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즌 가장 큰 문제는 여전히 데 브라이너 외에 양 측면 공간을 적극적으로 쓰면서 순간적으로 패스 속도를 빠르게 만들어주거나 루즈볼을 만들어 주는 선수가 없으니 속도가 전혀 살지 않는다는 거.
그러다 보니 오는 기회들을 득점으로 연결을 못 시키면 경기가 어렵게 갈 수밖에 없음. 이번 시즌 들어서면서 안 풀릴 때도 유도를 거의 안 하는 게 체력적으로 딸리니 선수들이 자신있게 안 하는 것도 있겠지만 상대 선수들을 볼 뒤로 빼면서 빠르게 연결을 시도할 루트가 거의 없으니 안 하는 것도 있을 거라고 봅니다.
했는데 상대한테 시간과 공간을 다 내주게 되면 그건 하는 의미가 없으니.. 실제로 숏 카운터 느낌이나 패스 1-3번으로 상대 수비 대형 갖춰지기 전에 이뤄지는 공격이 거의 안 나오죠. 단순히 끌어들이냐 아니냐의 문제는 아니고 핵심적으로 볼을 내보내고 속도를 내는 선수들이 매우 제한적이니 나타나는 문제라고 보는 게 제일 타당하겠죠.
그러니 어느 순간부터 베르나르도 실바를 오른쪽에서 필요할 때만 로드리가 올라갈 수 있게 잠깐 머물러 주거나 거쳐가는 식이 아니라 아예 프리롤로 풀어서 로드리도 마찬가지로 프리롤로 만들어 공격적으로 쓰는 게 기본 베이스가 되어가고 있죠.
오늘 경기 제일 큰 문제점은 가변성이 떨어지는 코바치치와 느리게 돌아가는 와중에 포지셔닝, 오프 더 볼은 물론. 판단이 좋지 못한 누네스를 왼쪽에 같이 놓으니 필드 위에 2명이 없는 셈이나 다름없었다는 것.
한 명은 본인 위치는 아는데 다른 선수들이랑 위치를 재빠르게 바꾸질 못하니 위치가 겹치거나 별로 넓지도 않은 공간에 선수들이 모여있고 한 명은 그냥 본인 위치도 모르는데 경기 흐름도 못 따라가고.
특히 초반 15분 동안 유심히 봤는데 베르나르도 실바-로드리가 경기를 풀어나가면서 포든이 그것을 이용하는 와중에 코바치치의 존재 이유가 없었고. 누네스가 좌측면에 있어도 얘는 속도전을 하기 용이한 상황이거나 원온원을 하는 와중에 누가 협력을 빨리 올 수가 없거나 이 두 가지가 아닌 이상 볼을 길게 잡고 있다가 이도저도 아닌 판단을 하거나 뒤로 돌려서 사실상 무의미하게 만들어 버림.
결국 왼쪽만 가면 볼이 전진을 하는 게 아니라 선수랑 같이 후진을 하거나 속도는 역주행할 때 사는 거죠. 이게 누네스 문제라고 봅니다.
어느 경기를 봐도 터치가 그렇게 균일하지 못한 것 같은데 퍼스트 터치를 제대로 못하거나 연속으로 이어갈 때 터치가 삑사리 나면 그때부터 볼만 어떻게든 지키려고 하지. 플레이가 실속이 하나도 없음. 상대가 그 안에 붙어버리니 지키려고 이거 저거 다 하다가 다 내주죠.
그러다 보니 최대한 열린 상황에서 볼을 받으려고 하고 펩도 그걸 알고 있으니 좌우 측면에다 쓰는 거라고 보는데 주위를 보질 못하거나 한참 뒤에 봐서 어느 순간 보면 속도는 느려지고 흐름은 죽어있고 상대는 자리를 다 잡으면서 볼은 다시 뒤로 돌아버리는 거임.
이건 이 선수가 미드필드냐 포워드냐 이전에 경기 흐름을 못 따라가는 거라고 봅니다. 이렇게 측면 공간을 순간적으로 써야 할 때 쓰질 못하니 들어가야 되는 골들이 안 들어갈수록 더 경기가 꼬이는 거라고 보는데 중앙에서 주로 뛰는 선수들이 그만큼 기존보다 더 높은 난이도로 뛰고 있는 것도 영향이 있겠죠.
스샷 찍으면서도 영어 해설이 펩이 누네스 하는 거 보면 무조건 화났을 거라고 하던데 (absolutely furious) 진짜 하는 게 다 시야가 너무 좁음.
결국 도쿠와 교체됐는데 일단 포지셔닝과 적극성은 도쿠가 몇 배는 훨씬 나았다고 생각하구요.
개인적으로 펩이 도쿠를 계속 쓰고 있는 건 선수 본인이 원래 해오던 게 읽혔다는 걸 스스로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요즘 자주 질문받는 밥 같은 경우도 침착하고 주어진 공간을 잘 활용하긴 하나 지금 측면의 선수들에게 요구하는 건 그런 이용하고 활용하는 게 아니라 어떻게든 박스 안으로 밀어 넣고 루즈볼을 만드는 거라고 보는데 사실 이건 도쿠가 그나마 현재의 자원들 중 제일 낫죠. 이미 전자의 카드는 데 브라이너가 있으면 포든이 충분히 해줄 수 있기도 하구요.
물론 오늘은 기존의 플레이 방식이 완전히 읽힌 것도 확신에 확신을 할 수 있을 만큼 보였고 조금 변화를 주려는 것도 타이밍이 다 읽혀서 실망스럽긴 했습니다만 무지성으로 상대가 들어오기만 기다렸다가 치고 달리는 건 확실히 덜 하고 있고 해야 할 때가 아니면 안 하고 있습니다.
이러면서 문제는 박스 안으로 볼을 못 넣고 있고 홀란드가 빠지니 협력 수비의 먹잇감이 되는 게 더 노골적으로 보였다는 거겠죠.
홀란드가 아무리 넣어줄 걸 못 넣어주고 있어도 일단 동료들의 공간을 열어주려고 박스 안에서 절대로 도망가지 않는 게 꽤 크다는 게 적은 시간임에도 그대로 보였다고 봅니다. 그게 보이니 펩도 데 브라이너를 바로 넣은 거라고 보구요.
이제 곧 있으면 3월인데 이런 성장 과정이 지금 시점에 이뤄지고 있다는 게 사실 바람직하다고 보진 않는데 그릴리쉬를 전반기에 어떻게든 기존보다 더 과감하게 써보려 했던 게 선수 본인의 문제로 잘 안 됐으니 어쩔 수 없는 거겠죠.
리그는 사실 데 브라이너를 이렇게 조심스럽게 쓰면서 3-5월에 초점을 맞추면 재수 없는 일이 생기지 않는 한 걱정을 안 하는데 챔스는 이 현재의 문제점을 어떻게든 일부분이라도 성과를 얻어가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로드리 프리롤도 이제 상대 팀들이 익숙해지고 있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