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려다가 요 며칠 티스토리 오류로 글이 날라가고 안 올라가고 그러니까 의욕이 팍 떨어져서 미루고 미루다가 조별 예선 3차전 전에 간단하게라도 한 번 짚고 넘어가는 게 나을 거 같아서 올립니다.
현재 유로는 잉글랜드만 유일하게 2경기 다 봤고 나머지는 뭐 한 경기 본 나라도 있고 아예 안 본 나라들도 있고 그렇습니다. 말씀드렸듯이 보는 경기마다 다 짚진 않습니다.
동일한 라인업을 들고 나왔으니 같은 걸 짚기보단 변화한 부분들을 발견하는데 초점을 맞췄는데 쭉 써보자면...
- 사우스게이트가 트리피어에게 기존보다 더 적극적으로 움직이라고 주문을 한 건 맞는 거 같다.
그리고 경기 중에도 케인이 왼쪽 공간에 끼어들거나 서로 손짓을 하거나 얘기하는 거 보니 문제점을 어느 정도 인식은 했다고 보는 게 맞으나 문제는 트리피어가 실행에 옮기는 속도, 판단 등이 그냥 다 썩은 수준이 아니라 답이 없다. 솔직히 현재 경기력 문제의 50% 이상은 다른 누구도 아닌 얘다.
- 어느 정도 이 부분에서의 문제점을 인식했는지 앞서 말했듯이 필요하면 케인을 왼쪽의 연결 고리로 기능하게 만들었다.
중앙을 버리더라도 (어차피 밀도 높은 수비에 빠르게 대응하려면 측면을 써야 하니) 좌우를 쓰는 게 중요하다는 판단을 내렸고 그걸 보여준 셈인데 유의미한 장면이 거의 나오지 않았다. 현 구성으로 좌우를 잘 쓸 수 없다고 결론이 났으니 아놀드 대신 갤러거란 얘기가 나오는 거 같은데 왜 이걸 본선을 치르면서 느끼냐가 문제. 시험할 시간은 충분히 많았다.
- 아놀드에게 아쉬운 건 라이스의 움직임을 비롯해 주변 선수들의 움직임에 맞춰서 같이 움직여주지 않는 거 하나다. 생각 이상으로 너무 멈춰있거나 경합을 과감하게 하질 않으니 상대 선수들이 공수 양면에서 어려움을 겪지 않는다. 이 연장선으로 후방에서의 상호 작용이란 게 아예 하나도 없으니 벨링엄이 내려와서 숫자를 늘려주고 움직임으로 깨부수면서 올라가는 거 아니면 전진이 안 된다.
다만 사우스게이트가 필립스의 부재를 언급하는 건 아놀드를 좌우 전환 패스나, 롱패스, 대각선 패스, 45도 패스 등에서 유의미한 존재이자 시발점으로 쓰려했는데 그 부분이 잘 나오지 않았다는 걸 얘기하는 거 같은데 이건 아놀드를 비롯한 미드필드들을 탓하기 전에 트리피어를 왼쪽에다 쓰고 있는 본인 문제다. 본인에게 쏟아지는 비판을 피하려고 쓸데없이 선수들에게 화살을 돌리는 건 보기 좋지 않다.
- 반대로 수비 과정에선 지나친 안정성이 문제가 되고 있다. 포든과 벨링엄이 사실상 프리롤로 돌아다니기 때문에 전방 압박 과정은 측면으로 적극적으로 몰기보단 중앙 부근에서 대부분 간헐적으로 이뤄지거나 뒷선의 선수들이 빠지는 시간을 벌어주는 정도인데 이게 상대 선수들의 전진과 패스 루트 다변화를 오히려 간접적으로 도와주고 있다.
후반전이 되면 갤러거를 제일 먼저 넣는 것도 결국 움직임으로 이런 쪽에서 안정화를 가져가기 위함 역시 있다고 보는데 욕심이 과하다.
사우스게이트는 큰 틀에서 심플하게 짜놓고 선수들의 개인 능력으로 공수 양면에서 너무 많은 걸 얻으려고 하고 있다. 절충안을 찾든지. 포기할 건 포기하든지. 뭔가 답을 내놓아야 이번 유로에서 조금이라도 승산이 올라가지 않을까.
이미지로 몇 가지 장면들을 짚어보고 마무으리 하겠음.
사실 심플하게 지시하고 디테일의 영역을 선수들에게 맡기는 걸 무작정 비판하는 쪽은 아니긴 한데 사우스게이트는 좀 심하긴 합니다.
물론 토너먼트에선 잘 얻어걸리면 올라가는 경우가 있으니 일단 어떻게든 조별 예선만 뚫고 토너먼트 가고 우승만 하면 문제를 삼지 않는 사람들도 있겠죠.
근데 선수 구성부터 감독의 실책이 심하게 보이고 너무 안일하게 접근한 티가 2경기 연속 꽤 크게 난다는 점에서 책임을 안 물을 수가 없네요. 전형적인 쫄보 감독 + 빅 클럽 경험 안해본 잉글랜드 감독들 특유의 지나친 안정성 추구로 아무런 색깔도 없고 아무런 매력도 없는 축구를 하는 감독이 그에게 가장 어울리는 표현 같습니다.
뭔가 포터 첼시의 다운그레이드 버전을 보는 느낌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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