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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tball/Writing

수퍼컵 감상평

by 다스다스 2024. 8. 15.

 
 
 
재미없으면 커뮤니티쉴드처럼 그냥 건너뛰려고 했는데 (사실 캡쳐뜨기도 귀찮았고...) 짚어볼 만한 부분들이 있어서 짚고 넘어가 보려고 합니다. 70분 이후부터는 거의 졸면서 봐서 교체 선수들은 질문 하셔도 별로 말씀드릴 게 없으니 그 부분은 감안해주시구요.
 
 
 
 
 
일단 맨투맨 수비에 상당히 애를 먹었음.





비엘사식 맨투맨과 유사하게 좌우를 버리거나 제일 앞선을 버리거나 아니면 한쪽 측면을 버리면서 1명의 우위를 점하면서 자기 마크맨을 빨리 찾아가니까 마드리드 선수들의 선택지가 제한적이었고 무엇보다 보통 앞선에 서는 비니시우스, 음바페, 호드리구가 볼이 어떤 식으로 오든 상관 없이 그것을 잘 받아내는 건 아니다 보니까 이 부분에서 약점을 노출 했음.
 
 



(이런 식으로 멘디 쪽에 있는 한 명이 볼이 가는 방향에 맞춰 움직이면서 나머지는 다 맨투맨으로 붙음)

 
 

(보통 레알 마드리드가 중앙을 거쳐서 한쪽 측면으로 다수가 들어가거나 좌우로 빨리 돌려버리는 공격 형태가 많으니 중앙을 묶는데 집중함)

 
 

(한 명이 두 명을 맡으면서 좌측면을 버리고 나머지가 맨투맨을 하는 거니까 밀리탕이 그냥 쿠르트와에게 선택지를 주려고 올라가버림)

 
 

(벨링엄과 비니시우스가 반대편에서 밀리탕이 올라가는 걸 봤으니 자신들을 보고 있는 쿠르트와에게 주지 말라고 손짓으로 전해주고 있음)

 
 

(쿠르트와가 밀리탕이 저기까지 올라가있는 걸 봤음)

 
 

(마찬가지로 계속 한쪽 측면만 버리니 카르바할이 빠져주면서 밀리탕이 다시 한 번 올라감)

 
 

(반대로 멘디 쪽으로 볼을 굴려서 나가려고 하면 카르바할 쪽을 한 명이 두 명을 맡으면서 버리는 거임)

 
 
아탈란타가 이런 식으로 대응을 하니까 마드리드 선수들이 롱볼 외에는 답을 못 찾았음.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는 게 마크맨을 찾아가는 속도가 마드리드가 볼을 굴리는 속도보다 빨랐죠. 왜냐면 밀리탕이 올라가는 동안 시간을 벌어줘야 하니까.
 
 
 
 
 
그래서 마드리드가 전반전 내내 다양하게 변화를 주면서 답을 찾으려고 합니다.
 
 

(루즈볼을 먹자마자 쿠르트와가 재빨리 일어나 빨리 굴려주죠.)

 
 

(문제는 선수들이 너무 빠져있던 터라 좌측면의 비니시우스와 중앙의 음바페 말곤 아무도 하프 라인을 못 넘어가서 유효한 공격으로 이어가질 못했습니다. 뒤로 돌면서 아탈란타 선수들이 그 시간에 마크맨을 다 찾아가죠.)

 
 

(벨링엄이 좌측면에 비어있는 두 명을 보고 저 둘한테 내주면서 이용하려고 달라고 하는데 뤼디거가 비어있는 멘디를 보고 멘디한테 내줍니다.)

 
 

(다시 보면서 음바페가 좌측면에서 썰어서 들어가려고 바깥으로 빠진 걸 보죠.)

 
 

(바로 공간을 파는 척하면서 자신한테 붙은 데 룬을 떼어냅니다. 사실 눈에 잘 안 보여서 그렇지. 벨링엄이 잘하는 것 중 하나입니다. 오프 더 볼 과정에서 상대 선수들을 너무 잘 제칩니다.)

 
 

(저렇게 떼어놨는데 정작 멘디가 못 봅니다.)

 
 

(다 보고 있던 비니시우스가 멘디한테 패스를 받아서 바로 내주지만 이미 늦었죠.)

 
 

(발베르데가 아예 우측으로 빠지면서 호드리구가 두 줄 수비를 이탈하고 좌측면에 있던 비니시우스가 중앙으로 들어옵니다.)

 
 

(이렇게 중앙으로 들어온 비니시우스를 의식해 언제든지 달려나갈 준비를 하니까 호드리구가 안으로 들어옵니다.)

 
 

(거리가 벌어진 걸 확인한 비니시우스가 지체하지 않고 아래로 내려갑니다.)

 
 

(이번엔 발베르데가 아예 센터백까지 빠지고 밀리탕이 우측면으로 빠질 준비를 합니다.)

 
 

(아탈란타 선수들은 스로인 상황에서도 마드리드가 조금만 시간을 주면 금방 마크맨을 찾아갑니다.)

 
 

(앞에서도 1명의 우위를 점하고 후방에서도 1명의 우위를 점하면서 마드리드가 횡으로 들어올 땐 다 같이 들어오면서 벽을 치는 겁니다. 이러면서 지역 방어와 맨투맨을 혼합으로 가져가는 거죠.)

 
 

(멘디 쪽으로 가면 역시 오른쪽을 버립니다.)

 
 

(이제 밀리탕이 아니라 뤼디거 롱볼을 씁니다. 유효타가 안 나오니까 계속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죠.)

 
 

(이게 꽤 컸습니다. 추아메니의 패스를 컷한 역습이 막히면서 아탈란타 선수들이 마크맨을 찾아가기 전인데 맨투맨은 그만큼 대형과 간격을 때로는 과감하게 무시하기에 공간을 확 열려있습니다.)

 
 

(확 열려있고 마크맨을 찾아가지 못했으니 발베르데가 지체하지 않고 전진합니다.)

 
 

(밀리탕이 공간을 파주고 있고 호드리구랑 음바페는 아탈란타의 3명의 선수들이 붙어 있습니다.)

 
 

(문제는 또 횡으로 들어오면서 아탈란타 선수들이 들어올 시간을 다 줬습니다.)

 
 

(호드리구가 빠지니까 비니시우스가 횡드리블 치는지 알고 아탈란타 선수들이 다 시선이 쏠리는데 벨링엄이 이때를 놓치지 않고 바로 공간을 파주죠. 골키퍼랑 부딪힌 장면입니다.)

 
 

(이젠 센터백들이 당연하게 퍼지고 호드리구가 들어옵니다.)

 
 

(아탈란타 선수들이 스로잉에 대응하느라 순간적으로 한쪽 측면에 많이 몰려있는 걸 벨링엄이 간파했습니다.)

 
 

(무리하게 제끼려 하지 않고 뒤로 한 번 돌리면서 본인은 횡단을 시도합니다.)

 
 

(또 상대 선수들을 오프 더 볼 과정에서 쉽게 제껴버리면서 프리맨이 되죠.)

 
 

(여기서도 달라는데 멘디는 못 봅니다.)

 
 
다양하게 변화를 주면서 맨투맨 수비를 깨려 했지만 위협적인 장면 몇 번 나온 거 외엔 소득이 없었는데 중간에 한 번 나온 것처럼 이런 맨투맨 수비를 깨는 정석 중의 하나는 상대가 마크맨을 찾아가기 전에 최대한 템포를 빨리 올리고 패스를 빨리 앞으로 보내는 겁니다.





아니면 원온원을 계속 이기면서 벗겨내는 거죠. 상대가 위험 지점들에 들어오기 전까진 철저하게 맨투맨으로 대응하면서 그 후에 지역 방어와의 혼합으로 협력 수비를 하기 때문에 원온원에서 벗겨내는 것도 사실 매우 크게 작용할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비니시우스와 호드리구를 활용한 거죠.
 
 
 
 

그게 아니라면 롱볼로 일단 한 번 길게 넘어가면서 이미 마크맨을 찾아간 볼보다 뒤에 있는 선수들이 움직이게 만들어야 하는데 사실 롱볼 공략은 잘 안 먹혔죠. 뤼디거나 밀리탕이 올라가는 시간을 벌어줘야 하니 눈치채기가 너무 쉬웠습니다. 추아메니는 그 정도로 넓은 범위를 빠르게 움직일 수가 없기도 했구요.
 
 
 
 
 
후반전에 결국 마드리드는 상대의 체력이 어느 정도 빠졌다는 걸 눈치 채고 패스 속도를 빠르게 가져가면서 수비를 공략합니다. 이것도 몇 장의 이미지로 보겠습니다.
 
 



(후반전 되고부터 마드리드 선수들이 빨리 갈 수 있으면 고민도 안 하고 무조건 빨리 갔습니다.)

 
 

(이것도)

 
 

(다 마크맨을 찾기도 전에 볼 뒤로 빠져버리니까 따라가는데 급하고 3명의 수비수들이 묶고 있는 선수랑 볼을 잡고 오는 선수까지 의식해야 하는 거죠.)

 
 

(그리고 아탈란타 선수들이 비니시우스를 비롯해 마드리드 선수들이 측면에서 횡드리블을 칠 때 다 같이 들어와서 벽을 치니까 횡드리블을 칠 생각을 안 합니다. 벨링엄도 그냥 바로 공간을 파줍니다.)

 
 

(이어지진 않았지만 이런 식으로요.)

 
 

(루즈볼도 빨리 가는 걸 마드리드 선수들이 다 알고 있으니까 타이밍 맞춰 올라온 발베르데가 먹습니다.)

 
 

(소유권을 되찾아오면 주변을 둘러보고 앞이 넓다 싶으면 무조건 전진하고 봅니다.)

 
 

(전반전과 다르게 마드리드의 전개 속도가 빨라지고 아탈란타 선수들이 체력이 빠지니까 어딘가 비어 보이고 엉성해보입니다. 맨투맨 수비가 깨지고 있단 증겁니다.)

 
 

(횡으로 들어가지 않고 그냥 계속 종으로, 직선으로 빨리 가니까 공간이 계속 납니다. 맨투맨 수비를 유지하다가 다 같이 벽을 칠 시간을 벌어야 하는데 그럴 시간 자체를 안 주는 거죠.)

 
 

(결국 계속 당하니까 몸통박치기를 해버립니다. 너무 노골적이라 카드를 줬어야 하는데 그냥 넘어가더군요.)

 
 

(여기서도 되찾아오니 동그라미 친 벨링엄한테 빨리 줘버립니다.)

 
 

(역시 고민도 안 하고 바로 음바페한테 넣어버립니다.)

 
 

(여기서도 횡드리블을 못하게 하면서 수비수들이 들어올 시간을 버는 건데 비니시우스가 그냥 바깥을 파버리죠. 발베르데가 비니시우스가 받자마자 공간을 쭉 팝니다.)

 
 

(교체 선수들을 넣으면서 아탈란타가 헤매던 타이밍을 벗어나 정신을 좀 차리니까 마드리드가 롱볼로 바로 바꿨습니다.)

 
 

(공중볼이 떨어지는 타이밍에 스탠딩으로 뺏어서 호드리구가 달립니다.)

 
 

(벨링엄이 잡자마자 음바페가 바깥으로 살짝 빠집니다.)

 
 

(서로 확인하고 골)

 
 



사실 맨투맨 수비는 선제골이 상대적으로 훨씬 더 중요합니다. 상대가 무리하게끔 만들기 가장 적합한 건 선제골이고 가능하면 이른 선제골이 터지면 더 좋죠.





기본적으로 90분 내내 그것을 하려면 체력적으로 매우 우월해야 하는데 아무리 괴물 체력이어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리드를 잡고 템포를 죽이는 게 필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단순히 많이 뛰는 게 아니라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상황에서 자신의 마크맨을 재빨리 찾고 붙고 또 계속 왔다갔다 해야 하니까요. 맨투맨 수비를 거의 병적으로 쓰는 비엘사가 괜히 계속 전진하라고 지시하고 붙으라고 지시하는 게 아닙니다. 그렇게 안 하면 뻥뻥 뚫리니까 그런 거죠.
 
 
 
 
 
그런 점에서 마드리드 선수들이 빠른 전개에서 답을 찾은 건 꽤 크게 작용했다고 봅니다.





상황 판단이 빠르고 가변성이 뛰어난 선수들이 많아서 안첼로티가 계속 뭔가 얘기하는 게 아니라 한두 번만 얘기해 줘도 선수들이 재빠르게 그걸 실행에 옮길 수 있다는 게 장점 중 하나인 것 같고.





개인적으론 벨링엄과 발베르데가 제일 빛난 것 같네요. 벨링엄은 저번 시즌도 그렇고 유로에서도 그렇고 계속 보면서 느끼지만 오프 더 볼을 하면서 상대 선수들을 벗겨내는 걸 너무 잘합니다. 움직이면서 그걸 하는 게 사실 체력적으로 매우 힘든 일이라 계속 하는 게 쉽지 않은데 대단한 부분이라 생각하구요.





우려스러운 부분이라면 한 경기 뛰고 나면 무릎에 쌓이는 데미지가 상대적으로 엄청 클 것 같은데 그 부분에서 클럽의 의료적인 차원에서 대책이 있냐가 중요할 것 같네요.
 
 
 
 
 
비니시우스는 이제 협력으로 엔드 라인으로 빠지게 만드는 게 정석 대응으로 자리 잡는 느낌입니다.





한 명이 붙는데 일부러 바깥을 열어두고 횡드리블 각만 수비하면서 뒤에 서있는 선수가 엔드 라인으로 칠 때 막타 치는 건데 바르셀로나가 아라우호를 활용한 협력 수비로 득을 보고 다른 몇몇 팀들도 따라 해보니 꽤 효율이 좋아서 이제 그냥 다 스탠다드로 따라 하는 느낌.





예전엔 엔드 라인으로 빠지게만 만들면 땡큐였는데 이 부분에서 발전하고 있는 게 선수 본인에게도 마드리드에게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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