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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tball/Writing

간단2

by 다스다스 2024. 11. 28.

 
 
 
 
 
수비 가담에 대한 논란을 비롯해 중앙화, 효율성 추구 등은 항상 방향성을 비롯해 다양한 요소들에 대한 고민을 따라오게 만드는 문제들임. 메시 걸어 다니는 게 문제가 되기 시작했던 게 정확히 기억하는데 펩 마지막 시즌부터였음.
 
 
 
 
 
복잡한 쓰리백의 문제 (단순 배치의 문제가 아니라 역할과 동선의 문제) 와 양 측면이 고장 났던 것 그리고 해당 시즌 준비 미흡 (보드진의 돈 벌레 성향이 프리시즌부터 일정 계산을 따지는 펩과 정면으로 부딪힌 시즌) 과 선수들의 누적치가 서서히 터지는 대표적으로 이 4가지가 동시에 진행됐던 시즌.





그래서 상대 팀들이 바르셀로나를 잡는데 이제 90분 내내 동일한 패턴이 아니라 특정 시기에 페이스를 끌어올리는 식의 대응책 (당시 무링요 마드리드가 대표적) 을 들고 나오니 상대 팀들이 바르셀로나에게 뒷공간을 아예 주지 않기 위해 알아서 방어적인 축구를 택하는 게 아니라 측면을 적극적으로 쓰고 앞으로 나오거나 라인을 유동적으로 가져가며 체력적으로 승부를 걸어 움직임으로 승부를 보기 시작하는 게 먹히기 시작했던 거죠.
 
 
 
 
 
그만큼 라인이 뒤로 빠지거나 쓸데없이 뛰는 상황이 늘어나거나 상대를 측면에서 제어하지 못해 기회를 더 주거나 무의미한 점유는 늘어났다는 소리임. 이게 11-12 시즌 초반부터 리가 원정만 가면 고전했던 이유 중 하나.
 
 
 
 
 
그렇다면 바르셀로나는 라인을 유동적으로 가져가야 했고 메시는 내려와서 수비를 도와줘야 했다는 게 당시 팬들의 논리였던 거고. 펩은 여기서 상대 센터백들이나 간격을 좁힌 포백 사이로 들어가 어떻게든 귀찮게 만드는 산체스의 존재감을 살려 반대로 더 과감하게 라인을 올렸죠.





무승부가 쌓이고 억까를 당하는 거 같았고 고집 같아 보였지만 그래야만 했음. 그의 말처럼 메시가 무의미하게 낭비되는 게 바로 그런 수비 가담이었으니까. 이게 이니에스타가 멀쩡한 시즌이면 바르셀로나가 챔피언스 리그 우승을 할 수 있던 근본적인 이유 중 하나임. 좌우에서 상대가 수비적으로 임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을 만들어 줬으니까.
 
 
 
 
 
이게 얘기하는 건 메시가 한참 내려가서 수비 가담도 하고 조금 더 뛰고 다시 박스 앞까지 속도를 내는 것보다 차라리 메시 위치를 아예 고정시키고 메시가 찰나의 순간만 쓸 수 있어도 찬스가 나올 확률은 어마어마하게 올라간다는 걸 얘기하는 거임. 메시의 효율성을 극단적으로 올리고 팀이 공격을 슈팅까지 이어가는 확률을 생각하면 최선의 방법이었다는 거죠.
 
 
 
 
 
문제는 메시와 이니에스타 외에는 (이후 네이마르와 15-16 전반기까지의 수아레즈까지) 다 상대를 무지성으로 방어적으로 만들 선수가 없었다는 거임.





그래서 티토는 아예 상대한테 기회를 더 내주고 점유는 일부분 포기하더라도 메시에게 공간을 더 보장하는 게 답이라고 봤던 거고.





타타는 아예 메시까지 측면 요원으로 분류해 좌우로 퍼지게 만들어 어떻게든 상대가 저자세로 임하게 만드려 했던 거고.





루쵸는 세 명의 포워드들의 동선 조정을 위해 두 명의 미드필드들의 책임 범위를 좌우 측면까지 종횡으로 더 넓혀버렸고.





발베르데는 아예 메시 (+ 수아레즈) 의 효율성을 위해 나머지 선수들의 오프 더 볼 동선을 제한하고 그들에게 더 넓은 책임 범위를 줬고. 스칼로니는 발베르데랑 조금 다르게 메시를 제외한 전원에게 더 넓은 범위를 책임지게 만든 거죠.





이 중 발베르데는 전후반 플랜을 다르게 가져가기도 하면서 사베야보다도 훨씬 더 수비적인 방향성을 보인 감독이었는데 결국 티토 이후로 가장 메시 의존증에 시달리고 이를 극복하지 못했죠.
 
 
 
 
 
게다가 메시가 수비 가담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온 더 볼을 길게 가져가는 그의 특성이 중앙에서 발휘됐기 때문에 메시가 높은 지점에서 볼을 소유하는 거 자체가 공수를 동시에 해내는 거나 다름없었음. 메시 막으려면 얘한테 시선을 뗄 수가 없으니까.





아직도 인지를 못하시는 분들이 많다 느끼는 부분 중 하나인데 지역 방어와 맨투맨의 혼합을 유행하게 만든 장본인이 메시임. 이게 먹히기 시작하면서부터 바르셀로나가 고전하기 시작했거든요. 다리 사이에 자기 다리 깊게 넣어서 아슬아슬하게 태클하는 것도 근래 들어 잦아지긴 했지만 메시 담그기의 비법 중 하나였죠.
 
 
 
 
 
 
그리고 많은 사람들은 동료들이 메시의 이런 플레이 스타일 때문에 희생을 한다고 표현하지만 사실 메시는 그 누구보다도 팀 플레이에 힘을 쓰는 선수.





경기가 풀리지 않을 땐 본인이 알아서 내려와서 동료들이 올라갈 시간을 벌어주고 어떻게든 본인에게 시선이 다 쏠리게 만들기도 했죠. 펩이 화산재가 터져도 챠비는 뺄 수 없던 이유임. 챠비가 없음 가뜩이나 많은 걸 하는 메시가 이거까지 해야 했으니까. 세스크가 실패했다고 선 긋는 것도 세스크는 이런 쪽으론 가능성을 보여준 적이 없음.





팀 내에서 가장 기술적인 선수가 중앙으로 가야 한다는 이론은 가장 이상적이지만 그 선수가 어느 정도의 단단한 기본기를 가졌는지 그리고 그로 인한 개인 기복의 폭이 어떠한지 그리고 기술을 어떠한 형태로 쓰느냐에 따라서 다르다는 거임.





메시 중앙화는 메시가 가진 모든 것들을 꿰뚫어 보고 당시 바르셀로나를 완벽하게 진단해서 내린 결론이라 펩의 천재적인 발상이었다 얘기하는 거임.





그리고 그랬기 때문에 건강한 메시를 아직도 볼 수 있는 거구요. 레이카르트 때처럼 계속 뛰었으면 메시의 미래는 로벤과 다르지 않았을 거임. 허벅지가 견딜 수가 없었겠죠.





사실 중앙화는 모든 선수들의 종착점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음. 왜 요즘 나오는 전통적인 분류에서 9번이라 하는 선수들 중 스피드를 주 무기로 하고 도망 다니는 선수들이 많을까. 왜 이제 풀백들의 쓰임새가 다양해지면서 양 측면은 가능하면 2명이 쓰면서 일시적인 상호 작용을 중요시하고 안과 밖을 동시에 쓰게 할까.





가능하다면 최대한 오래 볼이 있든 없든 최소 4명을 자신에게 벗어나지 않게 하는 건 아무나 할 수 없음. 메시의 중앙화를 비판하던 사람들은 60경기 중 10경기도 나오기 힘든 경우의 수를 따져가며 비판했던 거고 전 그걸 몇 년 동안 반박해 왔던 거뿐임.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것도 있는 건데 누군가는 잃는 것만 보는 거죠.





메시의 사례지만 어떤 선수든 비슷하다 생각함. 중앙화나 극단적인 효율성 추구로 인해 얻는 게 더 크지 않다면 그건 잘못된 게 맞겠죠. 이젠 선수들의 건강도 감독이 어쩌다 고려하는 변수가 아니라 핵심 사항 중 하나기 때문에 바라보는 시선은 조금은 달라야 한다 느끼는 편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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