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가 현재 전 경기 본 나라가 잉글랜드가 유일하고 글로 옮긴 건 얘네가 유일한데 토너먼트 시작하면 재미없으면 과감하게 손절 때리겠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잉글랜드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경기가 재미가 없긴 하더군요. 사실 웬만한 팬분들을 다 커버할 수 있는 나라 + 관심도 등을 고려해서 골랐는데 아무리 봐도 최악의 선택이었음.
한창 포터 첼시 볼 때 느끼던 것과 유사함. 문제점들은 인식하는데 과감하게 바꿀 깜냥은 안 되고 (아무리 봐도 선수단도 너무 안일하게 뽑은 것 같음) 어떤 식으로든 효용성은 안 나오는 그 답답함.
큰 틀에선 1,2 를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고 (뻥1 클릭) (뻥2 클릭) 3 을 들어가기 전에 1,2차전의 상황들을 간단하게 요약하면
조별 예선 1차전은 트리피어가 블랙홀 역할을 자처하면서 구더기 같은 선택지들 (움직이지도 않고 주면 일단 횡패스, 백패스) 만 가져가면서 양 측면 공간 활용이 아예 안 됐고 (반을 자르고 경기를 했음) 좌우로 공간을 써야 하는 아놀드가 덩달아 죽으면서 벨링엄 동선이 아예 망가지는 수준을 넘어서서 필드 전체를 혼자서 다 끼어들면서 지나친 의존도를 보였다면
조별 예선 2차전은 트리피어에겐 더 적극적이고 과감하게 주문하고 벨링엄이 혼자 책임지던 종횡이 다 긴 동선은 포든, 케인, 라이스 등이 분담했지만 여전히 좌우 활용이 되지 않고 아놀드의 장점들 역시 안 나왔음.
개인적으로 2차전을 더 심각하게 본 이유는 분담하려다 선수들끼리 동선이 다 꼬이면서 다 같이 죽었다는 거. 결국 1차전과 과정만 달랐지. 결론은 똑같았으니 문제점들을 인식했다 정도지. 그 이상을 판단하기엔 무리가 있었다는 거.
3차전은 의도 자체는 더더욱 명확하게 보였다고 봅니다. 상대의 높은 수비 밀도를 깨고 포든, 벨링엄의 장점들을 최대한 활용하려면 좌우를 다 써야하는데 2차전처럼 선수들이 분담을 할 경우 동선 정리가 안 되니 아예 초장부터 좌우를 나누고 왼쪽을 기존보다 더 활용하겠다는 의도에 가까웠다고 봐야겠죠.
이러려고 갤러거 썼다고 봅니다. 아놀드는 1,2차전에서 속도가 살지 않을 경우나 좌측면을 아예 쓸 수 없을 경우엔 오히려 움직임을 과감하게 가져가지도 않고 멈춰있는 경우도 많았는데 갤러거는 본인이 부족한 것들을 한 발 더 뛰는 걸로 메우고 일단 계속 움직이려고 하니 그 부분이 벨링엄이나 포든, 케인 등에게 도움이 될 거라고 본 거겠죠. 유의미하게 나타나진 않았습니다만 감독 입장에서 충분히 고려해 볼 만한 선택이었다는 건 부정할 수 없습니다.
갤러거를 기용하면서 벨링엄을 비롯해 몇몇 선수들의 동선은 어느 정도 줄어들긴 했는데 세르비아가 선제골 실점을 한 이후 잉글랜드는 오른쪽만 철저하게 대응하면 공격이 안 된다는 건 모두가 다 아니까 (분석가들이 놓치지 않겠죠.) 그 부분을 놓치지 않은 슬로베니아의 높은 수비 밀도에 대응이 아예 안 됐습니다.
결국 케인, 라이스까지 왼쪽에 다 끼어넣으면서 어떻게든 포든, 벨링엄은 중앙으로 들어가고 빈 공간을 찾아 들어가면서 사카한테 넘기려고 했습니다만 슬로베니아가 이 부분에서 빈틈을 안 보였죠.
이미지 몇 장으로 짚고 넘어가보겠습니다.
여기서 갤러거의 단점들이 다 나왔다고 봅니다. 본인이 부족한 부분들을 움직임으로 메우는 편이라 상대 수비나 볼 흐름보다 한 발 앞서가는 게 아니라 뒤따라가는 게 대부분이니 오른쪽 전개의 가능성이 죽어있었죠.
워커도 억지로 빠른 패스 흐름을 만드는 편인데 공간이 안 나오면 뭐 할 수 있는 게 없었구요. 물론 벨링엄을 비롯한 선수들의 동선을 줄여주는 역할은 어느 정도 해냈습니다만 좌우를 활용하는 건 또 반대로 좌측면만 썼습니다. 사카가 계속 뒤로 빠지면서 패스를 받거나 패스를 받아서 다음 동작을 이어가려고 하면 갇혔죠.
그래서 바로 하프 타임 교체를 단행했는데 마이누는 뭐 시티랑 할 때 말곤 본 적이 없는 선수다 보니 정확한 장단은 모르겠습니다만 그때 밝혔듯이 저 나이대 선수치고 흐름을 잘 따라간다는 건 꽤 인상적으로 보였던 편인데 들어오자마자 그 부분이 달라졌죠.
좌우를 활용하면서 측면 공략 시에 기존보다 선수들이 더 들어가면서 슬로베니아 수비를 흔드는 데는 훨씬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후반전에는 하나 정돈 넣어줬어야 하지 않았나 싶은데 뭐 결국 넣어줘야 할 때 못 넣었으니 그 부분은 더 얘기할 건 없는 거 같고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아무리 봐도 선수 명단을 이상하게 뽑았다고 봅니다.
1,2,3차전 다 보면서 느낀 게 갤러거-마이누 교체를 빼면 모든 교체가 전술적 변형이나 대형을 과감하게 바꾸기보단 선수 교체로 인한 승부수 (말 그대로 선수만 바뀌는 교체) 인데 이게 하나도 안 먹히고 있죠.
이건 단순히 트리피어를 바꿔서 변화를 주기 어렵다를 넘어서서 사카 외에 엔드 라인도 쓰고, 안과 밖을 오고 가는데 문제가 없는 선수가 없습니다.
팔머랑 고든도 들어오고 나서 얘네만 봤는데 둘 다 바깥을 거의 안 쓰더군요. 오히려 동료들이 같이 움직여주면서 선택지를 늘려줘야 하는데 사우스게이트 입장에선 이 선수들을 꼭 써야 하는 순간이 아니면 포든과 벨링엄의 공존을 우선시 보는 게 타당할 수밖에 없긴 합니다.
안일하다고 계속 비판해 왔던 건 벨링엄 갈아버리면 답이 나올 거라고 봤던 게 너무 보여서 그런 거구요.
어느 정도 마드리드를 참고한 것 같다고 느껴지는데 (똑같다는 뜻이 아닙니다.) 3차전 후반전 되니까 벨링엄이 1차전 대비 공간을 파야할 때도 그냥 패스로 돌려버리고 걷고 움직임이 너무 죽은 거 보면 불안 요소를 하나 더 추가해야 할 것 같다고 느낍니다.
어쨌든 감독이 문제점들을 아예 모른척하고 있지는 않으니 다행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토너먼트 가면 더 쫄보가 될 게 뻔해서 현 시점에서 긍정적으로 보기엔 무리가 있지 않나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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