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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tball/Writing

못하면 나가야지

by 다스다스 2024. 1. 28.





어설픈 감성 팔이 안 봐도 돼서 오히려 좋은데요. 못하고 있으면 책임질 생각부터 해야죠. 레전드는 레전드고 감독직 달고 일하고 있으면 그게 우선임.




챠비 본인도 이제 결과로 대답 못하면 사지로 몰리는 거 알고 있고. 그렇다면 남은 경기들을 최소한으로 지면서 다 잡아내야 하는데 그런 방법론이 없다는 걸 알고 있는데 그런 와중에 당연하게 잡아야 할 경기도 안일하게 접근하다 이런 식으로 지면 앞으로 언론들이 자신을 어떻게 다룰지 아니까 결단을 내린 거겠죠.




본인이 더 이상 짜낼 수가 없고 제가 느꼈을 땐 챠비는 여기서 과감한 변화를 주면 더 망한다는 확신이 드는 것 같다고 보는 거 같고. 그래서 결정을 내린 거라고 보는데 적절했다고 봅니다.




보드진이 지역 언론들한테 두들겨 맞으면서 먼저 칼을 꺼내 들어서 경질 카드 만지작 거리면 이제 완전 난장판이 되는 건데 보드진한테 쏠릴 비판은 사전에 막으면서 본인이 욕 다 먹고 나가는 건데 보드진 입장에서도 챠비의 마지막을 건드릴 이유도 없을 테구요. 차기 감독 구할 시간은 물론 바르셀로나의 상황을 다 고려한 거죠.




무엇보다 마드리드는 거리낌 없이 앞서 나가는 와중에 바르셀로나가 저번 시즌과 다르게 리가 우위는 점하지도 못하고 박고 있으면 지역 언론들이 들고 일어나는 건 당연한 거임. 저번 시즌에 언론들이 그렇게 다물고 있던 건 리가는 앞서나가고 있으니까. 그리고 챠비니까. 가 전부였다고 봅니다. 다른 감독이었음 조별 예선 떨어지자마자 온갖 시비 다 걸면서 염병첨병 다 떨었을 거임.




본인이 못하니 기자들이 들쑤시는 건데 왜 그걸 감성 팔이 하는 지도 이해가 안 됐습니다.





바르셀로나는 원래 감독 보호라고는 해주지도 않는 팀임. 크루이프, 반 할, 레이카르트, 펩, 루쵸. 여기서 대성공이든 아니면 반절이라도 성공한 감독들은 다 그랬음. 당연히 옳지 않죠. 감독이 축구만 신경 쓰고 전술전략만 짜는 직업은 아니지만 바르셀로나는 감독이 언론들과 마주할 때 늘 정치적인 입장에 서있는 의장들을 고려해 거리낌 없이 말을 할 수가 없고 최대한 신사적이어야 한다는 것도 좋지 않은 환경임.




지금이야 로셀파가 아예 죽어버렸다 봐도 무방할 정도로 박았으니 덜한 거지. 원래 MD, 스포르트도 누가 의장이냐에 따라 신뢰도가 뒤바뀌고 기사 쓰는 꼬라지도 다르고 그러던 게 바르셀로나임. 번역하시던 분들이나 제가 인터뷰는 아스가서 전문 다 올라온 거 보라고 하던 것도 얘네들은 짤라서 올리고 말을 바꿔서 올리고 그 짓거리하던 전적들이 있으니까 그랬던 것도 있음.




데코 대체 왜 있는 지도 모르겠다고 했던 것도 얘가 이 보드진과 감독 사이에서 안 보이게 감독을 밀어주면서 일을 해줘야 하는 사람인데 라포르타가 작품 만들기에 미쳐있는데 돈은 없으니 이런저런 애들 쑤시고 다니는데 그게 챠비의 의중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고 이거 말곤 하는 게 없어 보이니까 그런 거임. 그게 현재 팀에 무슨 도움이 되겠습니까. 똘마니도 급이 있는데 얘는 그냥 이도 저도 아닌 똘마니일 뿐임.




이러니 빨리 지치는 것도 있지만 어쩔 수 없는 거임. 의장들이 자기가 비판의 중심이 되고 총알 받이가 되는 걸 극단적으로 싫어하고 지역 언론들과 틀어지면 큰일 나는 걸 아니까. 성적으로 모두를 입 닫게 만들었던 펩도 기자회견장에서 간접적으로 무링요 씨XX끼 하자마자 로셀하고 바로 멀어졌음. 그러고 선수 출신들이 자리를 다 먹고 있는 뮌헨을 갔죠.




레이카르트는 이것보다 더 시달렸음. 자기가 잘못을 안 했던 일들도 다 내가 잘못하고 있어서 벌어진 일이다 해도 다음 기자회견 되면 또 그러고 또 그러고. 그렇게 얻어맞는 와중에 무링요가 몇백 장의 종이를 들고 바르셀로나로 오니 팬들 여론까지 완전히 박살이 났던 거죠.




지금도 똑같죠. 이렇게 팀이 흔들리는 와중에 라포르타는 화살이 자기한테는 안 오니까 챠비가 큰 결단을 내리기 전까지 본인이 뭔가를 하려 하지 않았음. 이제 와서 동행해 주니 시기가 어쩌니 그런 소리 해서 뭐 합니까. 의미도 없는 소리죠. 만약에 팬들이 불만을 재빠르게 경기장에서 표현했으면 라포르타가 먼저 움직였을 거임.




이런 건 기다려 주는 게 아니라 그냥 본인이 책임질 일이 아니니 챠비한테 다 떠넘겨놓은 거뿐임. 레이카르트를 얘가 뭔가를 보고 기다린 것도 아니고 (크루이프 아니었음 백프로 짤랐음. 보이소스 노이스가 차 못 나가게 막고 행패 부리던 시기였으니) 챠비도 그냥 챠비니까. 바르셀로나를 잘 아는 사람 중 다섯 명 안에 꼽히니깐 무지성으로 믿은 거죠.




바르셀로나가 메시의 마지막이 끝난 이후 성공하는 법, 한창 박았을 때도 가장 중요한 해결책은 무엇이냐고 물었을 때 등등 늘 똑같이 얘기했던 건 이 모든 걸 혼자의 힘으로 극복할 감독이 와야 된다는 거였음. 아직도 이 생각은 변함없음. 선수들은 서서히 갖춰지는 거지만 이런 감독은 오자마자 팀 자체를 마인드부터 싹 바꿔버리기 때문.




어차피 치키처럼 진짜 바르셀로나를 사랑해서 누가 나가고 누가 들어오고 그런 거 신경 안 쓰고 바르셀로나만을 위해 희생하면서 뒤에서 묵묵히 본인이 뭘 해야 되는 지를 아는 단장은 평생 못 구함. 그렇다고 주비사레타처럼 욕은 욕대로 다 먹으면서 감독 말만 듣고 그대로만 해줄 단장도 라포르타가 뽑을 일은 없고. 그러니까 감독이 1부터 10까지 다 해야 하는 팀이 된 거뿐.




챠비는 이걸 해줄 인물이라 봤지만 너무 이른 시기에 왔고 혹여나 더 가다듬어져서 왔어도 감독으로서, 사람으로서 이걸 견뎌내고 해낼 만한 인물은 아니었던 거뿐. 그릇이 작아도 너무 작은 사람. 선수로선 몰라도 감독으로선 바르셀로나를 거쳐간 감독 중 최악은 아니지만 너무 부족한 감독은 맞음.




다음 감독이 누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해결책이 되려면 전술전략이 좋은 감독이 오는 게 아니라 모두와 싸워나갈 만한 총체적인 능력이 좋은 감독이 와야 함.




어디서 어설프게 갖다 붙이는 사람들이 주장하는 크루이프이즘은 세상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이론이고 그 사람들 기준이면 지금 시티에서 펩이 하고 있는 축구도 크루이프이즘이 아님. 그런 사람들이랑 생각하는 게 비슷한 사람들이 보드진에 있었으니 세티엔 같은 쓰레기나 뽑아왔던 거임.




챠비는 크루이프이즘을 구현 못해서 실패한 게 아니라 그냥 능력이 모자란 사람. 그가 하려던 것의 일부도 크루이프이즘의 일부는 맞음. 무슨 궁극의 패스 축구만 바르셀로나의 축구가 아님.




적어도 이번엔 데코 실력은 확실하게 볼 수 있겠네요. 멘데스까지 끼어들어서 인맥질로 어중간한 애들 주장하면 얘도 모가지 쳐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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