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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tball/Writing

막연한 추측

by 다스다스 2023. 12. 20.

 




(얼굴이 점점 맛이 가는 구나... 대머리만 되면 이제 완성이다.)


 
부상은 항상 생각하지만 의료진, 피지컬 트레이너, 관리 방식 등으로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는 요소라고 생각함.




물론 그렇다고 해서 대부분의 부상 관련 변수들을 극복할 수 있고 어떤 선수든 건강해지고 강철몸, 철강왕이 된다는 건 아니지만 부상이라는 게 단순히 어느 하나의 요인으로만 찾아오는 건 아님.




계속 같은 부상을 당한다고 그 선수의 몸이 완전히 약해졌다고 확언을 하는 것도 개인적으론 무리가 있다고 생각하는 편이고. (물론 이런 경우가 일반적인 게 맞고 적지 않은 건 맞습니다. 부정하려는 거 아님) 선수가 실력이 좋아지고 변수가 늘어나고 대응책이 변하고 이런 것들도 때론 부상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결국 같은 부상이어도 막상 당하는 건 매우 다양한 요소들이 엮여있음.
 
 
 
 
페드리 부상 당하자마자 댓글들이 여러 개 달려서 답글을 일단 달아드리고 그냥 뭔가 생각 좀 해봐야겠다 싶어서 페드리의 근래 출장 시간을 찾아봤음.




적은 표본이라 확신은 못 하겠고 제목대로 막연한 추측이지만 다음 경기가 홈 경기일 때만 풀타임 출장을 했다는 게 일단 제일 먼저 눈에 들어왔음. 별 거 아닐 수도 있겠지만 페드리에 한해서는 경기를 치르고 다음 경기를 준비해 가는 과정이 다른 선수들보다 조금 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한 게 아니었을까란 추측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봅니다.





=> 1년 차부터 무분별한 기용으로 선수의 가파른 성장세는 이끌어냈지만 (하필 1년 차에 메시가 있었으니 쿠만이 아니어도 욕심 부릴만 했다 생각은 함) 그 이득에만 취해 계속 쓰다가 결국 누적치가 터져서 제대로 누워버렸다.




=> 복귀 후에도 지속적으로 근육계 부상이 잠재적인 불안 요소로 자리 잡고 멘탈리티의 문제까지 겹치니 아예 근육계 부상의 정석적인 대처인 '최대한 느슨하고 천천히' 를 바탕으로 재활-복귀 과정을 밟았다.




=> 그럼에도 다시 터졌다. 왜?




여기서 첫 번째. 페드리가 성장함과 동시에 유도를 해주고 상대 선수들을 땡겨주던 그래비티를 가진 선수들은 계속 빠지면서 페드리 개인이 경기에서 마주하는 난이도, 대응 방식은 해마다, 경기마다 빡세졌다. 그로 인해 한 경기, 한 경기가 주는 피로도 자체가 달라졌다는 추측.




유도라는 게 아무나 할 수 없는 대응 방식인 건 상대한테 날 노리라고 하면서 낚고 제쳐나가는 방식이기 때문에 그만큼 상대의 순간적으로 들어오는 강한 경합을 견뎌내고 요구하는 바가 높기 때문.




게다가 실수 한번 잘못했다간 바로 실점이라 정신적 소모의 측면에서도 꽤 높은 수준을 요구하죠. 종합적으로 봤을 때 스피드 스타들과는 다른 쪽으로 근육계 부상에 노출되기 쉽습니다. 괜히 기술 좋은 애들 상대할 때 다리 차거나 허벅지 건드리라고 지시하는 게 아니죠.




특히 의도적으로 한쪽 공간을 막고 다수를 상대하던 이니에스타는 아무리 관리를 해도 근육계 부상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음. 결국 스스로 높은 레벨을 유지하는 것에 의문을 품고 개인 커리어만 놓고 봤을 때 이 셋 중 가장 빨리 주류에서 멀어졌다... 챠비와 부스케츠가 그냥 타고난 철강왕들.




두 번째. 이것이 다음 경기를 준비하는 과정에 영향을 주고 있을 수도 있겠다는 추측. 기존에는 똑같은 과정을 거쳐도 8-90% 로 회복해 정상적으로 다음 경기를 소화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경기 직전까지 모든 준비 과정을 온전히 다 할 수 있는 홈 경기가 다음 경기가 아니면 풀타임 소화는 힘들 수도 있다는 판단이 들어갔을 수 있다는 거죠.




세 번째. 선수의 멘탈리티도 단단해지는 게 아니라 부상을 항상 염두에 두고 있으니 전후 과정이 원활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거. 사실 약해졌다고 얘기하려면 정신적으로 약해진 게 우선이 아닐까 싶음. 인터뷰에서도 자신은 100% 가 아니라는 소리를 한 적이 있는데 스스로도 몸 상태에 확신이 없는 거겠죠. 의료진이 넌 100% 야 뛸 수 있어. 해도 난 아직 내 몸이 예전 같지 않은데. 라고 느끼는 그런 류의 이질감.




회복이라는 게 단순히 육체적인 회복만 있는 게 아니라 정신적인 회복도 공존하는 것 (스포츠계 의사들이 매우 강조하는 영역임) 이기에 이 부분이 문제가 되고 있을 수도 있다 역시 추측 가능한 부분이라고 생각함.




네 번째. 이건 챠비 사단에 대한 의문인데 현재 훈련 과정에서 난이도 조절로 쓸만한 선수들이 그렇게 많지 않다는 점 (말 그대로 실력이 좋아 감각 유지에 도움이 되는 선수들) 에서 페드리 같은 선수가 훈련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결코 작지 않을 거라 생각하는데 이런 전후 과정에 세밀함이 필요한 선수가 훈련 도중에 다쳤다면 난이도 조절 문제 역시 생각해 볼 수 있는 문제라고 봅니다.




마지막으로 전 현재 챠비의 축구가 주는 피로도 자체가 어떤 평균을 들이밀어도 매우 높은 수준일 거라 확신하고. 그래서 더더욱 회복 훈련이 매우 중요하다고 보는데 개인적으로 이반 토레스를 비롯한 피지컬 트레이너들 전원이 신뢰가 가지 않고 의료진의 결정 권한이 그렇게 쎄지 않은 것 같다고 느껴서 이것 역시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유독 특정 선수들만 그렇다고 스태프들의 잘못이 없는 게 아니라 오히려 그 특정 선수가 팀의 핵심 중 한 명이고 작년부터 의존증 소리를 듣게 만들 정도의 존재감을 나타내던 선수라는 걸 더 주의 깊게 바라봐야 한다는 거임.




2-3주 예상임에도 상태 보고 늘어질 수도 있다고 한 거 보면 누가 됐든 진짜 빨간불 들어올 수 있다고 강하게 어필을 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긴 하고.




종합적으로 봤을 때 챠비는 신체적으로나 기술적으로 어느 정도 완성된 선수들만 원하고 데코는 또 어린 선수들만 노리는데 신체적으로 강인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인 선수들만 노리는 것만 생각해 보면 마냥 궁예질이란 생각은 안 듭니다.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인데 챠비는 몇몇 선수들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못 따라온다 생각하는 쪽에 가까운 것 같고 데코는 챠비가 과한 것 같으니 신체적으로 강인한 애들이 안전빵이라고 보는 것 같고.




뭐 정답은 없고 저 역시 막연한 추측이지만 애매한 비중의 선수도 아니고 핵심 선수 중 한 명이 이런다는 건 단순히 유리몸이다. 란 결론을 내리기엔 무리가 있다란 생각이 더 지배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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