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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tball/Writing

빠리빠뤼 4

by 다스다스 2023. 12. 21.

 
 
 
 
마르퀴뇨스 왼쪽 센터백 배치부터 의도가 너무 명확하게 보이는 경기였다고 생각하고. 또 그동안 루쵸가 가졌던 생각들을 확인하기도 좋은 경기였던 것 같고. 승리를 떠나서 조금 더 명확한 의도와 성과를 얻은 경기지 않나 싶네요.
 
 
 
 
마르퀴뇨스 왼쪽 센터백 배치는 보통 팬들이 왼왼오오로 줄여서 표현하는 센터백 배치를 통한 의도를 나타내는 건데 왼발로 진짜 아주 짧은 패스가 아니면 못 쓰는 선수니 당연히 오른쪽을 바라보면서 패스를 하겠다는 의도를 보이면서 상대의 대응을 이끌어 내는 겁니다.




그래서 그런지 오른쪽 공간을 최대한으로 쓰고 최대한 많은 인원을 집어넣으면서 오른쪽을 팠죠. 심지어 음바페가 여기로 빠져서 같이 움직이면서 횡으로 부수려고 하니 상대 수비 대형은 두 줄 수비에 다 들어와서 10명이 하고 있어도 슬금슬금 오른쪽에 한 명이라도 더 많은 인원이 대응을 하기 마련입니다.
 
 
 

그러면서 좌우 전환이 가능할 때나 음바페가 상대적으로 상대 선수들의 시선을 덜 받을 때 (기본 4~5명이 얘만 쳐다보고 있으니) 종패스나 왼쪽으로 뚫어버리자가 처음 의도였다고 볼 수 있겠죠.




오른쪽은 3명 (비티냐, 우가르테, 에메리) 이 포워드들 밑에서 움직였고 왼쪽은 이강인 한 명한테만 모든 공간을 다 맡겼는데 이건 패스 각이 미드필드 중 제일 좋고 다양한 이강인의 왼발을 최대한 쓰겠다는 의도라고밖에 안 보이죠. 그리고 이러면서 이강인에게는 책임 범위를 더 넓게 주니 당연히 넓게 뛰는 것도 향상시키겠다는 의도가 덧붙여집니다.
 
 
 

전반전 중간에 바르콜라랑 무아니를 바꿔치기 했던 것도 바르콜라가 슈팅을 안 갈기니 그냥 정발 윙어로 공간이나 파라고 바꿔버린 거죠. 실제로 오른쪽 가서 엔드 라인으로만 쳤죠. 몇 가지 장면으로 보겠습니다.
 
 

(음바페의 직선 루트를 막으려고 두 명이 앞에서 대응하고 최후방 라인 두 명은 협력 수비. 한 명은 빠질 때 대응하려고 하고 있죠. 근데 순간적으로 시선이 볼에 쏠릴 때가 있습니다.)

 
 

(이걸 간파하고 바로 뒷공간을 파죠. 비티냐가 찔러주지만 정확도가 별로였습니다.)

 
 

(전반전 초반부터 이게 너무 명확하게 보였는데 필드를 반으로 갈랐을 때 오른쪽 공간에 최대한 많은 인원을 넣고 왼쪽 공간에는 최소한의 인원만 넣으면서 오른쪽에서 열어서 골을 넣을 거처럼 했죠.)

 
 

(이것도 마찬가집니다. 전반전 어느 전개 장면을 봐도 자연스레 이 대형이 됩니다.)

 
 

(음바페를 활용한 순간적인 종패스 활용이 아니면 가장 핵심적인 의도는 이거였습니다. 유일한 왼발 전개의 이점을 가지고 있는 이강인이 왼쪽 공간을 맡고 있으니 적재적소에 패스가 들어가면 상대 수비수들이 그만큼 볼 뒤로 빠지면서 속도가 확 사는 겁니다. 왼발 잡이가 왼쪽을 보면서 지체하지 않고 전개할 수 있으니까요. 이 장면은 저 22번 길쭉이가 대응을 잘해서 속도가 확 살지는 않았지만 의도 자체를 확인하기는 좋은 장면이었습니다.)

 
 
근데 문제가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음바페 톱을 그만할 때가 됐다고 말씀드리긴 했지만 뭔가 보고 싶어 하는 게 있는 것 같다란 얘기도 덧붙였었는데 오늘 이렇게 오른발 잡이들을 오른쪽에 다 넣어놓고 경기를 하니까 너무 명확하게 보였습니다.




오른쪽, 오른발 선수들이 왼쪽 각을 너무 못 본다는 겁니다. 에메리도 양 발 사용을 하긴 하지만 본인이 꼭 왼발을 써야 할 때가 아니면 왼쪽을 너무 못 보고. 비티냐도 동료들을 보고 판단하는 일련의 과정은 몰라볼 정도로 좋아졌지만 다양한 각을 보면서 패스를 하지는 못합니다.
 
 
 
 
루쵸 성향상 정발 미드필드 배치를 좋아한 적이 없는데 쓰는 것도 가장 큰 이유는 여기서 오는 게 아닌가란 생각이 들 정도로 오른발 선수들이 왼쪽 각을 너무 못 보니까 전체적인 패스 루트 생성이 좌우로 되지 않고 박스 공략할 때도 한 박자씩 늦게 되니까 포워드들의 오프 더 볼이 아예 시도조차 안 되거나 무의미하게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는 겁니다.
 
 

(이것도 이강인한테 바로 주면 훨씬 좋은 장면이 나올 수 있었는데 마르퀴뇨스가 왼발을 못 쓰니까 습관적으로 첫 터치를 왼발로 가져가 오른발에 둬버립니다. 그러고 오른발 각을 보다가 각이 안 나오니까 그때서야 이강인한테 내주죠.)

 
 

(주는데 3초 걸렸습니다. 3초가 뭔 차이냐고 할 수 있는데 이 짧은 순간을 어떻게 쓰냐가 텐백을 깨는 요소 중 하나입니다. 패스 속도, 볼의 속도가 순간적으로 빨라지는 게 중요한 이유 중 하나기도 하죠.)

 
 

(이것도 이강인이 바로 자기한테 달라합니다. 바로 줄 수 있습니다. 억까 절대 아닙니다.)

 
 

(4초 걸렸습니다. 상대는 그 사이에 다시 원활하게 두 줄 수비 대형을 갖췄죠.)

 
 
근데 상대가 여기에 적응을 해서 대응을 잘 해내니까 전반전 끝나자마자 루쵸가 대형을 정반대로 바꿔버렸습니다.
 
 

(원래대로 슈크리니아르가 왼쪽, 마르퀴뇨스가 오른쪽. 비티냐와 이강인의 위치를 바꾸고 무아니와 바르콜라의 위치도 바꾸면서 무아니는 음바페의 중앙 이동, 좌측면 움직임을 자유롭게 해주기 위해 중앙으로 들어갔습니다.)

 
 

(얼마 안 가서 바로 골이 나왔는데 골 이전에 차이점이 있죠. 이건 유의미한 장면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차이점이 너무 명확하게 보인 장면입니다. 오른발을 쓰는 선수들이 멀리 있는 오른쪽을 보면서 볼을 찰 수 있게 되니깐 이제 여기선 각을 더 넓게 더 빠르게 본다는 겁니다. 비티냐가 여기서 오른발로 길게 이강인에게 내주죠.)

 
 

(결국 몇십 초 지나니 바로 골이 나왔죠. 이것도 에메리가 왼발을 썼지만 오른쪽 각을 봐서 나온 장면입니다. 여기서 음바페가 저기로 빠질 것처럼 뛰어주니 이강인이 다지선다를 걸 수 있게 됩니다. 보통 선수들이면 저기서 앞에 빈 공간으로 빠지는 음바페한테 줄 거라 착각하기 마련입니다. 이강인이 여기서 이 상황 판단을 해내고 비티냐한테 올려주면서 골이 나왔습니다.)

 
 
 
 
음바페도 사실 순간적인 온 더 볼이 안 좋은 선수는 아니지만 온 더 볼을 길게 가져가거나 본인이 좌중우 분배를 도와주거나 해결해주는 선수는 아닌 지라 본인이 볼을 갖고 있을 때와 볼을 갖고 있지 않을 때. 양쪽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어야 효율이 사는 선수인데 패스 루트가 원활하게 돌아가지 않으면 일단 오프 더 볼이 일부 죽어버리기 때문에 당연히 측면에서 안으로 썰고 들어가는 게 쉽지가 않습니다.




이건 무아니도 마찬가집니다. 자신한테 줘야 할 때 안 주니까 뛰다가 멈추는 장면이 적은 편이 아닙니다.
 
 
 
 
물론 음바페가 가장 다양성 있는 포워드고 체력 소모를 최대한 덜하게 만들어야 하는 선수니 전술전략상 중앙에서 뛰는 게 타당할 수도 있다고 보나 파리는 기본적으로 중앙 연계에 능한 팀이 아니고.




음바페도 본인이 수비수들을 끌고 다녀주긴 하지만 그렇다고 버텨주고 집중 견제를 90분 동안 견뎌내면서 필요할 때마다 적극적으로 오프 더 볼을 하면서 상대 체력을 빼놓는 선수는 아닙니다. 게다가 장기 중 하나인 속도를 살리기 애매한 터라 음바페 톱은 플랜 A 나 장기적인 전술전략이 되기엔 뚜렷한 한계가 있다고 봅니다. 여전히 이게 전술적 변형의 일부이자 플랜 B 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습니다.
 
 
 
 
결국 현재 미드필드들을 비롯한 몇몇 선수들에게 요구하는 바는 본인의 주발에 맞는 각을 보면서 빠르게 가야할 때는 빠르게 가는 패스 타이밍과 판단을 익히면서 상대의 협력 수비에 대응할 수 있는 다양한 각을 볼 수 있는 이해도와 본인만의 장점 등을 기르라는 건데 이강인은 충분히 잘하고 있습니다. 어디서 뛰냐보다 이런 능력들이 향상되고 있는지가 더 우선이라는 겁니다. 기량은 어디서 뛰냐에서 우선적으로 오는 게 아니라 가진 게 무엇이고 그것을 어떻게 활용하냐에서 오는 거니까요.




비티냐도 저번 시즌에 비하면 그냥 다른 선수라고 봐도 무방하다 생각하구요. 에메리도 조금 더 과감하고 적극적이면 좋을 것 같단 생각이 듭니다. 아마 에메리한테는 더 자신 있게 하라고 지시하고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더해서 첫 골 이후 대응을 보시면 눈에 확 들어오는데 음바페의 골도 상대가 한쪽 측면 위주로 대응하다가 자꾸 공간을 내주니 일단 중앙과 박스 안을 틀어막고 협력 수비로 대응하다가 뜬금포를 맞은 거죠.




이렇게 좌우 공간이 생기니 중거리 슈팅도 막 갈길 수 있게 되는 거임. 음바페가 본인 장점들 중 하나인 슈팅 스킬과 타이밍, 범위의 다양성 등을 바탕으로 넣은 거긴 하지만 그 이전부터 중거리 슈팅의 가능성이 생긴 건 이런 공간 활용에 상대가 당하니 가능했다는 거죠.
 
 
 
 
마지막으로 우가르테는 뭐 현 시점에서 한 가지를 딱 골라서 향상을 시켜야 한다면 움직이면서 패스하는 걸 배우는 게 나을 것 같음.




얘 아무래도 습관인 것 같은데 퍼스트 터치 이후에 다음 과정까지 가는 게 너무 느리고 다음 동작을 편하게 가져가기 위한 과정 역시 너무 후짐. 그게 패스가 삑나거나 미스 나는 가장 큰 원인. 게다가 볼을 소유한 상태에서 주발 방향으로만 돌려고 하는 것도 약점 중 하난데 차라리 조금 더 움직임을 강조하고 이런 부분들을 향상시키는 게 좋지 않을까 함.
 
 
 
슈크리니아르는 그냥 전반기 파리 최악의 선수임. 반박 불가고 덧붙일 것도 없음. 모든 면에서 그냥 F. 뭘 보고 이런 애를 프리로 데려온 지 모르겠는데 제가 파리 구단주면 이거 진행한 놈 모가지 날림. 전형적인 네임 밸류에 취한 숫자 채우기, 뻘영입임. 얘 효용성 박살나는 건 인테르에서도 눈에 띄게 보였을 것 같음.
 
 
 
 
보강 방향성이 제가 예측한 대로 가긴 해서 팀의 문제점을 올바르게 인식하고 있다는 점에선 분명히 다행이라고 생각하는데 검증되지 않은 자원들이 올라와줘야 시즌 후반기 승부수를 띄울 수도 있다는 건 사실 위험 요소라서 칭찬하긴 애매하다고 생각하구요.




전 브라질 리그만큼 돈이 거짓말 안 하고 적중률 높은 리그는 세상 어디에도 없다 생각해서 가격이 싸면 좋아할 게 아니라 의심부터 하는 게 정상이라 생각함. 얘넨 기업들이 스포츠에서 스폰서 하면서 뒷돈 빼먹는 것도 엄청 많은 곳이라 잘하는 애들은 기본적으로 스폰서들이 붙어서 연봉이 뻥튀기 되는 경우가 꽤 있음. 물론 잘할 수도 있고 진짜 재능일 수도 있지만 그건 와서 까봐야 아는 거.
 
 
 
 
뎀벨레가 누웠다는 것도 따지고 보면 어려운 경기를 극복해주는 건 음바페를 비롯한 전술적 중심 겸 그에 근접한 선수들의 몫인데 뎀벨레는 그거 6~70분을 못 버티고 혹여나 한 경기 버텨도 다음에 그게 다시 변수가 된다는 거기 때문에 사실 휴식기가 낀 상황에 부상을 당해서 다행이다가 아니라 그만큼 후반기에 어려운 경기들과 상대가 들고 나올 변화하고 진화한 대응책에 고전했을 때 항상 이 부분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거임.
 
 
 
 
개인적으로 왼발 센터백뿐만 아니라 왼발 잡이 포워드도 한 명 있으면 좋을 것 같은데 바르셀로나에 하피냐라고 히바우두에서 5단계 다운그레이드된 선수가 있습니다. 좋은 선수니 파리 관계자들에게 연락 좀 넣어주십쇼. 어떻게든 다리 놔드리겠습니다.




바르셀로나 경기는 글을 쓰기엔 너무 적게 봐서 패스합니다. 다른 리그들은 이제 슬슬 휴식기라 시티 보려면 흐름을 빨리 따라잡는 게 우선순위일 것 같습니다. 중간중간 볼만한 경기들이 있고 쓸만한 게 있다면 쓰긴 하겠습니다. 항상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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