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자르랑 느낌이 비슷함. 물론 네이마르는 아자르랑 플레이 스타일의 기반이 다르긴 하지만 결과 자체만 놓고 보면 확실히 비슷함... 아자르 얘기는 옛날에 했으니 링크 ( 클릭하시면 됩니다. ) 참고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네이마르는 원래 본인의 약한 밸런스, 하체를 한 박자 빠른 다이빙으로 극복하던 선수였는데 (이 짓거리 때문에 제발 바르셀로나 오지 말라고 했던 적도 있음. 브라질 리그도 원온원의 리그라는 이미지가 있어서 담그기가 덜하다 생각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음.) 그것을 극복하려는 과정 (어느 정도 해냈다고 보긴 함) + 노골적인 담그기에 당하면서 양 발, 발목 부상을 당하기 시작했는데 이게 아무래도 밸런스나 감각에 큰 문제를 만들고 있는 것 같음.
이번 부상 장면만 놓고 보는 게 아니라 파리 이후 부상 빈도 수가 높아진 이후 (더 세밀하게 들어가면 중족골 부상 이후가 맞을 듯) 를 보면 예전보다 훨씬 더 약하게 경합이 들어가거나 경합 시간 자체가 짧아도 무게 중심을 금방 잃어버리는데 (진짜 살짝만 툭 쳐도 바로 자세가 무너짐. 비슷한 포지션이나 선상의 선수들과 비교했을 때 납득이 가기 힘든 수준. 저번 시즌 챔스에서도 얘기했었던 거 같음.) 이건 단순히 체중 증가로만 설명하기엔 힘든 문제라 생각하고 발에 계속 문제가 있기 때문에 이전의 플레이 스타일로 뛰면 지속 시간, 회복력 등이 유지 자체가 안 된다고 봐야겠죠. 경기 끝나고 나면 원인 모를 발, 발목 통증, 붓기도 계속 동반 됐을 거라고 봅니다.
루쵸 이후 네이마르가 전성기 근처까지 갈 수 있었던 건 단순히 압도적인 회복력과 체력, 직선에서의 파괴력뿐만 아니라 오프 더 볼 상황에서의 빠른 방향 전환 (흔히 농구 선수들한테 슛 릴리즈 과정까지 가는 스텝이 좋다 하는 것과 유사한 느낌) 과 스피드를 바탕으로 사선으로 뛰거나 상대 수비수의 시선을 빠르게 눈치채고 행하는 빠른 포지셔닝 등이 장점 중 하나였는데 양 발이 고장 난 이후부터는 상대랑 경합 과정에서부터 문제가 되고 스피드도 이전처럼 낼 수가 없는 게 문제라는 거죠.
민첩함도 발과 연관이 있기 때문에 다양한 스텝과 기술을 쓰던 네이마르가 그것들을 자유자재로 쓰지 못하게 된 것도 이 발, 발목, 허벅지가 연계된 부상들과 연관성이 크다고 보는 편. 특히 오른발이 주발인데 오른쪽이 더 망가지니 이것도 영향이 컸다고 보고. 더해서 방향 전환에서도 높은 비중으로 발이 중요한데 이 발이 어느 정도 선에서 통증이 안 오는 지를 모르니깐 갑자기 통증을 호소하고 자세가 무너지는 거죠.
또 다른 문제는 적정선을 찾는 과정을 찾다가 다시 부상을 당하고 이 주기는 점점 짧아지거나 의사는 괜찮다 하는데도 본인은 안 괜찮으니 본연의 플레이 스타일 (또는 전성기에 가까운 플레이 스타일) 은 아예 안 나올 수 있다는 거죠. 네이마르 보면 이제 옛날 모습이 거의 안 보임... 이도저도 아닌 모습이랄까.
가장 정답에 가까운 건 플레이 스타일의 변화 (동선 변화도 필요하겠죠.) 와 볼 소유 시간을 최대한 잘게 쪼개던가 덜 가져가거나 진짜 최후의 보루로는 교체로 나오는 건데 이제 회복력도 문제가 됐기 때문에 사실 가능할까 의문이 들기도 하구요. 최후의 보루는 자존심이 허락을 못 하겠죠. 게다가 네이마르는 그 이상을 하고 싶어서 떠난 선수인지라 이제 와서 이런 것들을 받아들이고 남은 커리어를 보낼지 역시 의문이라 생각하구요.
가끔 가다가 악성 맨유 팬 친구한테 농담으로 박명수로 남았어야 할 애 (결과론적인 얘기가 아니라 바르셀로나 절대 나가면 안 됐음. 1인자는 아무리 봐도 아님) 가 유재석이나 강호동이 되려 하다가 오히려 신정환이 된 거라고 표현하는데 뭐 이제는 정설이 되지 않았나 싶음.
재능의 크기 이전에 성장 방향 자체가 거의 교과서적인 케이스 중 하나 (전 포지션 경험으로 온갖 동선을 다 겪은 케이스) 인데 복합적인 요소들로 제대로 꼬이긴 했음. 이전에도 말씀드렸지만 파리 이후엔 프로페셔널함도 너무 많이 잃어버렸다고 봅니다. 외적으로도 제가 알던 네이마르가 아님. 아마 브라질 리그 때부터 보신 분들은 체감이 비슷할 듯 합니다.
음바페랑 틀어진 원인도 추측이지만 네이마르가 프로페셔널함을 잃어버려서가 제일 크지 않을까 싶음.
레드불 하나 마시는 것도 의사한테 물어보고 사소한 진료 받고나서도 의사랑 소통하고. 자기 엄마가 이건 내 아들의 모습이 아니다라고 까니까 울고불고 후회하고 자식 생기고 나서는 자기 자식한테 자랑스러운 아버지가 되겠다고 하던 게 네이마르였는데 그런 것들도 언젠가부터 다 잃어버렸죠. 부상이야 본인이 어떻게 할 수 없는 변수지만 전후 과정이 좋게 볼만한 여지는 점점 없어지고 있었던 거 같음.
산토스 때부터 아버지가 돈벌레 기질이 너무 심해서 문제가 있다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그래도 돈을 놓고 줄다리기 하면서도 제일 신중했던 건 아버지였던 것 같기도 함. 궁예질이고 결과론적인 얘기지만 산토스 때 다수의 에이전트들이 작업 놓는 것도 아버지가 없었으면 당했을 것 같기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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