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가지 문제들을 고려해 왼쪽에 치우친 방법론을 들고 나왔는데 이 경기랑 독일 전 두 경기를 보면서 느꼈던 특징은 좌우 풀백들이 단순히 직선적으로 퍼지는데 집중하면서 니코나 야말이 안으로 들어가는데 철저하게 맞추는 게 아니라 이들의 움직임에 맞춰 얘네가 안으로 들어가면 바깥을 파주고 바깥을 파면 안으로 들어가 주고.
그러면서 올모와 파비안이 중앙에서 사이 공간을 찾는 움직임을 가져가주는 건데 페드리가 없고 카르바할도 없으니 야말한테 조금 더 많은 역할과 책임을 주고 로드리가 카르바할의 빈자리까지 고려해서 좌우에서 상호 작용 및 협력 수비에 힘을 많이 썼다고 봅니다.
아마 페드리가 있을 때는 파비안도 양 방향이 가능하니 서로 위치를 바꿔가면서도 패싱이 가능할 테니 좌우 측면에는 한 명씩 들어가면서 중앙에 최대한 많은 인원이 들어가서 패스 루트의 다변화와 니코, 야말에게 선택지를 늘려서 공격력을 극대화하지 않았을까 싶긴 하네요.
야말은 처음 봤을 때부터 그동안 봐오던 마시아 포워드들과는 차이점이 뚜렷하게 나타나서 신기하다고 얘기했었는데 (사실 일반적인 마시아 포워드라기엔 무리가 있음. 그냥 본인이 엄청 똑똑한 거라서..) 이후에 별 다른 말을 안 하고 오른발 사용이 늘어나야 할 거다 정도로만 그쳤던 건 바르셀로나에선 야말한테 볼을 보내는 게 제1원칙이었음에도 주변 동료들의 보조가 거의 없었고.
해봐야 풀백도 아닌 쿤데가 순간적으로 공간을 파주는 정도였기에 (타이밍이 안 맞았던 경우도 많았고. 쿤데만 놓고 보면 이번 유로에선 이런 부분들은 많이 늘었음) 일단 최대한 자신 스스로 다양한 선택지를 만들고 가져가면서 상대의 협력 수비에 대응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었는데요.
스페인에서 조금 더 좋은 활약상을 보이고 있는 건 주변의 선택지가 많은 거뿐만 아니라 니코까지 횡으로 길게 위치하면서 본인이 왼발을 쓸 때 가져갈 수 있는 선택지가 다양하기도 하고 미드필드들까지 적극적으로 오프 더 볼을 해주기 때문에 횡드리블을 쳐도 무리가 없고 그래서 슈팅까지 가는 것도 무리가 없죠.
처음 봤을 때부터 느꼈지만 동료들이 자신에게 더 가까이 있고 선택지가 많아질 때 더 과감하게 하는 선수인데 이 부분이 바르셀로나와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주변에 적극적인 오프 더 볼을 가져가주거나 이 경기의 나바스나 바르셀로나에서의 쿤데랑 다르게 직선으로 팔 때 조금 더 파괴력 있는 선수가 있다면 바르셀로나에서도 조금 더 잘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봅니다.
동료들의 도움이 없어지거나 줄 수 없을 때 본인 스스로 파괴력을 내려면 여전히 오른발 사용 빈도 수를 늘리고 그것을 상대 선수들이 의식하게 만드는 게 필수적이라고 보구요.
프랑스의 이번 유로 문제점은 크게 두 가지라고 보는데...
첫째는 지루가 빠지면서 박스 안에서 볼이 없는 상황에서도 버텨주면서 안으로 들어오는 측면 포워드들에게 쏠리는 수비수들의 시선을 분산해 주는 선수가 없어졌고.
그래서 보통 슈팅으로 플레이를 마무리 짓는 음바페가 한 번만 시간을 지연시키면 너무 많은 수비수들을 마주하니까 선수들이 단거리 역습은 음바페 위주로 가되 나머지의 경우들은 오른쪽을 활용하면서 좌우 밸런스가 깨짐과 동시에 음바페의 효율이 완전히 죽어버렸고.
둘째로 라비오와 추아메니가 철저하게 양 측면 포워드들 보조에만 신경 쓸 수 있었던 건 그리즈만이 안과 밖을 오고 가면서 필요한 자리마다 가주면서 동선을 줄여주고 양 방향 패싱을 해줬기 때문인데 이게 없어지면서 3 미드필드의 역할과 동선이 전체적으로 더 넓어지고 공격에서의 적극성이 요구되면서 선수들 개개인의 역할이 늘어났음.
어차피 토너먼트 들어가면 한 골 싸움이니 데샹은 여기서 굳이 과감하게 요구하기보단 이들이 수비적으로 더 기여해 주면서 필요한 순간에만 도와주면 된다고 판단했다고 봅니다.
카마빙가를 비롯해 조금 더 공격적인 팀을 만들 수도 있었다고 보긴 하는데 데샹 성향이 이쪽하고 거리가 머니까요. 리드를 내준 게 스페인 전이 처음이고 하도 안 풀리니 그런 교체들을 가져가긴 했다만 아니었음 끝까지 이대로 갔겠죠.
그리즈만은 맛탱이가 간 건지 아니면 일시적으로 체력이 딸려서 이러는 건지 모르겠는데 짧은 패스 미스는 기본이고 강약 조절도 너무 못하고 속도도 오히려 다 죽이고 최악이긴 했습니다. 이번 유로에서 본 경기들 중에서 잘한 경기를 하나도 못 봤는데 그래서 공격이나 전환 과정에서 개인 능력으로 뭔가를 더해줄 수 있는 캉테를 계속 쓴 거겠죠.
거기다가 제한적인 역할을 소화해 냈을 때 좋은 모습을 보이던 뎀벨레가 그리즈만이 빠짐으로 인해 적극적인 오프 더 볼까지 가져가줘야 했는데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문제.
그러니 아예 대놓고 뎀벨레한테 볼을 몰아주면서 쿠쿠렐라 파면서 공략하라고 했는데 뎀벨레 약점들은 이제 온 세상 사람들이 다 알죠. 뎀벨레가 횡드리블을 성공할 때마다 스페인이 대형이 확 무너졌는데 그게 안 되기 시작한 순간부터 다 꼬였음. 프랑스 첫 골도 뎀벨레가 횡으로 들어오면서 넘겨준 거에서 시작됐죠.
야말 골이 없었으면 계속 조급해지면서 말렸을 거 같기도 한데 그 후에는 스페인 선수들이 오히려 차분하게 잘 풀어나갔다고 봅니다.
전 여긴 가짜 수비수 라포르테랑 쿠쿠렐라가 가지는 약점들이 문제라고 보는데 이 두 명도 서로가 서로를 잘 메워주는 편이고 팀 전체적으로 상호 작용이 잘 돼서 크게 티가 안 나고 있긴 해서 할 줄 아는 거 잘하는 게 중요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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