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져야 할 게 로드리랑 베르나르도 실바로 버텼던 거뿐이긴 함.
사실 진짜 위기는 저번 시즌이었다고 보는데 오히려 아슬아슬하게 넘어가고 팀 전체적으로 안일하게 판단해 버린 듯함. 알바레즈도 이래서 1년 더 있었음 윈윈이 될 거라 했던 건데 본인이 후반기 기용 방식을 이해 못 했으니 뭐. 많은 분들 말씀처럼 아틀레티코가 자길 내년 여름에 또 노릴 지도 미지수였을 테고.
물론 시장이 그렇게 매력적이지 않은 것도 맞았구요. 애매한 애들은 필요 없음. 여기서 숫자 채운다고 부상 덜 당하고 경기력 기복 적어지고 이런 건 그냥 헛소리임. 그 정도로 간단하게 돌아가지 않음. 펩 성격상 그걸 받아들일 리도 없고.
저 둘이 너무 잘해줬지만 한 명은 장기 부상을 끊어버렸고 나머지 한 명은 사실 저번 시즌부터 하락을 염두에 둬야 할 정도로 내려오는 게 눈에 보였음. 그리고 여전히 위험하다고 봄.
귄도간 리턴도 별로라고 했던 것도 사실 얘 자체가 시한 폭탄이고 (이미 저번 시즌에도 간신히 버틴다는 느낌이었음) 다른 애들 무너지는 거 막아주는 건 이미 저번 시즌 챠비 아래서 갈릴 때도 불가능의 영역이었음. 적응기가 없다. 가 전부. 물론 그런 선수마저 시장에 없었으니 펩이 귄도간을 환영했다 생각하긴 함.
펩이 EPL 오고 나서 유일하게 후반기를 본인이 원하는 방향에 가깝게 운용한 게 트레블 때 말고 없다고 여러 차례 밝혀왔고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음. EPL 은 11-2월에 여유가 아예 없는 리그라 펩이 스페인-독일에서 해오던 관리법과 주기 등은 먹히지 않음.
월드컵 시즌 때 남들보다 먼저 이거 승부수 볼만하겠는데? 라고 생각한 건 펩을 오래 봐왔으니 제가 아는 펩이라면 해보겠다 싶었던 거고. 실제로 그랬고.
그래서 EPL 온 이후로는 전반기에 까먹을 건 다 까먹는 것보단 벌어둘 만큼 벌어두고 최대한 적은 차이 안에서 완성도와 기복의 폭이 적은 걸 추구하는 본인의 스타일로 따라잡거나 리드를 지키는 식으로 많이 해왔다 생각하는데 이번 시즌은 그러다 초장부터 탈이 난 셈. 선수들의 누적치, 부실한 프리시즌 등등등...
전술적 중심이나 그에 준하는 선수들이 아무리 팀이 무너질 것 같아도 쓰러지지 않고 버티면 꼬맹이들 과감하게 막 써보고 할 것 같은데 여긴 그동안의 팀들과 다르게 얘네들이 훨씬 더 너덜너덜해진 편이라 오히려 더 조심스러운 것도 있을 거임.
도쿠와 사비우를 정발 윙어로 종종 써보는 것도 어떻게든 루즈볼을 많이 만들어 승부를 보려는 펩의 전술적 변형 중 하나를 데 브라이너 없이도 가능하게 하려는 접근이라고 보는데 이도 여의치 않으니 기용 방식이 더 경직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 사실 이런 점에서 알바레즈 이탈이나 담금질해볼 만한 것 같다 싶었던 밥의 장기 부상이 아쉽긴 함.
뮌헨이야 이상하게 펩이 원하는 데로 거의 다 맞춰줬음에도 펩이 원하는 데로 되지 않는 외적인 변수들이 너무 많았고 시티가 미리 접근 안 했어도 그만뒀을 것 같은데 바르셀로나에선 이런 리듬적인 한계, 스쿼드의 과감한 변화가 필요한 시기에 그 정도의 선수들이 계속 들어올 수 없는 현실적인 상황 (스쿼드 고임, 보드진이 전임자의 작품들을 싫어하고 만들기에 미쳐있던 터라 그로 인한 내외적 충돌 등) 등에 본인이 먼저 지쳐 나갔음.
현재 시티도 비슷하다고 보는데 차이점은 바르셀로나는 그런 펩을 더 못 살게 굴고 다 해주는 척 본인을 이용한 건데 (그러니 떠날 때 바르셀로나와는 다른 환경 (정치인들이나 그에 영향을 받은 언론들이 없는 환경) 을 감독으로서 겪어보고 싶다 한 거임) 시티는 그런 건 없으니까요. 여기서 펩 본인에게 동기 부여가 될만한 게 있냐 없냐가 중요할 듯.
팬들 입장에서 간을 왜 이렇게 보냐고 느껴지는 것도 펩은 본인의 동기 부여를 재계약의 기준 중 하나로 삼는 사람이고 원칙적이고 완벽함을 추구하는 사람인 것도 크니까요. 계속 얘기해왔지만 1년 계약을 제일 좋아하는 사람임. 시티를 정말 좋아하고 만족하니 그동안 1+1, 2년 계약들을 했다 생각함.
바르셀로나에서도 12월 즈음에 이미 재계약 의사가 없으면서도 선수단한텐 4월까지 얘기를 안 한 사람임. 그러니 저 포함 몇몇 팬분들은 첼시한테 떨어졌을 때 쓰리백의 재도전이 동기 부여가 될 거다 생각했는데 아니었고.
개인적으론 과감한 변화를 안 주는 게 슬슬 떠날 시기가 왔다 느껴서 그런 것 같단 얘기를 한 적이 있는데 남는다면 뭔가 있긴 하겠죠. 선수가 있든 없든 교체 카드 딱 본인 원칙대로 쓰는 거 보면 여전하기도 하고. 아무리 유해졌어도 원칙주의자의 모습은 여전히 남아있는 거 보면 참 대단한 사람임.
+ 퍼가기, 떼가기 등 싹 다 금지.
'Football > Writing' 카테고리의 다른 글
놀라우면서도 역시 싶기도 하고 (28) | 2024.11.22 |
---|---|
으음바아페에 (49) | 2024.11.15 |
감독 챠비에 대한 단상 (29) | 2024.11.01 |
기다리지 마세요 (34) | 2024.10.25 |
해결책은 정해져 있음 (26) | 2024.10.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