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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tball/Writing

그냥 간단하게 보면

by 다스다스 2024. 7. 9.

 
 
 
맨 앞에서 욕먹어줄 사람 찾은 거 같음. 전방위적으로 욕을 먹고 있는 협회 입장에서 애매한 외국인 감독 데려왔다가 꼬라박으면 이 감독을 욕하는 게 아니라 이거 뽑은 윗대가리들을 욕할 게 뻔하니 현재 돌아가는 분위기를 잘 아는 감독들 중에서 한 명을 데려오고 싶었다가 가장 타당하다고 보는 게 맞겠죠.
 
 
 
 
 
단기적인 성과에 의미를 두지 않겠다는 것도 홍명보가 비판 여론에 휩쓸릴 것을 알고 미리 방패막이를 쳐준 셈이고.





정몽규가 아닌 이임생이 직접 결정했다는 것도 전형적인 아랫사람이 다 뒤집어쓰는 거죠. 공개적인 자리에 나왔다는 거 자체가 혹여나 뒷 이야기가 있어도 그건 나중에 정몽규에게 책임이 쏠리지 않게 하겠다는 거라고 봐도 무방하다고 보구요.





팬들 입장에선 그렇게 냄새나게 일할 거면 외국인 감독 두는 게 맞지 않냐는 건데 자기들한테 다 쏠리는 것보다 어떤 식으로든 감독이 나눠가지거나 온전히 다 두드려 맞는 걸 원한 거겠죠. 그리고 보완책으로 갖고 온 게 외국인 코치들을 붙이는 거라고 보구요.
 
 
 
 
 
개인적으로 외국인 감독이 우리나라 감독들보다 웬만하면 더 낫다고 보긴 하지만 (이론적인 면에서 비교가 안 되니까) 그렇다고 무작정 아무나 데려오는 것도 위험한 건 맞긴 해요.





이건 현재 홍명보를 선임한 타당한 이유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얘기하는 게 아니라 그냥 당연한 거라고 생각하긴 하거든요. 축구 변방국으로 알려진 거랑 다르게 국민들이 가지는 기대치가 꽤 높은 편이라 무작정 들어오기엔 위험하죠.





보통 이름값있는 인물들 중 한두 번 꼬라박은 경험이 있거나 아니면 아시아권에서 경험이 있는 감독들이 먼저 오려고 하는 가장 큰 이유가 여기서 만회하면 여러 방향으로 길이 다시 뚫리기 때문이라고 보거든요.
 
 
 
 
 
그리고 이런 경우들이 니즈가 잘 맞죠. 전력을 가장 균형 있게 바라보는 감독들인데 이 사람들하고 서로 타협이 가능한 위치에 서게 되니까. 제가 봤을 땐 실무자들이 여기서 협상을 너무 못하는 거 같음. 단순히 돈을 떠나서 몇 명 외에는 감독이 가진 철학, 관념, 이론, 선수들에게 줄 수 있는 사람으로서의 영향력 등등 이런 것들을 따져보질 않음.





아무리 봐도 감독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그것에 어떠한 불만도 없이 최대한의 능력을 발휘해 주길 원하는 거 같은데 그게 말이 되나 싶음.
 
 
 
 
 
아무리 못해도 시험해 보고 (예를 들면 월드컵 진출을 확정 지으면 ~~~가 있다라거나 연장 계약을 논의하겠다거나 친선 경기를 빡세게 잡아주거나 상대적 강팀들과 원정을 치를 수 있게 해준다거나 연봉을 올려준다거나 등등) 밀어주거나 그런 게 있어야 하는데 그런 것도 없으니까요. 반대로 이걸 조정을 못하고 이름값에 취해 밀어줬다가 탈 난 게 클린스만이라고 보구요.
 
 
 
 
 
국대 축구는 보더라도 글도 거의 안 쓰고 멀리 하는 편이긴 하고 이건 싸움에 끼기 싫어서인데 이번 같은 경우는 내부자들 의도가 너무 보이긴 합니다. 돈을 안 쓴다기보단 손해 보는 걸 너무 싫어하고 이걸 따져보는 관점들이 너무 흐름을 못 따라가는 구식이지 않나 싶음.
 
 
 
 
 
그러니 외국인 감독 선임 시기만 오면 이름값을 너무 보는 거죠. 그 정도 돈을 주는 게 타당하다는 이유가 될 수 있으니까요. 굳이 연봉 얘기를 왜 하나 싶었는데 생각해 보면 지금 얘기 나오는 감독들한테 그 돈 줄 바엔 (아니면 맞춰줘야 한다면) 홍명보 욕받이 시키고 그 돈 주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로 다가오거든요.
 
 
 
 
 
히딩크 때는 리그를 무시하는 당시 흐름이 자국에서 개최되는 월드컵에 몰빵된 상황이었고 명분도 있었으니 어쩔 수 없던 측면도 있지만 지금은 그런 것도 아닌데 자국 리그를 너무 무시하는 흐름이 아직도 유지된다는 것 역시 개인적으론 말이 안 된다고 봅니다.





실제로 이 시대를 보낸 사람들이 실무를 보니까 이건 추측이 아니라 그렇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겠죠. 전 여기서도 윗대가리들이 얼마나 뒤쳐졌는지 느껴지네요.
 
 
 
 
 
결국 아무 것도 변한 건 없음. 아직도 자라나는 선수들 수준을 지도자들이 못 따라가는 나라라고 보는데 창피한 것도 모르는 사람들이라 그런 거 같기도 하네요.





요즘 국대 감독 선임의 트렌드는 전술전략이란 아주 작은 카테고리가 아니라 아래 카테고리까지 퍼뜨릴 수 있는 트레이닝론의 가치가 더 앞선에 있다고 보는데 이걸 아직도 모르는 거 보면 머리에 뭐가 든 건지 궁금할 따름. 든 게 없을라나.
 
 
 
 
 
15년 전 펩 아류작으로 뜨다가 가라앉던 스페인 짭키타카들 따라하던 양반인데 그거 보고 대단하다고 홍르디올라라고 빨아주다가 뒤통수 맞은 게 10년 전이고. 이런 사람이 지금 다시 국대한다고 뭘 끌어줄 수 있다는 건지 전 잘 모르겠음.





업적은 나눠 먹어야 하고
자기가 데려온 사람이나 인맥이 있는 사람이 성공해야 하고
대신 실패하면 감독이 다 안고 가고
그런 거 다 떼놓고 실력만 놓고 보고 축구 자체를 판단하는 사람들은 철저하게 까내리면서 지쳐 떨어져 나가게 만들고





어디서 많이 보던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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