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뭐 발표만 남겨두고 있는 거 같은데 챠비의 바르셀로나 얘기는 더할 것도 없고. 경기 다시 돌려봐도 바르셀로나는 8강이나 엘클 정도만 돌려볼 것 같음. 글로 이어질지도 모르겠고.
플릭에 대한 질문들이 많은데 사실 뮌헨 시절 가지고 지금을 예측하는 건 무모하고 무의미한 짓이라 생각하고 그거 그대로 가져와서 전술에 선수를 끼워 맞추면 볼 것도 없이 실패할 거임. 그 짓거리하던 베니테즈의 현재가 어디에 있는지 보시면 좋은 예시가 될 수 있을 듯.
아무리 리가가 경쟁력이 계속 떨어지고 있어도 그 정도로 쉬운 곳은 아님. 그리고 제일 중요한 건 마드리드, 아틀레티코, 빌바오 등등과 얼마나 맞설 수 있냐고. 국대에서도 대차게 실패한 게 맞아서 본인이 뭘 깨달았나가 중요한 것도 맞다고 봅니다.
솔직히 까봐야 아는 건데 개인적으로 너무 숙이고 들어온 게 서로 니즈가 맞은 측면이 있어 보여서 (보드진은 작품 만들기, 감독은 평판 살리기) 그 부분이 좀 켕기긴 합니다. 발베르데 때처럼 보드진 입김이 너무 셀 것 같다는 소리기도 한데 1년 차에 바로 증명하는 게 생각 이상으로 중요하지 않을까.
그나마 긍정적으로 볼 게 뮌헨이 반 할 선임할 때쯤부터 독일 축구 전체적으로 자체적인 연구보단 바르셀로나를 비롯한 해외의 이론적인 부분들을 많이 연구한 편 (물론 그 이전에도 이론적인 발전은 있었던 곳) 인데 그런 점에서 바르셀로나의 이질적인 면들을 이방인으로서 이해하는 데는 조금이나마 장점이 있지 않을까 싶은 건 있음.
이건 제 개인적인 감상이 아니라 독일에서 트레이닝론을 공부하신 분들이나 코칭 코스를 밟아보신 분들은 다 아실만한 부분임. 투헬의 트레이닝론도 바르셀로나에서 따온 것들이 있고.
하인케스가 귀신 같이 바르셀로나의 측면은 고장 났다는 걸 간파했던 것도 바르셀로나의 핵심은 중앙이 아니라 측면이었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었는데 (당시 대부분은 티토의 바르셀로나가 오픈 게임을 하니 실점이 많은 거뿐이다라고 함) 펩이 뮌헨 가면서 더더욱 이쪽을 심화 과정으로 판 이론가들도 있을 거구요.
SPOX 라는 독일 언론에서도 08-09 시즌에 바이에른 뮌헨을 박살 냈던 당시 바르셀로나를 굉장히 세부적으로 파헤친 칼럼도 있었는데 꾸코에도 누가 번역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당시 기준 가장 섬세하고 정확한 분석의 칼럼이었음.
2. 챠비 첼시 루머를 봤는데 뭐 어느 정도의 신뢰성을 가진 기사인지는 모르겠지만 사단이 같이 넘어가면 첼시 팬들의 기대치를 채우기보단 실망스러울 확률이 더 높지 않을까 싶음.
왜 저번 시즌부터 먼저 나서서 이 코칭스태프들 다 무능한 것 같다고 지적했냐면 바르셀로나의 현 의료진의 대표자인 프루나가 근육계 부상 관련해서 데이터가 제일 많다고 봐도 무방한 스포츠계 의사임.
거의 30년 가까이 현역에서 구르면서 데이터를 쌓아왔고 메시가 시즌 전체를 소화할 수 있는 프로그램 짠 것도 이 사람이고. 이니에스타 건강하게 뛰게 만든 것도 이 사람.
문제는 이런 의료진을 데리고도 피지컬 트레이너가 조화로운 트레이닝론을 짜내지 못해 2 시즌 연속 똑같은 시기에 선수들 리듬이 떨어지고 부상이 겹치고 1-2월에 팀이 위기를 맞이했음.
개인적으로 의료진 탓을 별로 안 했던 게 최종적인 판단은 감독이 하는 거고 중간 과정에 선수들이나 트레이너들이 기여하는 바가 적지 않은데 꼭 뭔가 비슷한 장면이 겹치면 그 선수는 바로 아니면 얼마 안 가 부상을 당하는 게 피지컬 트레이너가 너무 의심스러웠음.
포체티노도 연줄 많이 타는 게 부정적으로 작용했는데 챠비는 그것보다 더함. 대놓고 자기 사람 쉴드치면서 긁히는데 리가는 특정 기간에 엄청 타이트하다면 EPL 은 컵 대회를 분리 운영하지 않으면 (아니면 대놓고 버리거나) 쭉 타이트하기에 한 번 꼬이면 지금 챠비는 못 풀어냄. 선임할 생각이 있다면 조건 맞춰주기보단 첼시의 조건에 맞춰라가 되어야 그나마 나을 듯.
근데 제가 봤을 땐 정신적으로 좀 쉬어야 할 사람으로 보여서 다른 감독 찾는 게 나아 보입니다.
3. 펩 기사도 봤는데 펩이 자신의 거취를 그렇게 빨리 결정짓는 건 본 적이 없어서 뭐 지금은 크게 신경 쓸 기사는 아닌 듯. 뮌헨은 애초에 바르셀로나와 정반대인 완전히 다른 곳이었으니 그 부분을 겪고 싶었던 게 엄청 컸다고 보구요. 거기서도 시티가 먼저 약을 치지 않았다면 더 했을 수도 있다 생각함.
장기 계약 안 하는 것도 다른 누구도 아닌 자신의 동기 부여를 위해서 안 하는 사람임. 안정감이 주는 나태함을 싫어하는 성격이기도 하고. 그야말로 미친 워커홀릭. 바르셀로나에서도 시간 오지게 끌다가 늘 전반기 막바지나 후반기 중간에 오피셜 내고 그랬음. 관련 소스 흘리는 게 싫어서 기자들한테도 묵묵부답. 에스티아르테 외에 아무한테도 얘기 안 했고. 라포르타나 로셀은 늘 전전긍긍.
저번 시즌에 행복해 보인다 했던 것도 그렇게 공개적인 자리들에서 감정을 드러내는 경우가 거의 없었던 사람인데 시티 가선 유독 그런 경우가 많이 보였기 때문이었고. 실제로 그게 계약에도 여러 차례 반영이 됐었다고 봅니다.
개인적으로도 더 줄 수 있는 게 있거나 치고 나갈 여지가 내외적으로 보인다면 더 한다는 얘기를 한 것도 팀의 리듬이 전체적으로 너무 떨어져서 막을 수 없는 변수들이 늘어나는 시즌이 되면 동기 부여는 자연스레 떨어질 수밖에 없으니까 그런 거. 이 부분은 시즌이 시작하기 전엔 알 수가 없음. 바르셀로나 땐 이게 원동력이 될 줄 알았는데 떠났던 거 생각하면 시티도 비슷한 느낌이지 않을까.
게다가 지금 시티가 시기적으로 스쿼드에 좀 변화를 과감하게 줄 시기인데 유지를 택하면 떠날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고 그게 아니라 꽤 변한다면 한 번 정도 더할 수도 있겠다에 무게를 두는 게 맞지 않을까 싶음.
치키 얘기를 한 것도 바르셀로나는 펩이 티토 추천한 걸 진심으로 받아들이고 (당연히 자기랑 꿈을 같이 시작한 친구인데 흉을 볼 리도 없고 펩은 원래 어떤 사람도 깎아내리지 않음.) 티토 선임하고 또 다른 펩 만드려고 하다가 팀이 그때부터 하락세를 제대로 탔음.
치키가 가끔씩 지 꼴리는 데로 선수를 사고 한 번 어긋나면 미쳤나? 싶을 정도인데 사람 보는 눈은 타율이 매우 좋은 편임. 얘 나가면 그렇게 까다가도 가끔씩 그리워질 걸요. 바르셀로나 팬들도 얘 있을 때 욕 엄청 했는데 나가고 나니 재평가의 연속임. 시티가 현 기조를 이어나갈 거면 동시에 나가는 일은 없어야 하는 게 당연한 거.
Football/Wri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