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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tball/Writing

잉글랜드 감상평 4

by 다스다스 2024. 7. 1.

 
 
 
 
3차전 후반전에서 힌트를 얻어 그걸 좀 응용해 본 거 같은데 핵심을 간파당했음.





사실 조별 예선에서도 과감하게 돌리지 않은 감독이 토너먼트 와서 과감하게 시도해 볼 거라는 건 망상이라서 (오히려 더 쫄보가 되겠죠. 공포감을 극복을 못하는 감독이 토너먼트는 삐끗하면 골로 가는데 과감하게 한다는 건 말도 안 되는 헛소리임) 슬로바키아가 당연히 간파할 수밖에 없었다고 생각하구요.
 
 
 
 
 
3차전 댓글에서도 대진 운 좋은 거 좋아할 게 아니라 반대로 위험 요소로 꼽은 건 현 시점에서 진흙탕 싸움이나 한 골 싸움을 한다 했을 때 (제가 사우스게이트면 애초에 이걸 메인 플랜으로 뒀을 거라 생각함) 오히려 얻어맞으면서 끌어들여 최대한 오픈 게임 양상이 벌어지게 만들어서 한 골을 노리는 게 더 좋다고 보기 때문.





오히려 상대적 약팀들은 잉글랜드는 라인을 유동적으로 가져가면서 괴롭히는 게 잘 먹히는 걸 알고 있으니 전반전에 강하게 걸어서 선제골을 넣는 순간부터 모든 플랜이 다 깨지는 거죠. 슬로바키아도 90분 내내 잘했죠. 얘네는 90분을 11명이 소화를 못 하니 중간에 바꿔주면서 대응하고 점점 뒤로 빠졌지만 90분 체력 싸움에서 얘네보다 더 능한 팀이랑 만나면 이것보다 더 위험할 가능성이 높겠죠.
 
 
 
 
 
결국 조별 예선부터 보이던 위험 요소들이 연장선으로 드러난 경기임. 이렇게 되면 감독의 쫄보 기질과 상충하는 축구를 해야 하는 순간이 오는데 여긴 감독이 교체를 과감하게 하지 않고 대부분의 교체도 말 그대로 자리만 바꾸는 거기 때문에 이 타이밍을 못 캐치하는 순간 경기는 훅 가버리는 거임. 이러니 감독이 안정성을 놓지 못하고 어중간한 축구를 하는 거죠.
 
 
 
 
 
게다가 팀의 알파이자 오메가인 벨링엄이 움직임이 죽었음. 오늘이야 막바지에 하나 해줬지만 3차전부터 느낌이 이상했는데 역시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어디서 누구한테 죽음을 당할진 모르겠지만 사우스게이트가 조별 예선 양상을 너무 쉽게 예측하고 (그냥 다 내려앉아서 얻어맞다 반격하는 전형적인 버스 양상만 생각하고 온 느낌) 벨링엄 갈아버리면 쉽게 갈 거라고 본 건 부정할 수 없음.
 
 
 
 

이미지로 짚고 넘어가면서 덧붙여 보겠습니다.
 
 

(슬로바키아는 아예 왼쪽을 과감하게 버리면서 과감하게 잡아먹으려 했음. 저 검은색 동그라미 친 선수를 제외하곤 모두가 오른쪽, 중앙을 막는데 신경 썼죠.)

 
 

(왼쪽 풀백인 한츠코는 사카한테 볼이 가면 상황을 다 무시하고 간격과 대형을 깨고 맨투맨으로 붙어서 앞으로 움직이지 못하게 수비했음)

 
 

(그리고 이런 식으로 볼이 뒤로 빠져서 본인들 후방에서 돌거나 잉글랜드 선수들이 하프 라인을 넘어오는데 성공하면 페카릭이 상황을 보면서 트리피어한테 붙어주는 거죠.)

 
 

(워커가 올라가있던 상황에 운이 좋게 루즈볼이 흘러 들어간 게 문제가 아니라 잉글랜드는 이런 상황에서 다른 선수들이 들어올 시간을 벌어주는 지연을 해줄 선수가 없음. 스톤스가 공수에서 너무 사리는 게 사실 꽤 큰 문제로 작용하고 있는데 왜 그러는 지는 잘 모르겠음. 아니면 그냥 맛탱이가 간 걸수도.)

 
 

(게히랑 트리피어를 버리는 게 아니라 일부러 저기로 보내서 볼의 속도를 죽이고 후방에서 볼이 돌게 만들어 흐름을 죽여버리는 거임)

 
 

(마찬가지로 스톤스한테도 뺏으려고 작정하고 덤벼드는 게 아니라 저기로 어쩔 수 없이 주게 만드는 거죠. 기가 찬 게 여기선 트리피어가 게히한테 주라고 하고 게히는 또 트리피어한테 주라고 하고 돌대가리들끼리 아주 쌩쑈를 하죠.)

 
 

(트리피어는 박스 근처는 몰라도 하프 라인 전후 지점에선 각만 막으면 끝임)

 
 

(결국 안 풀리니까 워커가 무지성으로 넘겨버리죠. 고장난 시계가 또 한 번 맞긴 했습니다.)

 
 

(벨링엄, 포든, 케인이 도와주긴 하지만 사실 혼자서 엔드 라인까지 넓게 필드를 쓰면서 속도를 내주고 상대 수비 대형을 흔드는 선수는 사카가 유일했습니다. 문제는 볼이 많이 그리고 제때 들어가질 않았죠.)

 
 

(똑같습니다. 게히랑 트리피어는 막을 필요가 없습니다.)

 
 

(막을 가치가 없음. 줄 수 있는데 안 주는 건 저기 주면 다시 처음부터 시작이니까 안 주는 거임)

 
 

(사카한테 가면 한츠코가 무조건 바로 붙음)

 
 

(따라붙다가 역주행 하는 거 같으니 돌아가는데 역시 오른쪽하고 중앙만 막습니다.)

 
 

(들어가는 포든한테 주는 줄 알고 트리피어를 버려뒀다가 찬스를 내줬는데 시원하게 날려버리죠. 오타니도 한 수 배워야 할 발사각이었습니다.)

 
 
3차전 마이누를 쓰면서 나타난 효과는 좌우를 나누지 않고 아예 한쪽 측면에 다 같이 들어가면서 상대 수비수들을 측면으로 빼내거나 두 줄 수비 대형을 일시적으로 깨는 거였는데 슬로바키아가 여기에 낚이질 않았죠.
 
 

(아예 다 들어와서 두 줄 수비 대형과 간격이 깨지지 않게 대응했음)

 
 

(또 구도가 이렇게 되어버리죠.)

 
 

(계속 트리피어한테 횡패스나 백패스를 하게끔 하니 포든이 아예 트리피어 앞이 아니라 안으로 들어와 대각선으로 서면서 오른발 패스 루트가 되어줬죠.)

 
 

(열린 공간을 줘버렸으니 그냥 지체하지 않고 파울로 바로 끊어버립니다.)

 
 

(라이스까지 오른쪽으로 그냥 아예 넘어오면서 슬로바키아를 기존보다 더 한쪽으로 쏠리게 만들어 트리피어한테 넘깁니다.)

 
 

(바로 포백 대형을 깨고 한 명이 올라오는데 이제 포든을 안 놓치죠.)

 
 

(포든을 놓치지 않으니 트리피어는 또 돌려버립니다.)

 
 

(이건 게히가 트리피어한테 주라고 하고 있죠. 돌대가리들끼리 아주 쑈를 하고 있습니다.)

 
 
스톤스가 계속 사리고 있는 게 문제라고 1차전부터 지적을 해왔는데 이게 왜 문제냐면 움직이면서 패스 루트를 만들지 않으니 상대가 각을 막고 방향을 유도하면 그대로 다 당한다는 겁니다. 물론 라이스나 마이누가 센터백들과 상호 작용이 원활하게 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이 둘이 유도에 능한 선수들도 아니고. 물론 게히나 워커도 트리피어보다 덜한 거지. 함정 카드들이니까 어쩔 수 없긴 하겠죠.
 
 
 
 
근데 라이스나 마이누가 적극성이 떨어지는 편은 아니었는데 후방에선 너무 안정적인 선택들만 가져가고 해 볼 만한 것들도 굳이 안 하던 거 보면 사우스게이트도 과감하게 하라곤 지시를 안 하는 것 같긴 합니다.
 
 

(이건 진짜 욕이 나왔는데 마이누랑 포든이 자기가 원하는 위치에 안 들어와주니까 손짓만 하다가 돌려버리죠. 멍청한 애가 영리한 척 하는 거만큼 역겨운 게 없습니다. 이름값이 떨어져서 그렇지. 솔직히 전 사우스게이트랑 얘만 욕해도 무방하다 정도입니다.)

 
 

(포든이 계속 낮은 지점에서 잡아서 빠른 패스 흐름을 주도하거나 볼을 오래 소유하고 장거리 드리블을 해야하는 상황이 나오곤 했는데 불가능한 일을 해야하는 상황들이 나왔으니 기대치에 못 미치는 게 정상입니다.)

 
 
결국 트리피어를 빼야 하는 상황이 오니까 사카를 왼쪽으로 돌리고 팔머를 넣으면서 변화를 줬는데 개인적으로 이걸 따로 언급하지 않았던 건 어차피 다른 선수들이 터치 라인 플레이는 물론이고 엔드 라인을 본인이 먼저 들어가면서 공간을 쓰질 않으니 이 선수의 위치를 바꾸고 역할을 바꾼다고 팀이 크게 달라질 가능성은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었음.
 
 
 
 
 
애초에 선수 구성을 안일하게 짠 여파고. 사카가 현재 16강까지 해주던 걸 벨링엄이나 포든이나 케인 등이 간헐적으로 해주는 상황인데 교체 자원들을 과감하게 안 쓰는 건 사우스게이트가 손을 놓고 있는 게 아니라 바꾼다고 크게 달라질 가능성이 없다는 걸 스스로 알고 있는 거라고 보는 게 맞다고 봅니다. 이미 이 부분은 조별 예선 경기들에서도 보였던 부분들이라 사실 비판할 거면 명단을 왜 그딴 식으로 짰냐. 로 시작해야겠죠.
 
 

(후반전에도 똑같이 대응했죠. 게히 자리에 왼발 수비수나 조금 더 패스 루트를 잘 보는 애가 있었으면 슬로바키아가 절대 저렇게 못했습니다.)

 
 

(포든이 답답해 합니다. 솔직히 트리피어가 대재앙이라 그렇지. 얘도 만만치 않습니다.)

 
 

(현재 잉글랜드 선수들 중에서 사카와 벨링엄이 안과 밖을 제일 잘 쓰고 있습니다. 본인 전진을 기를 쓰고 막으려고 하니 그냥 빨리 패스를 넣어버리죠.)

 
 

(팔머를 넣고 사카를 왼쪽으로 옮기면서 슬로바키아의 오른쪽-중앙 대응은 변하긴 했습니다. 게히-사카한테 가는 것만 어떻게든 막는 쪽으로 변하면서 중앙을 틀어막았죠.)

 
 

(조별 예선처럼 왼쪽을 거쳐서 벨링엄이나 포든 둘 중 하나는 중앙에서 공간을 찾아들어가고 오른쪽으로 넘기는 거까진 됐는데 그 이후는 잘 안 됐죠.)

 
 

(트리피어가 없고 사카가 왼쪽으로 갔으니 이제 게히의 각을 막아서 사카한테 빨리 가는 걸 막는 게 우선이 됐습니다.)

 
 

(팔머는 사카랑 다르게 바깥을 거의 쓰질 않습니다. 일단 횡으로 들어가는 걸 우선시하면서 주변 동료들을 쓰기 때문에 누군가는 엔드 라인을 파줘야 하는데 그럼에도 뭔가 좋은 장면은 잘 안 나왔습니다. 동그라미 친 워커가 더 공격적으로 했음 좋았겠지만 사우스게이트는 3차전에서 그랬다가 위험한 장면이 나왔던 걸 알고 있을 거라 지시할 리가 없습니다.)

 
 

(계속 안으로만 들어가려 하니 케인, 마이누, 벨링엄, 이 장면에선 포든이 가능하면 저런 식으로 바깥으로 빠져서 엔드 라인을 써줬죠. 현재 제일 필요한 선수는 이런 유형의 선수가 아니니까 교체를 빨리 안 한 겁니다. 이것도 이렇게 겹치는 지점들이 없지 않아 있고 비슷한 선수들만 뽑은 사우스게이트의 실책 중 하나입니다.)

 
 

(여기서도 포든이 파주는 데 줄 수가 없고 뒤로 돌릴 수도 없는 상황이니 저기서도 횡으로 드리블을 치죠.)

 
 

(무조건 뻥 차버려서 루즈볼 만들면 그만인 거죠.)

 
 
결국 마지막엔 게히가 따낸 공중볼이 벨링엄한테 잘 떨어져서 기적의 동점골이 나오고 연장 가서 이겼는데 이긴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변수로 봐야 할 게 더 늘어났다는 점이겠죠.





일단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벨링엄이 체력적으로 문제가 있는 게 이제 추측성이 아니라 100% 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눈에 띄게 들어왔다는 거고. 스위스가 이 부분을 놓치지 않을 거라고 봅니다.
 
 
 
 
 
다른 부분들을 봐도 긍정적인 요소들은 안 보이는 편이라 이런 식으로 진흙탕 싸움, 한 골 싸움에서 극복하고 넘어가는 게 최선인데 어디까지 먹힐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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