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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tball/Writing

만체스터 시리 7

by 다스다스 2024. 2. 21.

 



챔피언스 리그를 볼까 이걸 볼까 고민하다가 이거 봤는데 잘한 건가 모르겠네요. 챔스가 재밌었다면 못한 건데 재밌었나요?
 
 
 
 
이번 시즌 보이는 문제점들 중 대부분은 풀백이 있냐 없냐와 좌우에 윙포워드를 둬서 측면 활용을 적극적으로 해야 하지 않냐 이런 것들보단 빠른 패스 흐름을 만들거나 좋은 위치를 미리 잡아 속도를 살려야 할 땐 살려주면서 주변 동료들을 지원해 주는 느낌의 모습들이 덜 나온다는 게 우선이고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개인적으로 펩이 포든에게 요구하는 것도 파우사 같은 헛소리가 아니라 그냥 빠른 패스 흐름을 최대한 많이 만들어 수비진을 모이거나 빼내게 만들어야 한다. 라고 보거든요.




당연히 볼을 받고 소유하는 모든 순간에 그럴 수는 없으니 그것을 스스로 판단해 실행에 옮기는 게 중요하다는 걸 강조하는 거죠.




근데 포든은 만들어진 흐름 속에선 지금도 꽤 잘하는 선수가 맞다고 보지만 스스로 이런 흐름을 만들고 올바른 위치를 잡는다는 사실 아무리 좋게 봐줘도 상대적으로 떨어진다고 봅니다.




자꾸 깐다고 하던데 까는 게 아니라 그냥 있는 사실을 말하는 거임. 더 발전할 여지가 안 보이는 선수면 이런 얘기 하지도 않음. 워커처럼 그냥 각만 보이면 깠거나 시티 선수는 아니지만 한창 자주 다뤘던 뎀벨레처럼 재능의 크기를 오판한 사람들의 헛된 기대라고 하면서 기대도 안 하겠죠. 그리고 더 좋은 선수로서 성장하려면 필요한 부분들도 맞구요.




포든이 상대 선수들과 떨어진 곳에 서있거나 동료들이 볼을 줄 때까지 서있는 게 프리해 보여도 막상 갇히기 좋은 공간에 서있는 경우도 많고 무엇보다 편하게 볼을 잡으면 가끔씩 볼을 엄청 오래 갖고 있거나 패스를 빨리 돌리지 않아서 상대한테 공간과 시간을 다 내줄 때가 있죠.




이럴 때 포든이 본인 장점들을 살려서 빠른 전개를 이끌어 내고 원투 터치 플레이를 더 해주면 사실 공격 자체는 지금보다 더 잘 돌아가겠죠.




펩이 지적하고 가끔씩 마음에 안 들어하는 것도 다 이런 것들을 바탕으로 한 거라고 봅니다. 이건 결국 포든한테 플레이 메이킹을 하라는 게 아니라 로드리-베르나르도 실바가 깔아주는 판에서 최대한 볼 흐름을 살려주고 판단력이나 통찰력 같은 것들을 기르라는 거겠죠.




루즈볼을 읽고 느리게 볼이 돌아갈 때랑 다르게 이미 빠른 패스 흐름이 만들어진 과정이나 애초에 슈팅밖에 할 게 없는 상황에서는 간결하게 플레이를 하고 슈팅 범위의 다양성도 어느 정도 있고 스킬도 어느 정도 갖추고 있으니까 스탯은 계속 쌓긴 하는데 막상 중앙에 위치할 때나 측면 공간에서 속도를 살려야 할 때를 못 읽는 경우가 있다는 게 현재 정체되어 있는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하구요.

 

(디아스가 볼을 뺏어서 잡고 가고 있죠.)

 
 

(여기서 포든이 해야할 건 본인이 상대 선수들과 어느 정도 거리가 있으니 빠른 패스 흐름을 이끌고 먼저 만들어 줘야 한다는 거죠. 물론 워커가 한 발 늦게 올라와서 좌우를 다 쓸 수는 없었지만 굳이 이 상황이 아니어도 포든은 오히려 본인이 프리할 때 판단이 늦을 때가 있습니다.)

 
 

(밥이나 베르나르도 실바한테 주지 않고 그냥 들어오던 로드리한테 내주고 본인은 들어가는데 이때 알바레즈가 비어있는 공간을 보고 바깥으로 나오죠.)

 
 

(홀란드랑 아까부터 들어가있던 디아스가 있으니 상대 선수들이 자신을 제일 먼저 견제하지 않는다는 걸 아니까 알바레즈가 빈 공간을 찾아서 간 겁니다.)

 
 

(예로 이렇게 이미 볼이 빠르게 흘러갈 때 포든은 판단이 매우 빠릅니다. 유의미한 장면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노골적으로 이 차이점이 보인 장면 중 하나라고 봅니다. 본인이 해야할 게 명확할 때는 모든 게 다 빠르죠. 이것을 위치를 가리지 않고, 상황을 가리지 않고 시기적절하게 할 수 있냐가 중요하다는 겁니다.)

 



알바레즈를 계속 쓰는 이유는 여기의 연장선이라고 봅니다. 알바레즈가 사실 퍼스트 터치의 기복도 심한 편이고 터치가 연속적으로 이어지거나 억지로 원 터치 플레이를 해야 하거나 할 땐 정확도도 많이 떨어지는 편인데요.




그럼에도 계속 쓰는 건 적극성을 갖추고 볼을 탈환하는 과정이나 자리를 잡는 거 자체가 영리하다는 거에 있다고 봐야겠죠.




사실 포지셔닝은 신체적으로 떨어지면서 몸이 머리를 못 따라가는 게 아닌 이상 기복이 거의 없는 영역이라고 봐야 하는데 그런 점에서 동료들을 보고, 상대 선수들을 보고 볼을 보고 좋은 위치를 잡아 본인이나 동료들의 미스를 덮어주는 거죠.




당연히 기술이 좋은 선수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습니다만 이런 선수가 필드 위에 있으면 어쨌든 실책이 나왔을 때 믿을 수 있는 선수가 있다는 장점이 있으니까요.




실제로 알바레즈가 강한 양상은 상대가 버스를 세우고 버틸 때보다 진흙탕 양상일 때죠. 미스가 많이 나고 서로 움직임이 많고 빈 공간이 상대적으로 더 나는 그런 양상. 그럴 때 올바른 위치에 있어서 본인이 찬스들을 잘 해결하고 공수에서 도움이 되는 거죠.




이런 면에서 전후좌우를 가리지 않고 기술적으로도 훨씬 높은 수준에 있는 베르나르도 실바가 있으니 데 브라이너가 있을 땐 반드시 필요한 존재는 아니겠습니다만 평상시에 베르나르도 실바를 그렇게 쓰는 건 당연히 낭비니 계속 쓰는 거라고 봅니다.




오늘은 데 브라이너가 없으니 포든이 중앙을 오고 가야 하고 로드리 프리롤과 왼쪽에만 서면 백패스, 횡패스 머신이 되는 아칸지를 위해 베르나르도 실바를 왼쪽에다 놨으니 대놓고 알바레즈를 워커 옆에다 붙여놨죠.


 

(베르나르도 실바를 믿고 과감하게 전진하던 로드리가 볼을 뺏깁니다. 베르나르도 실바가 바로 탈환을 못하고 브렌트포드가 전개에 성공하는 장면이죠. 이때 알바레즈가 상황을 읽고 움직입니다.)

 
 

(다른 선수들 신경도 안 쓰고 일단 본인이 최대한 빨리 붙으려고 하죠. 여기서 자기가 재빠르게 붙어서 경합을 들어가주면 다른 선수들은 각자 자신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시간을 버는 겁니다.)

 
 

(물론 그것을 알고 붙기 전에 빨리 넘겨버렸죠. 이제 디아스는 측면에서 시간을 벌면서 스톤스는 상황을 보면서 중앙으로 제일 먼저 들어가고 아칸지는 따라붙습니다.)

 
 

(이때 볼만 보고 한 놈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레길론은 그냥 버려두고 디아스-스톤스랑 간격을 맞추려고 들어왔죠. 상황을 또 안 보고 있습니다. 옆에 알바레즈가 따라 들어오면서 이 상황을 보고 있죠.)

 
 

(앞의 장면과 이 장면 사이에 워커가 뒤늦게 레길론을 보고 붙으라고 손짓하는데 알바레즈가 바로 붙어서 큰 위기 없이 넘어가죠.)

 
 

(이것도 잘 보였던 장면 중 하난데요.)

 
 

(볼이 떨어지자마자 제일 먼저 움직이죠. 이런 영리함과 적극성이 알바레즈 기용의 이유라고 봅니다. 지금보다 더 다양한 위치에서 효용성을 가져갈 수 있다면 베르나르도 실바와는 다른 의미로 매우 범용성 있는 자원이 될 수 있겠죠. 펩도 그걸 알고 있으니 계속 쓰는 거라고 봅니다.)

 
 
워커 많이 까긴 하지만 무지성으로 빠른 패스 흐름을 만드려고 하니까 루즈볼을 만들고 불확실한 상황을 공격 과정에서 만드는 것도 있어서 펩이 쓰는 것도 있다고 봅니다.




문제는 동료들을 아예 보지도 않고 자기가 하고 싶은 데로 하고 실책이나 미스에 관한 것들은 아예 생각을 안 하니까 문제인 거죠.




(굳이 이거저거 표시 안 해도 그냥 바로 느낌이 오지 않나요? 보지도 않고 일단 종 패스하거나 슈팅 때리거나 하죠.)

 
 

(좌 - 알바레즈 패스맵. 초록색 - 패스 성공, 빨간색 - 패스 미스, 노란색 - 어시스트 및 키패스. 우 - 알바레즈 히트맵. 오늘의 수확은 알바레즈가 워커랑 공존은 포든보다 나을 수도 있겠다겠죠.)

 
 
 
 
제가 그동안 얘기해 온 것들에서 크게 벗어나는 느낌은 안 들어서 새로운 뭔가를 찾아내거나 이후 가능성을 예측한다기보단 도쿠가 들어온 이후에는 그냥 도쿠만 봤는데요.




오늘은 상대가 발을 뻗고 들어올 때까지 기다린다기보단 평상시랑 다르게 주변 동료들을 보면서 내주고 패스 앤 무브를 시도하려고 하는 등 조금 다른 모습을 일부분 보여줬다고 보는데 사실 이게 꼬맹이 드리블러들의 성장 과정의 일부거든요.




막힐 때까지 드리블을 시키고 막히는 데도 계속 두면서 이게 왜 막히는지 스스로 깨닫게 해서 그때부터 어떤 식으로 변화해 나갈지 찾아나가는 그런 방향성을 잡고 발전시키는 학습 과정인데 오늘은 도쿠가 이 모든 것들을 몸으로 느낀 건 확실하다는 볼 수 있었죠.




어떤 식으로 성장 방향을 잡아야 할지는 뭐 앞으로 더 찾아 나가야 하고 펩이 다 생각해 놨을 거라고 봅니다만 오늘도 나와서 어거지로 했으면 보기 안 좋았을 거 같은데 그나마 다행이라고 봅니다. 그릴리쉬처럼 플레이가 소극적이고 안정적으로만 안 변했으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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