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 너무 못한다. => 그렇게 잘 팔아야 할 이유가 없다. 어차피 그 돈 내 돈도 아니고 차라리 이미지 소비를 위해 손해 보는 게 낫다. 떠나는 선수에겐 길 터줬다는 좋은 기억으로. 팬들한테는 바르셀로나만을 생각하는 선수만 취급한다는 지멋대로의 기준들로 좋은 사람으로 남기. 이건 구조상 어쩔 수가 없다.
왜 이렇게 싸게 주고 비싸게 사냐? => 내 돈 아니고 나 쓸 만큼만 있으면 되니까 남길 필요가 없다. 어차피 바로 다 쓸 수 있는 거 아니면 그 돈은 다 똥이다. 여긴 5년, 10년 뒤를 생각하면서 일하는 보드진은 없다.
오늘만 사는 사람들한테 그런 거 바라지 말자. 잘 팔면 그만큼 더 호구로 산다. 뎀벨레, 쿠티뉴 이후로 모든 클럽들이 바르셀로나가 돈을 많이 쥐고 있으면 어떻게 하는지 다 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이제 다음 시즌 예산 끌어오고 어디서 정체 모를 돈을 끌어오는 미친 짓은 안 된다는 거다.
그 정도 아닌데 이상하게 이적료가 높다. => 에이전트나 단장부터 보자. 아니면 더 들어가면 에이전시 자체나 단장 이상의 직책을 가진 애들 중 누군가가 뭔가를 했다.
이상하게 잘 팔았네? => 선수가 클럽을 위해 희생했거나 (자신이 원하는 클럽으로 가기 위해 바르셀로나에서 받던 연봉 대비 대폭 삭감 등) 에이전트가 중간에서 다리를 잘 놨거나 바르셀로나한테 호구 잡힐 정도로 더 장사 뒤지게 못하는 클럽이다.
이건 반대로 이상하게 잘 샀네도 적용된다.
바르셀로나는 항상 유망주들은 필요한 만큼의 돈이나 그보다 적게 받고 내주고 전성기 근처나 전성기에 돌입한 선수들은 대부분 평가 대비 비싸게 사와서 최대 3-4년 정도만 잘 써먹다가 프리로 풀어주거나 올라간 연봉이 수습이 안 돼서 어쩔 수 없이 헐값에 넘겨주던 팀.
그래서 항상 듣던 욕이 장사는 뒤지게 못하는데 선수들 배려는 오지게 해준다였고. 선수들 유통 기한은 짧아서 상대적으로 사이클이 짧다는 평을 받던 팀. 유일하게 이 흐름을 꺾었던 게 메시-이니에스타가 (또는 메시만) 건강하면 트로피를 무조건 먹던 그 시기. 얘네 빼면 에이스로 제일 오래 버티면서 성적도 같이 낸 건 라우드럽과 피구 정도.
내부 보강으로 영역을 옮겨보면 그나마 나아진 게 EPL 팀들한테 노동법의 차이로 때론 털리고 뺏길 위기까지 가고 산전수전을 겪고 티토 이후 구멍 뚫기가 거의 불가능의 영역에 가까워진 이후 선수들이 알아서 이탈하고 조금만 흔들어도 떠나니까 지금은 나름 바이아웃도 B팀 수준에선 충분히 높게 잡고 있고 성인 계약도 상대적으로 빨리 주고 급여도 많이 개선된 거.
원래 나노 이후로 어린 애들한테 돈을 일찍, 많이 주면 무조건 망한다는 고정 관념이 제일 강했던 팀이 바르셀로나. 이걸 재확인시켜준 게 푸츠. 나이 대비 돈을 많이 벌고 사람들이 별 것도 아닌 걸 넘어선 무책임한 횡패스, 백패스를 빠른 패스라고 환호하고 그걸 재능이라고 빨고 있으니 말이랑 행동이 싸가지 없어지니 감독 입장에선 그런 것도 하나하나 다 고려 사항이었을 거.
꼬맹이들을 자주 보고 인내심을 갖고 보려면 제일 중요한 건 팀이 궤도에 오르고 기복의 폭이 적어질 정도로 틀이 갖춰져야 함. 걔네들의 영향력이 덜 해야죠. 이길 땐 더 크게 이기는 정도고 지더라도 걔가 패배의 원흉이 될 일은 없는 그 정도. 그만큼 어렵죠.
워낙 마시아 챙겨보는 사람들이 세계적으로 많으니 컴패리즌도 있고 무슨 카데테, 후베닐 때부터 기대치가 어느 정도 잡히곤 하지만 퍼스트 팀에서 성장 방향성을 찾아보기 전까지 대다수는 모르는 일임. 콜업도 팬들이 바라는 데로 하는 게 아니라 감독 입맛과 퍼스트 팀 상황에 맞게 고르는 거고.
게다가 워낙 극성맞은 언론들 탓에 한두 경기 잘하면 기대치는 떡상하고 한두 경기 패배의 원흉이 되면 멘탈을 부숴버리기 때문에 실력을 떠나 정신적인 그릇 크기가 어렸을 때부터 상대적으로 너무 크게 작용하는 환경임.
개인적으로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건 트레이닝론이 정형화 되면서 감독만 잘 따라가거나 선수가 의지가 확고하면 임대가 이제 영원한 안녕을 미리 알려주는 신호는 아닐 수도 있겠다는 거고. 부정적인 건 팀이 지금보다 더 잘해지거나 안정적으로 자리 잡히면 떠나는 선수들은 지금보다 더 많을 수도 있겠다는 거.
전자는 조금 더 봐야겠지만 후자는 딱히 바뀔 이유가 없지 않을까 싶음. 에이전시들 추세도 어렸을 때부터 프로필 팔아서 조기에 재계약이나 바이아웃이나 릴리즈 조항 삽입여부 갖고 저울질 하는 건데 바르셀로나는 반드시 잡아야 하는 선수란 판단이 서는 게 아니면 초장에 큰돈을 안 주니 나갔다 돌아오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 보겠죠.
동일한 포지션이나 유형을 노린다 했을 때 당연히 빠른 적응기를 이점으로 볼 테니까. 무엇보다 세스크나 피케, 에릭 케이스들 때문에 이제 돌아오는 거에 대한 거부감이란 것도 없음. 혹여나 연봉 깎고 오는 카탈란이면 오히려 더 좋아할 걸요.
기우가 첼시 가서 잘하는 것과 바르셀로나에서 기다렸다 터진다의 차이는 처음 그가 마주하는 난이도, 주변 환경, 기대치 등과 인내심의 차이인데 선수 입장에선 그 차이가 꽤 클 수도 있고 반대로 더 빨리 망하는 지름길일 수도 있겠죠. 선수의 시계열은 클럽의 시계열과 다르니 그의 불안감을 클럽이 달래주는 것도 사실 말이 쉽지. 매우 어려운 일.
개인적으로도 상위 레벨을 맛이라도 본 선수가 계속 하위 카테고리에 머물러 있는 것도 상황이나 유형이나 포지션마다 다르겠지만 많은 수비수들을 겪어봐야 하는 포워드의 입장에선 대부분 탐탁치 않아하는 게 정상이라고 보구요. 그럴 거면 올리지 말았어야 함. 근데 이건 또 결과론적인 얘기니까요.
근데 바르셀로나가 지금 해야 할 건 내부 보강을 염두에 두고 꼬맹이들 미래를 저울질 하고 그거 단속을 잘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외부 보강을 해서 팀 내 경쟁 구도를 단기적으로 확실하게 강화해서 어설프게 꼬맹이들이나 전력 외 선수들을 갖다 쓰는 일을 최대한 없애는 거임.
데코는 그걸 외부에서 유망주를 데려와 비슷한 또래 애들끼리 내외부 경쟁 구도를 생각하는 거 같은데 그게 과연 맞나 싶으니 계속 의문을 갖는 거고.
솔직히 쟤가 고르는 애들이 철저하게 쟤 기준으로 고른 선수들인지도 의문스러움. 지금 그렇게 루머 나오는 루이스 디아즈도 포르투갈 기반의 에이전시인데 능력 없는 거 너무 티 남. 서로 한탕 하면서 덩치 키우려고 깝치는 느낌밖에 안 드는데 이 정도면 아무 것도 안 하는 게 나은 수준.
그리고 원래 안 나가려는 쩌리 선수들이 더 안 나가려고 하는 건 나도 잘만하면 비벼볼 만한데? 란 심리가 어느 정도 있을 거라고 봅니다. 그래서 방출 명단이 궁금하고 실제로 얼마나 실행에 옮길 수 있는지도 중요하다고 봅니다.
'Football > Writing'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잉글랜드 감상평 3 (19) | 2024.06.29 |
---|---|
잉글랜드 감상평 2 (12) | 2024.06.25 |
시나리오 나오는데 (15) | 2024.06.20 |
심심해서 (14) | 2024.06.18 |
바르셀로나 너만 남았다 (12) | 2024.06.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