순간적으로 완벽하게 따다닥 할 수 없으니 최소 한 명은 놓친다는 겁니다.)

 

(날려먹긴 했지만 박스 안에서 저 정도로 공간을 내준다는 건 실책성 플레이입니다.)

 

(실점 나오기 직전 전방 압박 과정인데 맨투맨으로 붙는 과정에 데 폴이 이도 저도 아닌 포지셔닝을 하고 있습니다. 쿤데한테 붙어 맨투맨을 하는 것도 아니고 바르셀로나 미드필드들이 빠질 것 같은 위치에 미리 자리를 잡은 것도 아니죠.)

 

(페드리가 상황을 파악하고 내려오는 와중에도 바로 붙지를 않습니다.)

 

(상황을 읽은 히메네스가 본인 위치를 벗어나 일단 막아야겠다하고 튀어 나오는데 페드리는 이미 쿤데 위치까지 다 읽고 저기로 빠진 거라 제대로 유도 당한 거죠. 데 폴은 지금도 뭘 하려는 지를 모르겠습니다.)

 

(재빠르게 복귀하지만 쿤데의 플레이 선택지가 너무 많아졌습니다. 드리블 시 볼이 발에 아예 붙지 않고 오른발을 못 쓰는 하피냐가 드리블을 하는 데도 제어할 사람이 없어서 박스 바로 앞까지 그냥 내주고 그대로 실점하죠.)



두 번째 패배 요인은 너무 땅으로 갔다는 거겠죠. 오늘 같은 경기야 챠비가 엘클처럼 간격 내주면 무조건 진다 생각하고 미드필드들을 센터백과 동일 선상이나 필요하면 아예 센터백처럼 쓰긴 했지만 그럼에도 현 바르셀로나의 약점 중 하나는 불확실한 볼에 대응하는 데 있어서 미스가 생각 이상으로 많다는 건데 심지어 슈테겐이 아니라 페냐였던 거까지 감안하면 본인들의 구성을 지나치게 의식해 너무 땅으로만 갔다는 건 분명히 패배 요인 중 하나.




후반전처럼 사이드로 빼내서 크로스를 올리는 것도 올리는 거지만 그냥 후방에서 어느 지점에서 나가든 나갈 때부터 내주고 달리면서 숏패스 위주로 땅으로 갈 게 아니라 아예 대놓고 롱볼을 뻥뻥 차대면서 루즈볼 싸움을 걸었으면 바르셀로나 또한 실책이 꽤 늘어났을 거라고 봅니다.





바르셀로나는 엘클 때부터 느끼지만 챠비가 간격의 문제를 아예 배제하고 있는 건 아니고 전력이 비슷하거나 더 쎄거나 아니면 근소하게 차이가 나는 팀들을 상대로는 센터백을 세 명을 쓰면서 미드필드 두 명을 여차하면 센터백들이 메우는 공간까지 내려오게 만들어 최대한 안전하게 빼내면서 대응을 하고 있는데요.




어찌 됐든 이게 엘클이나 알레띠 같은 팀들 상대로는 먹히고 있으나 엘클 후기에서도 말씀드렸듯이 대부분의 경기에선 쓸 수 없다는 점에서 마냥 긍정적인 얘기를 하기엔 무리가 있다 생각하고. 무엇보다 이런 상대 팀들의 전력이나 대응에 맞춘 맞춤 대응이 반대로 기복의 폭이 매우 크다는 것과 일관성이 없어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문제를 동반하고 있습니다.




결국 상대적 약팀들 상대로는 상대가 중앙이나 박스 근처나 안을 아예 틀어막아 버리는 와중에 측면 포워드들이 원온원 경합에 강하거나 아니면 어느 정도 2대1을 버텨줄 소유가 되거나 강제로 공간을 여는데 능한 선수들은 아니다 보니 상대 대형이 갖춰지기 전에 박스 근처까지 최대한 속도를 내야 하고 그게 안 되면 크로스를 갈기면서 미드필드들이 루즈볼을 잡는 지점을 최대한 상대 박스 바로 앞으로 이끌어 내야 한다는 거겠죠.




결국 이게 칸셀로의 왼쪽 기용과 프리롤이 주어진 이유 중 하나고 센터백들과 미드필드들이 과부하에 걸리는 이유인데 이걸 해결 못하면 후반기는 더더욱 어려운 경기들을 할 수밖에 없다 생각하구요. 오늘 중요한 경기를 이긴 건 이긴 거지만 분명히 일반적인 양상이 아니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바라보기엔 문제가 있음.




현재 가장 비판적으로 바라볼 건 포워드들이라고 보는데요. 포워드들 전원이 경기장을 넓게 쓰는 게 안 되는 건 물론이고 볼을 가지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본인이 공간이 나냐 안 나냐만 놓고 오프 더 볼을 행하기 때문에 사실 동료들의 공간을 열어주는 오프 더 볼과 적극성은 매우 떨어져서 박스에 다 들어가서 상대가 대항할 때는 미드필드들의 양 방향 패싱을 제대로 못 써먹고 있다는 거겠죠.




레반도프스키도 사실 터치의 문제를 지적하기 이전에 더 넓은 범위로 온몸을 쓰고 있는 데도 온몸의 히트 포인트가 어긋난다는 게 더 큰 문제입니다. (자기는 발로 터치할라 하는데 무릎 맞고 그런 것들)




이게 무리하게 복귀를 해서 경기 감각이나 포지셔닝, 볼의 궤적을 판단하는 감각 등이 경기를 뛰면서 찾아가는 과정일 수도 있겠지만 반대로 하락세가 확실하게 와서 동작이 느려지고 반응이 느려져서 오는 걸 수도 있다 생각하구요. 몇 경기 더 봐야겠지만 확실한 건 작년에 비해서 버티는 힘 자체는 현저하게 떨어졌다고 느끼는데 이건 분명히 체력적으로 현재 일정을 소화하는 게 부담되는 것 같다고 느낍니다.




만약에 후자일 경우 바르셀로나는 사실상 따지고 보면 1년 정도만 효용성을 증명한 채 (이것도 과연 기대치를 채웠을까를 생각해 보면 반반무일 듯) 날려먹는 거라 타격이 꽤 클 거라고 보는데 혹여나 그게 아니더라도 포워드는 최소 두 명은 알아봐야 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현재 구성은 챠비가 어떻게 써야 할 지도. 그리고 기량 자체도 만족스럽지 않긴 합니다.




펠릭스도 오늘 골을 넣었고 하피냐도 열린 공간들을 꽤 잘 활용하긴 했지만 결국 이 둘이 오늘처럼 뛰면 챔스 토너먼트 레벨에선 어림도 없을 거라 사실 생각을 바꿀 그런 건 전혀 없습니다.


(귄도간이 볼이 어디로 갈지 그리고 그리즈만의 움직임에 맞춰 따라갑니다.)

 

(볼을 탈환하고 페드리가 사선으로 들어가는 와중에 귄도간이 바깥으로 빠져주죠.)

 

(또 중앙을 순간적으로 확 좁혀 막아야 하는 알레띠 선수들은 저기에 다 모여버려서 귄도간이 그냥 완전히 열려있습니다. 펠릭스는 페드리가 달려오는 과정 속에서 귄도간이 빠지는 거까지 분명히 다 봤습니다.)

 

(결국 달라고 손을 드는데 볼이 뒤로 돌아버리죠.)



이긴 경기고 굳이 토를 달고 싶진 않지만 요번 경기에서도 공격의 정확도와 포워드들을 어떻게 쓸 지에 대한 명확한 방향성은 잘 안 보인다는 게 개인적으론 아쉬웠다 생각하구요.




미드필드들은 역으로 정확도를 너무 고려하고 최대한 높은 지점에서 플레이를 마무리를 해야 한다고 판단하다 보니 플레이가 길어지고 동작이 길어진다면 포워드들은 포제션을 너무 가볍게 생각해서 낭비하고 쓸데없는 시도들을 너무 한다고 느낍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큰 바람은 야말은 선발 기용 안 할 거면 교체로 안 쓰는 게 낫지 않을까 싶네요. 불규칙한 흐름에선 사실 그렇게 메리트 있는 자원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서 선발로 쓸 게 아니라면 페르민이나 발데의 기용 방식을 조금 다양하게 가져가보는 게 현재로선 가장 알맞지 않을까 싶네요.




페드리는 본인이 그렇게 뛰는 건지 챠비가 지시한 건지 모르겠지만 기존에 뛸 때에 비해 적극적인 경합이나 상대 선수들 사이사이로 들어가 패싱을 하는 빈도 수는 좀 줄어든 것 같네요. 이게 장기적으로 플레이 스타일의 변화로 이어질지 일시적일지 모르겠지만 어떻게 뛰어야 건강할지를 고민하고 있다고 보여서 다행이라고 봅니다.






추신 - 파리 글 이번 주에 올라옵니다. 사실 생각은 꽤 많이 정리하긴 했는데 주말에 계속 일하고 축구 말고 찾아볼 것들이 많아서 이거 저거 하느라 두 경기 정도만 더 보고 올릴라고 생각하고 있음. 그 글에서도 밀릴 수 있다고 말씀드렸으니 기다리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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