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마르를 검색하시는 분들이 있는지 모르겠는데 뭐 오래 봤다면 이제는 누구보다도 오래 본 선수라고 할 수 있고. 싫어하기도 했고 좋아하기도 했고 바르셀로나 떠나고 나서도 잠깐 따라다니기도 했지만 이때도 썼고 이전에도 여러 차례 썼지만 단순히 파리를 가서 망한 게 아니라 본인이 뭘 해야 제일 잘할 수 있는지를 잊고 플레이 스타일하고 신체하고 전혀 안 맞는 것들을 계속 해와서 망한 거임.
네이마르 산토스 시절을 보신 분들은 아실 거고. 바르셀로나 초창기도 그랬고. 예전부터 계속 얘기해 왔지만 전형적인 다이버였음.
위험하게 들어오면 닿기도 전에 눕거나 살짝 스쳤는데도 일단 눕고 보는 그런 다이버였는데 사실 드리블러나 볼을 오래 소유하는 선수 입장에선 몸을 지키긴 좋죠. 파리 가서도 초장부터 이렇게 영악하게 대처했으면 그 정도로 부상 안 당했을 거임. 실제로 계속 부상 당하니까 자기 몸 지키려고 눕긴 했죠. 근데 이땐 이미 몸이 맛이 어느 정도 간 상태여서 살짝만 부딪혀도 밸런스가 무너지던 시기였으니 본인 의지 반, 망가진 신체 반이었다 생각하구요.
백날 까도 안 넘어지려고 하니까 거기서부터 온갖 문제들이 연장선으로 터지면서 문제가 시작된 건데 그게 리그앙의 거친 수비들을 심하게 바라보지 않은 심판들과 당시 리그 성향도 있지만 네이마르가 본인 욕심을 못 내려놔서 그런 것도 있다는 거임.
네이마르는 단 한 번도 과하게 들어오는 경합이나 신체 밸런스 상에서 뛰어난 선수였던 적이 없음. 늘 높은 무게 중심으로 인해 아슬아슬한 드리블을 해내는 편이었고 그걸 꾸역꾸역 장거리 드리블로 이어가니 반대로 화려하게 비친 거뿐이고.
이 문제로 방향 전환의 다양성을 늘 한 번은 볼 소유를 끊고 오프 더 볼로 극복해 내야 하는 선수였는데 바르셀로나에서도 메시가 점점 범위가 좁아지고 좌우 밸런스가 무너지면서 네이마르 의존증이 생기면서 욕심이 다시 생긴 거죠.
원래 산토스에선 지독한 장거리 드리블러 (3명이 원형으로 가두려고 해도 본인 힘으로 뚫으려는 게 무조건 먼저였던 선수. 그러고 나서야 패스하던 그런 선수였음) 에 본인 볼 소유가 많았던 선수였음. 물론 그만큼 기대치를 채워줬으니 당연한 거였고.
네이마르를 중심으로 내세워서 산토스에서 리베르타도레스 들었던 감독이었던 라말료가 공개적으로 바르셀로나로 가라고, 자신이 보내줄 수 있으면 무조건 바르셀로나로 보내주겠다 했던 것도 네이마르의 플레이 스타일을 교정해 주기 가장 적합한 팀이었다고 봤던 게 엄청 컸음. 반대로 당시 브라질 여론은 반대였죠. 오랜만에 나온 진짜 재능이 메시 따까리로 뛰는 게 맞냐는 얘기가 더 많았음.
바르셀로나 떠나기 전에 당시 팬들이 제일 지적하던 게 네이마르의 어디까지 가는지를 알 수가 없는 횡드리블이었는데 이게 당시 바르셀로나가 네이마르를 위한 오프 더 볼이 전무하고 대부분 측면 파트너로 뛰었던 알바가 제한적인 동선을 가진 선수였고 뒤따라 들어가서 생기는 순간적인 경합에는 어느 정도 해도 버티는 힘이 아예 없던 선수였기에 도와줄 수가 없었죠. 물론 수아레즈가 맛탱이가 빨리 간 것과 알베스 이탈도 컸구요.
근데 네이마르 본인 문제도 있었음. 갑자기 확 꺾으면 본인 자세가 무너지니까 본인 장기 중 하나인 슈팅 스킬이나 간결함이 아예 죽어버렸죠. 원래 네이마르는 볼의 속도가 붙을 때 순간적으로 상대 선수들을 오프 더 볼로 제쳐서 경합을 피하고 생기는 공간에서 발휘하는 기술이 압도적인 선수인데 전성기에 가까워질수록 본인 온 더 볼 비중을 과하게 집착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네이마르 대부분의 골들은 순간적으로 상대 수비수들의 시선을 다른 곳으로 쏠리게 만들고 본인이 종으로 꺾지 못하는 온 더 볼의 문제를 반대로 본인의 영리한 오프 더 볼과 스피드를 살려 종으로 들어가서 마무리 하는 장면들이 압도적으로 많죠.
이미지와 다르게 장거리 드리블로 다 제끼고 넣거나 아예 처음부터 드리블로 깨고 들어가서 넣는 골이 그렇게 많은 편의 선수가 아님.
오히려 그러면 본인 단점들이 다 드러나서 이상하게 슈팅을 차곤 했죠. 가끔씩 찾아오시던 파리 팬분들이 네이마르 슈팅 스킬 갖고 욕할 때도 구린 게 아니라 본인 욕심 문제라 지적했었던 적이 있구요. 솔직히 슈팅 스킬만 한정하면 네이마르가 절대 구린 편은 아님. 오히려 웬만한 선수들과 묶일 수준이 아닌 엄청난 수준이죠.
물론 어느 곳에서도 메시만큼 믿을 수 있는 중앙 자원이 없었다는 건 타당한 이유라고 생각하지만 슬슬 압도적인 회복력과 체력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써먹기 위한 시기에 접어들었을 때 그걸 온전히 본인 온 더 볼 비중에 몰빵한 대가라고 봐도 무방하다는 거임.
당연히 바르셀로나에 남았으면 메시랑 같이 뛰었다는 뜻이니 조금 더 건강하게 보낼 수 있긴 했겠지만 결국 언젠가는 스스로 새로운 도전을 해볼 시기라는 걸 느끼지 않았을까 싶긴 해요. 물론 딱 1년이라도 더 남아있다 갔으면 뎀벨레 사는 미친 짓은 안 했겠죠.
피구처럼 바르셀로나를 파멸의 길로 이끈 시발점이란 건 부정하지 않음. 대신 피구처럼 팀을 통째로 망하게 한 그 정도는 아니었다 생각함. 메시가 있었으니까요. 발베르데 선임하면서 감독 허수아비 만들고 작품 만들기에 미쳐 팀을 몇 년을 유지시킨 게 더 문제였죠.
예전에도 표현했지만 전 그냥 신정환이라 생각함.
워낙 가끔씩 톡 터지는 그게 워낙 임팩트가 쎄서 재능의 크기가 엄청 큰 거처럼 얘기되지만 솔직히 그 정도 선수는 아님. 그렇다고 막 엄청 내리치는 것도 아니구요.
그냥 메시 이후로 포워드들 중 (잠깐 포워드 알바 뛰던 이니에스타 다음으로) 가장 밀도 높은 수비를 상대로 개인 기량과 기술적 우위를 자연스럽게 보여준 선수죠. 바르셀로나에서도 전술적 중심이 됐다면 메시 부상으로 빠져있던 시기의 이니에스타와는 조금 다른 방향으로 한계를 보이긴 했을 거임.
이때보다 더 좌우가 고장난 팀이었으니 어쩌면 네이마르가 욕받이 했을 수도 있구요. 전 메시가 남아있었으니 복귀가 처음 얘기됐을 때 딱히 반대를 안 했던 거지. 메시가 없었다면 먼저 반대했을 것 같음. 이뤄지지도 않았겠지만요.
바르셀로나에선 네이마르 런보단 피구 런이 몇 배는 더 팀을 망가뜨리고 나락으로 보내버린 세기의 이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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