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쳐 뜨기가 너무 귀찮아서 넘어갈까 하다가 피로한 글들만 쓴 김에 환기도 할 겸 늦었지만 그냥 짚고 넘어갑니다.
일단 제일 눈에 들어온 건 좌측 편향의 문제보다 음바페, 호드리구가 발로 볼을 받는 걸 지나칠 정도로 선호하는 것. 비니시우스는 그나마 덜한 편인데 이 둘은 너무 심했습니다.
둘 다 볼을 발로 받는 걸 선호하니까 상대 수비수들 사이로 들어가는 것보다 바깥으로 빠지거나 한쪽 공간이 비어있는 걸 극단적으로 선호한다는 거죠.
두 번째 문제는 추아메니가 이따금씩 좌측면이나 왼쪽 시야 확보를 못하거나 왼발을 쓰기 불편한 경우가 생기면 벨링엄이나 비니시우스가 좋은 위치에 있어도 파악하지 못하거나 주지를 못해서 벨링엄 동선이 관리가 안 되기 시작하는 거.
이렇게 꼬이기 시작하면 벨링엄이 사실상 하프 라인 아래부터 상대 박스 안까지 골고루 이런저런 역할들을 다 해줘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불가능함.
세 번째는 경기가 이런 식으로 꼬여버리니 발베르데가 카르바할을 보조하면서 오른쪽 위주로 뛰는 게 아니라 추아메니가 왼쪽에도 패스를 할 수 있게 도와주면서 벨링엄이 위로 마음껏 올라갈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하니 사실상 3명을 동시다발적으로 도와줘야 하니 후방에 완전히 고정되어 버림.
이미지로 짚고 넘어가 보죠.
안첼로티가 그래서 좌우 어느 쪽으로든 움직이면서 어느 발로든 패스 할 수 있고 측면 공격의 일부가 되어서 동료들의 횡단도 도와주면서 양 방향 패싱이 가능한 모드리치를 넣었는데 모드리치가 넓게 움직이고 경합을 하질 못하니 벨링엄 동선은 조정이 돼도 발베르데 동선은 변함 없이 후방에 고정되어버리니 박스 안을 파줄 선수는 또 벨링엄밖에 없었던 겁니다.
교체 후에 좌우 두 명씩 넣고 음바페 중앙을 한 것도 이런 식으로 세 명의 포워드들이 다 튀어나와 버리면서 (아니면 두 명은 튀어나오고 한 명은 발로 받기 편한 위치로 가면서) 박스 안에 있는 선수들이 너무 쉽게 수비하니까 그렇게 수비를 못하게끔 하려고 한 거죠.
세트피스 실점이 아니었다면 그래도 1대0 으로라도 이길 수 있는 경기였다고 봅니다만 쉽게 갈 경기를 어렵게 간 이유는 좌측면 편향의 문제보단 세 명의 포워드들이 다 발로 편하게 받는 걸 선호하고 오프 더 볼로 상대 수비수들을 제끼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적어도 이 경기에선 너무 뚜렷하게 보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좌측면에 모여서 잘게 썰어 들어가려 해도 누군가는 받아주면서 수비수들 사이를 제껴주면서 볼이랑 같이 횡단을 해야 하는데 그런 장면이 안 나왔죠.
음바페의 경우엔 리그앙에선 중앙에서 뛰면 지점을 가리지 않고 상대 선수들 3~4명이 무조건 가둬버리는 형태의 수비가 많았는데 (음바페 슈팅만 잡으면 다른 애들은 상대적으로 잡기 쉽기도 했고) 일단 마요르카는 그런 식으로 수비를 하지 않아서 본인이 볼을 받기 편한 위치들을 찾아간 거일 수도 있다고 보는데 이 부분에서 좀 조정이 필요하지 않나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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