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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tball/Writing

만체스터 시리

by 다스다스 2024. 1. 26.

 
 
 
 
전체적인 평가를 하거나 짚어보는 데 적합한 경기는 아니었다고 보는데 몇 가지를 짚어보고 점검해 보기엔 좋은 경기였다고 봐서 써봅니다. 이미지가 많아서 좀 길 수도 있습니다. 그 부분은 감안하고 봐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일단 체력적으로 루턴한테 상대가 안 되는 경기였는데 시즌 흐름을 쭉 따라간 게 아니고 중간중간 영상을 구하지 못한 경기는 건너뛰었고 시티 소식 보는 걸 아예 안 했기 때문에 (경기를 안 보는데 소식을 보는 건 의미가 없으니) 어떤 요소들이 이렇게 만들었는지까진 확언을 못하겠습니다만... (당연히 전 시즌 여파와 현재의 축구가 상대적으로 더 힘들다는 건 있습니다.)




패스 미스가 너무 많고 초장부터 롱패스 날먹으로 잡아보겠다는 의도가 보이는 어설픈 시도들이 많이 보였는데 결국 전반전 막바지에 제대로 당했죠.
 
 
 

어쨌든 어려운 상황에서 이걸 재빠르게 극복하고 승리를 했는데 그걸 펩이 문제점들을 정확하게 캐치하고 후반전 전술 변형과 선수들의 역할 변경을 줘서 잡아냈다는 거고. 그리고 동시에 코바치치, 그릴리쉬 그리고 포든의 문제점들이 명확하게 보이는 경기였습니다.
 
 
 
 
전체적으로 짚으면서 이 선수들 얘기를 동시에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코바치치부터 짚어보면 가변성이 안 좋은 게 그대로 드러난 경기였습니다. 펩이 경기가 안 풀리는 데도 불구하고 아예 위치 변경을 지시를 안 했는데 유사시에 센터백이 될 수가 없는 선수들이 필드 위에 두 명이나 있으니 괜히 지시했다가 빵꾸나서 털릴 것을 우려한 거겠죠.




결국 후반전에 디아스를 필요시에 올리고 그바르디올을 빼고 아케를 좌측면으로 빼버리고 스톤스를 넣어 오른쪽은 어떻게든 변형을 줄 수 있는 선수 교체를 가져갔지만 코바치치가 있는 왼쪽은 변형을 못 줬죠.
 
 
 

결국 코바치치의 한계는 패스를 어떻게 하고 드리블을 어떻게 하고 이런 것들이 아니라 가변성이 너무 떨어져서 위치가 고정된다는 겁니다. 이러면 얘만 그런 게 아니라 팀 전체가 위치가 고정되니 이 경기처럼 경기가 풀리지 않으면 완전히 말려버리는 거죠.
 
 
 

그래서 분명히 가치는 있지만 한계가 뚜렷합니다. 리그야 뭐 만나는 19팀 중 막말로 10개 이상의 팀들은 데 브라이너가 있다면 코바치치가 나오냐 안 나오냐는 그게 승무패를 논할 정도의 문제가 되지 않고 오히려 이점이 되는 경우들도 있겠지만 타이틀의 향방이 갈리거나 토너먼트 같이 시간 제한이 있는 대회에선 어쩔 수 없이 나오는 상황이 안 오기를 바라는 게 맞다고 봅니다.




그바르디올한테 만능을 요구하는 것도 코바치치는 물론 아케도 가지고 있는 한계들을 극복하려면 그것보다 더 뛰어난 선수가 있어야 한다는 판단이 들어간 것도 일부 있을 거라고 봅니다. 아케도 분명히 너무 잘해졌고 쓰임새가 확실하고 없으면 티가 확 나는 선수지만 아칸지처럼 본인이 익숙한 쪽에서만 가변성이 있으니 스톤스-로드리가 다 나오는 경기가 아닌 이상 이런 점들이 보일 수밖에 없죠.
 
 

(선수들의 패스 미스가 간헐적으로 나오고 U나 횡으로만 볼이 돌면서 볼이 제대로 돌지 않아 최후방까지 빠졌습니다.)

 
 

(여기서 코바치치의 문제점이 나옵니다. 체력적으로 밀리니 로드리를 비롯한 선수들이 유도를 과감하게는 못하니 위치 변경을 가져가면서 루턴 선수들에게 혼란을 줘야하는데 코바치치가 있음으로 인해 이게 안 됩니다.)

 
 

(결국 양쪽에서 베르나르도 실바와 그릴리쉬가 내려옵니다.)

 
 

(이후 말할 포든의 문제 중 일부도 여기서 나옵니다. 받고 빠르게 내주는 데만 집중하니 본인도 퍼스트 터치가 균일하지가 못하고 그러다 보니 정확도가 안 좋은 경우가 나옵니다.)

 
 

(코바치치가 제대로 받기 어렵게 줬죠. 이렇게 줘도 패스맵에는 성공으로 찍힙니다.)

 
 

(포든이 달라 합니다.)

 
 

(줬더니 그냥 바로 돌려줍니다. 2대1 패스의 일환일 수도 있겠지만 그러기엔 포든이 어느 방향으로 움직이든 갇힙니다.)

 
 

(그럼 리턴을 주고 자신은 올라가면서 길을 터주는 거냐. 그것도 아닙니다. 횡으로 드리블 쳐서 뚫어주기엔 루턴 선수들이 재빠르게 붙을 수 있죠.)

 
 

(상황을 인지한 로드리가 움직여 받아주고 다시 포든한테 내줍니다.)

 
 

(또 그냥 바로 아케한테 돌려버립니다. 소유권을 지켜야 하니 맞는 선택지기도 하지만 이럴 거면 포든이 여기 있을 이유가 없습니다. 애초에 코바치치가 처음에 내려오던 포든한테 내준 건 내려왔다가 왼쪽으로 빠져있던 그릴리쉬한테 빨리 볼을 빼내기 위함이었습니다.)

 
 

(볼은 결국 에데르송한테까지 갑니다.)

 
 

(결국 베르나르도 실바가 여기로 옵니다.)

 
 

(본인이 어디로 가든 다 막혀있으니 그냥 천천히 볼을 소유하고 질질 끕니다. 동료들은 그 사이에 올라갑니다. 동료들은 베르나르도 실바가 안 뺏길 거라고 믿고 있고 웬만하면 뒤로 돌리지 않을 거라고 믿는 거죠.)

 
 

(슬금슬금 올라가는데 루턴 선수들이 자신과 로드리를 어떻게든 막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와중에 왼쪽이 빈 걸 봅니다.)

 
 

(그대로 넘겨버렸죠.)

 
 

(이제 실점 장면입니다. 다우티가 슬금슬금 올라오는 걸 그릴리쉬와 코바치치가 둘 다 놓쳤습니다.)

 
 

(코바치치도 자기 실책인 걸 알고 그냥 죽어라 뛰어옵니다. 그리고 그바르디올이 박스 안에 동료들이 들어갈 시간을 벌어주려면 코바치치가 전속력으로 와서 협력으로 붙어줘야 합니다.)

 
 

(지연을 못 시키고 타운젠드가 저기까지 그대로 들어왔습니다. 시티 선수들이 박스에 먼저 들어오거나 더 많이 들어오는 상황이 아닙니다.)

 
 

(결국 함부로 달려들지 않고 빼내려고 스탠딩 수비를 하지만 타운젠드가 굳이 원온원을 하지 않고 반대편에서 더 많은 선수들이 들어오는 걸 봐서 그냥 한 번 접고 차버립니다.)

 
 

(잘 올려주기도 했고 아데바요가 기가 막히게 꽂아넣었습니다.)

 
 

(이건 다른 각도의 장면에서 보면 더 잘 보입니다. 너무 쉽게 전진을 허용해서 반대편에서 사선이나 직선으로 들어오는 건 루턴 타운 선수들이 더 많죠.)

 
 

(아데바요가 정확하게 꽂았지만 만약에 루즈볼이 됐어도 루턴 타운이 유리했습니다. 이번엔 실점으로 이어졌는데 코바치치가 가변성이 떨어짐과 동시에 가끔씩 이렇게 상황 파악이 한 박자씩 늦을 때가 있습니다.)

 



다음은 그릴리쉬입니다. 이 경기는 사실상 그릴리쉬가 해결해줬어야 하는 경기였고 펩도 그 의도를 전반전에 대놓고 드러냈습니다.




그럼에도 해결을 못했는데 그릴리쉬의 문제점은 공격 시에 적극성이 떨어지고 뻔한 슈팅 관련 문제점들이 제일 크지만 두 번째는 동료들이 본인이 볼을 잡았을 때 오프 더 볼을 해주지 않으면 동료들을 거의 안 쓰려고 한다는 점입니다. 본인이 과감하게 할 수 있음에도 안 하는 것도 선수들이 움직이지 않으니 그런 것도 어느 정도 있다고 보구요.




게다가 볼 소유를 잃었을 때 상대가 여기서 바로 나가든 중앙을 거쳐서 나가든 빠르게 나갈 수 있다는 걸 인지하고 있으니 안정적인 선택지를 가져가는 것도 있습니다. 그래서 아예 베르나르도 실바를 계속 횡단시켜서 바로 옆에다 붙였는데 그럼에도 유의미한 장면들을 거의 만들어내지 못했죠. 만들어도 골까진 가지 못하니 답답한 양상이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결국 펩이 이 경기에서 가져간 후반전 변형은 베르나르도 실바가 최대한 볼을 많이 잡는다가 아니라 얘를 오프 더 볼 위주로 돌리면서 패스 루트가 되게 만든 겁니다. 이유는 두 가지죠. 그릴리쉬가 해결을 못해서 좌우를 다 써야 하는데 좌우를 다 쓰게 만들어 줄 선수가 필요하고. 더해서 선수들 움직임이 상대적으로 더 죽어있으니 체력이 되는 애가 움직임으로 조져줘야 한다는 겁니다.




이게 먹혀서 2골을 빠르게 만들어 냈는데 그럼에도 불안한 양상이 계속 간 건 선수들의 체력 문제가 제일 컸다고 봅니다.


(로드리의 중거리가 튕겨져 나와 루즈볼이 됐고 경합이 이뤄집니다.)


(루즈볼을 먹고 뒤로 돌려버리죠.)

 

(베르나르도 실바가 볼을 달라 그럽니다.)

 
 

(패스가 빙빙 돌다가 베르나르도 실바한테 왔습니다.)

 
 

(그릴리쉬한테 내주고 베르나르도 실바가 그릴리쉬 부근에서 보조자가 되어줍니다.)

 

(베르나르도 실바가 왼쪽으로 횡단하면 알바레즈는 중앙에서 빠져서 오른쪽 측면이나 오른쪽 하프 스페이스 부근으로 갑니다. 워커의 잠재적인 포지셔닝 미스를 메우려면 저 곳에는 영리한 선수가 있어야 합니다.)

 
 

(이젠 그릴리쉬가 볼을 달라 합니다.)

 
 

(로드리한테 돌았는데 그래도 달라 합니다.)

 
 

(여기서 그릴리쉬 문제가 나옵니다. 저 오른쪽 부근에 있는 세 명 중 한 명도 공간을 바로 안 파니 볼을 질질 끌죠. 이 장면뿐만 아니라 모든 장면에서 동료들이 오프 더 볼을 안 하면 시도 자체를 안 합니다. 본인이 먼저 공간을 열어줄 생각은 안 한다는 거죠.)

 
 

(왜 안 파냐고 손짓하고 있습니다.)

 
 

(결국 워커가 파는데 이미 늦어서 그냥 베르나르도 실바한테 줘버립니다.)

 
 

(다른 장면입니다. 왼쪽 전개의 가능성이 보이니 베르나르도 실바가 횡단을 시도합니다. 그릴리쉬를 밀어주려는 겁니다.)

 
 

(횡단을 시도하다가 동료들이 볼을 뺏겼습니다.)

 
 

(볼을 다시 되찾아왔고 왼쪽 전개를 하겠다는 의도를 보이니 알바레즈는 알아서 베르나르도 실바의 빈 자리를 메우러 오른쪽으로 빠집니다.)

 
 

(그릴리쉬는 슈팅 범위의 다양성은 물론이고 스킬이 빅 클럽에서 측면 포워드를 뛰는 선수치고는 심각할 정도로 떨어집니다. 펩이 자주 측면 포워드로 썼던 이니에스타보다 더 심한 편입니다. 어디로 찰지 언제쯤 찰지 그냥 예측이 다 됩니다.)

 
 

(계속 이렇게 해줬는 데도 그릴리쉬가 유효 슈팅으로 이어지는 장면들에 기여를 했지만 경기 리드를 가져오는 골은 만들어내지 못했습니다. 결국 후반전에 펩이 바로 전술전략을 바꿔버립니다.)

 
 


이제 포든입니다. 펩 아래에서 이렇게 오래 담금질 당한 꼬맹이가 있나 싶을 정도로 남아있고 중용받고 있는데 저번 글 댓글에서도 말씀드린 것처럼 패스 타이밍이 빠르고 판단 자체가 옳든 옳지 않든 빨라서 속도를 살려주고 빠른 패스 흐름을 만들어 낸다는 측면에서는 좋은 선수가 맞습니다.




데 브라이너가 빠지면 빠른 패스 흐름이 아예 죽어버리니 그 부분을 만들어 줄 수 있는 선수로서 기능할 수 있다는 건 분명한 장점입니다. 헌데 쓸데없는 상황을 너무 많이 만들고 빠른 처리를 하더라도 웬만하면 좌우로 나가게 만들거나 본인이 그런 빠른 패스 흐름을 이끌면서 동료들이 패스를 하는 동안 본인은 좌우로 빠져주는 상황을 만들어내야 하는데 이런 게 너무 부족합니다. 데 브라이너가 양 측면 포워드로 일시적으로 기능하는 것도 이런 게 큽니다.




포든이 지금보다 더 향상되려면 결국 현재의 장점들을 조금 더 살려야 할 텐데 어차피 본인이 볼을 오래 소유하면서 풀어가는 선수는 아니니 빠른 움직임과 패스로 측면 공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게 성장의 키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좌중우를 다 뛰게 하는 것도 그래서 그런 것 같은데 본인이 이것을 이해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상황 파악을 안 하고 그냥 무조건 달라할 때가 있습니다.)

 
 

(이게 후반전 베르나르도 실바의 역할 변경도 볼 수 있습니다. 포든은 여전히 달라고 합니다.)

 

(또 달라 그러죠. 베르나르도 실바는 볼을 받는 것보다 주변에서 보조자가 되어주고 최대한 오프 더 볼 위주로 움직이는데 집중합니다.)

 
 

(볼이 왼쪽으로 가니 베르나르도 실바는 다시 이쪽으로 갑니다. 전반전은 좌측면에서 최대한 승부를 보려했다면 이젠 좌우를 쓰면서 최대한 얘만 움직이는 겁니다.)

 
 

(볼이 다시 오른쪽으로 횡으로 도니 또 이쪽으로 옵니다.)

 
 

(골 이전 과정입니다. 로드리가 대각선에서 박스를 보면서 들어오는데 알바레즈가 중앙에 있으니 본인은 돌아 들어가는 겁니다.)

 

(그러고 상황을 보고 있다가 루즈볼을 바로 주워먹었죠. 그릴리쉬 밀어주기가 안 먹히니 후반전 되자마자 디아스-로드리 비중을 올리면서 베르나르도 실바의 역할을 바꿔버렸습니다.)

 
 

(포든의 장점 중 하나는 열린 공간 활용에 능하다는 겁니다. 어느 정도의 슈팅 스킬이 있으니 가능한 건데 본인이 이런 걸 이끌지를 못하니 문제라는 겁니다.)

 
 
현재의 포든은 결국 다른 선수들이 깔아주는 판에서 본인이 원하는 빠른 패스 흐름이 완성될 때 활약상이 보장되는 선수라고 볼 수 있는데요.




펩이 인터뷰를 아리까리하게 하니까 미드필드니 포워드니 얘기들이 나오지만 기본적으로 그거 이전에 동료들의 움직임을 이해하고 1-2수 앞을 보면서 본인이 재빠르게 공간을 찾아내고 볼을 전진시킬 수 있어야 합니다. 이건 미드필드냐 포워드냐의 문제가 아닙니다. 이걸 못하면 결국 보조자로 남는 거고 재능의 한계겠죠.
 
 

(마지막으로 베르나르도 실바의 루턴 타운 전 패스맵입니다. 좌 - 전반전, 우 - 후반전. 초록색 - 패스 성공, 빨간색 - 패스 실패. 너무 의도가 보여서 오랜만에 찾아봤는데 확실히 데 브라이너가 없을 땐 얘가 로드리와 함께 팀을 지켜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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