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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tball/Writing

으음바아페에

by 다스다스 2024. 11. 15.

 
 
 
순전히 내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음바페의 문제는 모두 음바페에게 있음. 안첼로티나 비니시우스, 벨링엄, 호드리구 등을 얘기할 게 아니라는 거임.





리그앙과 프랑스에서 극한의 효율성을 추구하기 시작하면서 변한 본인의 플레이 스타일, 성향 등에 맞춘 보조자들이나 그 전술전략 안에서 뛰던 선수들의 활약 덕이 엄청 컸고... 마드리드에도 영리한 보조자들이 있고 그 이상임에도 본인이 보조자처럼 뛰는 걸 아무렇지 않아 하는 선수도 있으니 가능할 거라 생각했는데 막상 그렇지 않았다는 거죠.
 
 
 
 
리그앙과 리가의 수비 방식이 다른 거야 한창 리뷰 쓸 때 계속 얘기했었는데 이 과정에서 파리, 프랑스와 마드리드의 플레이 스타일 자체도 많이 다름.




파리, 프랑스는 철저하게 음바페에게 자유를 주고 그의 동선을 그 누구도 침범하지 못하게 하는 게 핵심. 리그앙에서 중앙에 음바페가 설 때 4명 (센터백 둘-미드필드 둘 또는 쓰리백-미드필드 맨투맨) 이 덮치는 식으로 수비를 하면 좌우 측면이 다 열리는데 이때 측면에서 고속도로를 내는 선수에게 붙으면서 이 덮치는 대형이 흐트러지면 음바페는 찰나의 순간에 본인 포지셔닝을 다시 잡는 거임.





프랑스는 반대로 지루가 음바페의 원활한 중앙 진입을 위해 박스 안에서 상대 수비수들 사이에서 도망가지 않고 버티면서 테오와 라비오는 바깥을 파줌과 동시에 음바페가 해야 할 측면 포워드로서의 공수 양면에서의 임무까지 겸했음.





게다가 뎀벨레나 코망이 오른쪽에서 바깥을 파주면 그리즈만은 좌중우 분배에만 힘을 쓰던 것 이상으로 슬금슬금 중앙으로 들어오니 높은 수비 밀도로 대응하더라도 상대 선수들이 다 자기만 보지 않았죠.





여기서 핵심은 앞서 말했듯 이 과정 속에서 아무도 음바페의 동선에 끼어들지 않는다는 거임. 루쵸가 처음 음바페 좌측면 포워드를 쓸 때도 이 데샹의 프랑스를 거의 똑같이 따라 하려 했었음. 보장된 효율이 나왔으니까. 문제는 하무스나 무아니가 지루의 20%도 못하니 음바페 중앙으로 바꿔버린 거임.





마드리드는 아예 다름.





벤제마가 전술적 중심이 되고 모드리치의 플레이 메이킹이 주 공격 수단이 된 이후 단순히 좌편향의 팀이 아니라 횡단을 단체로 하면서 수비 대형을 살짝 깨면서 상대 선수들을 모이게 만들거나 퍼지게 만들어서 박스 공략을 하는 게 기본 전제가 된 팀.





벤제마가 왼쪽 측면에서 스타트를 끊고 패싱의 종류를 가리지 않고 중앙 진입이나 여차하면 반대편 오른쪽까지 볼 소유권을 유지하면서 횡단에 능한 선수였기에 얘만 눈에 띈 거지. 사실 마드리드의 나머지 선수들도 자연스레 이런 쪽으로 익숙해졌음.





엄밀히 말하면 마드리드는 좌편향의 팀이라고 지적할 게 아니라 비니시우스, 호드리구 등의 횡드리블이나 모드리치, 카마빙가의 적극적인 패싱 주도, 가담 등을 주 무기로 쓰기에 이것을 극대화할 수단이 필요한 팀이라고 보는 게 맞음.





그래서 벤제마가 나가고 나서 바르셀로나를 비롯한 팀들이 들고 나온 게 비니시우스한테 아예 사전에 협력으로 붙어 경로를 차단해 바깥으로 빠지게 만들어 횡드리블이나 동료들을 이용할 기회 자체를 사전에 차단해 버리는 거임. 마드리드는 이러면 측면이 중앙 진입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엔드 라인에서 플레이를 끝마치는 지점이 되니까.





여기서 첫 번째 문제. 음바페는 동료들이 원활하게 중앙으로 들어갈 수 있게 본인이 다음 플레이를 이어나가기 곤란한 공간으론 절대 들어가지 않음.





그건 본인의 몫이 아니라 늘 동료들의 몫이었으니. 벤제마가 지적했던 부분이 바로 이런 부분들일 거임. 박스에서 버텨주는 게 아니라 동료들의 횡드리블을 위한 수단이 되어줘야 할 때도 반대로 동료들이 그렇게 해주길 바라면서 빠져버리니깐.





두 번째 문제. 이러니 오프 더 볼은 1-2명만 하면서 역으로 상대가 횡드리블을 극단적으로 경계해 버려 바깥으로 수비수를 빼내기 위해 바깥을 파는 게 중요해지니 팀이 효율성을 추구하는데 역으로 효율이 나오지 않는 거임.





볼을 소유한 상태로 안으로 들어가는 게 아니라 엔드 라인에서 불확실한 볼 처리를 하게 되니까. 벨링엄과 발베르데가 적극적으로 오프 더 볼을 하는 게 아니면 이런 루즈볼, 세컨볼, 불확실한 볼 등에 대한 부분들은 현저하게 떨어짐.





더해서 카르바할이 빠져버리니 빈자리가 바로 티 나는 이유이자 호드리구가 오른쪽 바깥을 몇 번만 파줘도 상대 수비 대응이 조금 변하는 이유 중 하나임. 발베르데에게 맡길 수도 있겠지만 얘는 그럼 막말로 필드 전체를 책임져야 하는 거.  이건 어느 순간 쓰러져도 할 말이 없겠죠.





세 번째 문제는 음바페의 오프 더 볼은 사선으로 들어갈 때 극대화 된다는 점임. 오프사이드 트랩에 신기할 정도로 자주 걸리는 것도 동일 선상에서 사선으로 출발할 때 속도에서 안 지고 뻥 뚫린 공간을 잘 쓰는 선수지. 어느 위치에서나 들어가는 척하면서 다시 나오고 들어가는 트랩을 깨는 정석의 플레이를 잘하는 선수는 아님.





즉, 이런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농구에서 헤비 핸들러들이 서로 양보해 주듯이 너 한 번, 나 한 번. 이렇게 되는 거. 비니시우스는 횡단할 때 음바페까지 껴서 같이 하면 뭔가 될 텐데 음바페는 그걸 못하고. 음바페는 동료들이 본인 동선을 눈치채고 알아서 수비수들 끌고 다니면서 빠져줘야 하는데 그게 안 되고.




적정선을 찾아줄 만한 모드리치가 사실상 20분도 버거울 정도로 맛탱이가 가버려 상대 선수들 사이사이에서 움직이는 게 어려운 점과 호드리구가 올해 안으로 복귀할지도 미정이라는 점 등을 고려해 봤을 때 음바페가 조금 변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개인적으로 메시랑 같이 뛰면서 마인드가 많이 변했다 느끼는데 이게 현재 마드리드에서의 적응에는 꽤 문제를 일으키고 있지 않나 싶네요. 8골이 아니라 16골, 20골을 넣었어도 이렇게 뛰고 있으면 욕먹을 수밖에 없음. 본인도 뭔가 느낀 게 있지 않을까...





+ 퍼가지도 일부분 떼가지도 마세요. 그냥 여기서 끝내셨음 좋겠습니다. 바르셀로나 얘기 안 할 거니까 엘클 질문도 안 받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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