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긴 했음. 뭐 한편으론 이해가 되는 부분들도 있긴 하지만 그렇다고 그게 루쵸의 발언이 정당했고 필요했냐를 대변해주진 않는다 보구요. 아스 기사들 보다가 보이길래 보고 좀 더 찾아봤는데 아무리 봐도 안 해도 될 말들을 너무 많이 했다 싶더군요.
기본적으로 루쵸는 선수 시절 마드리드에서 넘어온 선수라는 점 때문에 초장부터 바르셀로나 팬들에게 무한한 사랑을 받았던 선수는 아님. 본인은 어렸을 때부터 마드리드 시절 에이전트였던 형이랑 같이 바르셀로나 팬이었다고 하지만 (히혼의 전설 퀴니 때문에) 마드리드에서 5년을 뛴 선수가 그렇게 말하는 게 초장부터 진심으로 와닿는 것도 이상했고.
바르셀로나에 대한 애정이 진심이라는 걸 증명한 순간부터 팬들에게 어마어마한 사랑을 받았던 거. 결혼도 이번 인터뷰에서 밝혔듯이 바르셀로나에서 만난 카탈란하고 했고. 베르나베우 가서 마드리드 팬들한테 똑같이 욕 하고 소리 지르고 그러던 게 컸고 바르셀로나 와선 반 할이랑 한 번 부딪혔던 거 빼면 아무런 잡음도 만들지 않고 모범적인 베테랑이었던 것도 컸죠.
풀백 뛰기 싫은데 계속 뛰게 한다고 마드리드 레전드이자 크루이프의 드림팀을 깨부순 당시 마드리드 감독 발다노한테도 들이박던 게 루쵸였음. 결국 이게 발단이 되고 라우드럽, 미첼 등도 발다노랑 사이가 멀어지고 발다노가 짤리기 직전 불화가 선수단 사이까지 퍼져 루쵸는 마드리드를 프리로 떠나기로 결심했던 거. 바르셀로나 와선 앞서 말씀드렸듯 반 할하고 한 번 부딪혔던 거 빼면 이런 짓을 아예 안 했음.
더 가까운 케이스로는 다르면서도 비슷한 에투가 있죠. 마드리드에 대한 증오심을 공개적으로 드러내던 선수. 에투도 팬들이 그래서 좋아했던 게 엄청 컸음. 틈만 나면 바르셀로나를 띄우고 마드리드 욕하고 다녔으니까.
감독이 되고 나서 루쵸는 항상 입지가 불안한 감독이었음. 아마 챠비 보면서 자기를 비롯해 이전 감독들과 많이 다르다 느낀 건 이 부분이겠죠.
루쵸는 본인이 잘하나 못하나. 보드진하고 부딪히나 안 부딪히나 늘 입지가 불안한 감독이었고 트레블을 목전에 두고도 의장이 바뀌면 감독이 바뀔 수도 있다는 얘기를 언론들을 통해서 듣던 감독.
그전부터 주비사레타 나가고 나선 자기 편이 아무도 없으니 공개적으론 말도 안 하고 다녔죠. 필살기로 온 거치곤 그에 준하는 대우는 부임 조건으로 약속받고 보드진이 본인 뜻을 따라주던 14년 여름 이적 시장부터 주비사레타 나가기 전까지밖에 못 받은 감독임. 아마 쌓인 게 많았던 걸로 보임.
당연히 그의 입장에선 챠비에겐 어떠한 모종의 이유들로 인해 인내심이 더 길게 갔고 기회가 더 주어졌다고 느낄 수 있는 부분들이 있다 생각함. 이건 많은 팬들도 느끼는 부분일 거라고 생각하구요.
근데 이런 게 공개적인 자리에 나갈 수도 있다는 걸 알고 있는 상황에서 아무렇지 않게 말하는 건 사실 존중이 없는 거죠. 챠비가 잘하고 못하고를 따지기 전에 너무 무례한 발언이었다 봅니다. 루쵸 좋아하는 사람이고 리가 순항할 때도 챠비 욕하던 사람이지만 이건 별로 쉴드치고 싶지 않음.
루쵸를 놓고 보면 여러 차례 얘기해 오지만 사실 우주 명장 중 하나라고 보진 않지만 그렇다고 MSN 으로 챔스 하나밖에 못 들어본 감독이라고 무지성으로 평가를 내려칠만한 감독도 아니라고 보는 편임.
펩이 좋은 스쿼드를 물려받아서 성공을 했다란 헛소리만큼이나 타타 시즌 팀이 얼마나 망가졌냐란 사전 배경을 무시하고 보니까 그런 소리를 할 수 있는 거.
게다가 트레블 이후 15-16 시즌부턴 이적 시장 금지부터 변수가 많았고 보드진과 불화도 점점 커져가고 있었으니 그런 속사정들을 알면 감안해 줄 부분도 있었다 생각하구요. 무조건 잘했다는 소리가 아님.
늘 저한테 과하게 올려친다 하는데 반대로 과하게 내려치니까 잘한 부분들도 있다고 얘기하는 거임. 타타 1년 더 봤음 MSN 들고도 트레블 못했을 거고 (아니면 수아레즈를 비롯 루쵸가 찍었던 플랜 A, 플랜 B 선수들이 안 오거나) 네이마르 성장은 정체됐을 거고 이니에스타는 떨어지는 신체 능력에 맞춰서 조금이나마 변화하지도 못했을 거고 세스크는 여전히 철밥통이었을 거임.
거짓말 같나요? 13-14 시즌 후반기 경기들 보면 바로 알 수 있음.
루쵸도 진짜 오래 봐왔는데 파리 가고 나서 뭔가 사람이 좀 변한 거 같다 느끼는데 그게 어떤 이유인지는 잘 모르겠음.
뭔가 존중심 없고 자기 고집이 강한 모습이 생각 이상으로 자주 보이는 거 보면 반 할이 문득문득 생각나서 좀 섬찟하긴 함. 얼마 전 있었던 뎀벨레 사건도 옳고 그름을 떠나 딱 반 할이 선수들 다루던 방식.
소통은 하지만 내 방식대로 소통을 해야하는 거. 반 할이 저러다 몇몇 선수들하고 원수가 됐죠. 위기가 한 번 와야 정신을 차릴 지도.
'Football > Writing'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다리지 마세요 (34) | 2024.10.25 |
---|---|
해결책은 정해져 있음 (26) | 2024.10.09 |
그래도 감독은 안 했으면 해 (38) | 2024.10.08 |
경기 후기 아님 (35) | 2024.09.26 |
플릭 5 (64) | 2024.09.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