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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tball/Writing

관찰 4

by 다스다스 2025. 3. 4.

 
 
 
 
 
벨링엄의 오프 더 볼이 없어지고 보조자와 후방 플레이어로서의 마인드를 갖고 동료들을 도와주는 선수들이 싹 다 빠지니 티가 확 나버린 경기.
 
 
 
 
 
오프 더 볼이 볼이 없을 때의 모든 움직임들을 얘기하는 건데도 불구하고 결과물을 사람들이 많이 놓고 얘기하다 보니 시선이 좁아지기 마련인데요.





사실 많은 사람들이 놓치는 본질은 그 움직임 속에서 나오는 경합과 그로 인해 나오는 모든 과정들임. 상대 선수들 사이로 얼마나 들어가냐 그리고 어떤 상황에서 오프 더 볼을 시도하냐. 또 그 과정 속에서 무엇을 하냐 등이 중요한 건데 이런 부분들은 잘 안 보죠. 그냥 공간 잘 파고 잘 주워 먹으면 오프 더 볼이 좋다 하는 거임.
 
 
 
 
 
브라힘 디아즈가 이 경기에서 이 차이를 명확하게 너무 잘 보여줬음. 그리고 벨링엄의 최대 장점 중 하나가 오프 더 볼 과정에서 상대 선수들 시선을 본인한테 오게 만들고 계속 제끼려 하는 거임. 그럼 얘를 잡으러 가야 하나 아니면 원래 하던 걸 계속해야 하나란 이지선다에 걸리는 거죠.
 
 
 
 

도르트문트 때도 몇 경기 안 봤는 데도 볼 때마다 한 번씩 자기가 롱패스 길게 갈기고 자기 공간 찾아가는 척 (실제로 찾아갈 때도 있었고) 하면서 오프 더 볼로 헤집어 놓는 게 눈에 들어왔고 매력적인 부분 중 하나라 얘기했었는데 마드리드 와서 이런 부분들은 너무 큰 폭으로 성장해서 대체자가 없음.
 
 
 
 
 

(자기 공간을 찾고 동료들의 그래비티로 인해 생기는 공간을 파려고만 하니까 이렇게 겹치는 거임)

 
 

(브라힘이 계속 그러니까 음바페가 슬금슬금 베티스 선수들이 눈치 못 채게 거리를 벌리죠. 이 작은 차이로 인해 그리고 이걸 캐치한 뤼디거로 인해 골이 나온 거임)

 
 

(경기 초반과 다르게 중앙에 꼭 있어야 하는 게 아니면 측면으로 빠지기 시작했음)

 
 

(모드리치가 3 미드필드의 간격 유지도 못하고 두 줄 수비 간격과 대형도 못 맞추니 이 부분에선 브라힘 역할이 컸음. 모드리치는 과거 바르셀로나의 부스케츠, 현 시티의 귄도간 등이랑 똑같은 거임. 못 따라가니 상황을 다 무시하고 일단 박고 보는 거)

 
 

(모든 문제가 이 전개 과정에서 다 나왔음. 음바페가 베티스 선수들이 바로 붙어서 협력 수비가 이뤄지면서 지연을 못 시키게 지체하지 않고 공간을 파줌)

 
 

(비니시우스한테 볼이 이어지고 호드리구가 비니시우스의 횡단을 도우려고 속도를 올려 주변에서 공간을 파주죠.)

 
 

(베티스 선수들이 생각보다 횡으로 벽을 빨리 치니까 비니시우스가 브라힘한테 돌렸는데 양쪽을 다 보면서 올라오던 게 아니라 비니시우스, 호드리구, 음바페의 존재로 상대 선수들 시선이 분산 되어 있으니 자기 공간만 찾다가 바로 옆에 있는 음바페도 이제 인지했음)

 
 

(결국 보고도 못 주고 각도가 막혀서 다시 비니시우스한테 주죠. 협력 수비로 인해 엔드 라인으로 몰리고 볼이 나가니 아쉬워 하죠.)

 
 

(역시 측면으로 빠져있음. 골을 넣은 이후부터 중앙은 가능하면 비니시우스, 음바페, 호드리구 셋이 같이 쓰든 셋 중 누군가가 쓰는 식으로 조정을 했음)

 
 

(여기서도 다 나옵니다. 추아메니가 알아서 뒤따라 들어가서 루즈볼 싸움에 기여해주려 하는데 브라힘이 이걸 노리니까 여기서 겹치는 거죠. 이 장면만 그런 게 아니라 후반에도 그럼. 결국 빼버리죠.)

 
 
브라힘이 뒤따라 들어가면서 골도 넣었지만 막상 경기력엔 아무런 기여를 못한 건 이런 점들이 매우 컸음. 꼭 공간을 만들어 주고 패스 루트를 뚫어주는 게 온 더 볼로 시선 끌고 드리블 돌파하는 것에만 있는 게 아니라는 거임.
 
 
 
 
 
이런 점들에 있어서 브라힘은 그냥 0점이었음. 골을 넣었으니 된 게 아니라 그 골 마저도 음바페가 슬금슬금 거리를 벌리지 않았으면 나왔을 리가 없는 골.





위에 이미지들로 짚었지만 골 넣자마자 안첼로티가 지시해서 측면으로 빼버렸죠.





상대 선수들 사이로 들어가고 시선을 끄는 오프 더 볼을 하는 게 아니라 빈 공간을 찾기만 하고 음바페, 비니시우스, 호드리구 등의 그래비티로 인해 생기는 공간만 찾으려 하면서 뒤따라 들어가기만 하니까 이 선수가 중앙에 있는 거 자체가 의미가 없어져서 그런 거임.





마찬가지로 위에서 짚었던 거처럼 추아메니가 충분히 해줄 수 있는 걸 얘가 자꾸 하려 하니까 오히려 사실상 한 명이 없는 거나 마찬가지인 상황들도 나왔음.
 
 
 

 
그래서 중요한 건 오프 더 볼을 하는 선수가 있냐 없냐가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 오프 더 볼을 해주는 선수가 있냐라는 거임.





때론 후방 플레이어로서 (전방 플레이어로서도) 가져가야 하는 오프 더 볼과 포지셔닝이 있고 동료들에게 공간을 열어주고 패스 루트를 뚫어주는 오프 더 볼과 포지셔닝 등이 공수에 영향을 끼치고 과정을 만들어 주는 거라는 거죠.





골 잘 넣고 패스 잘하고 이런 건 단편적인 거임. 위치를 잘 잡으면 당연히 동료들도 패스하기 편한 건데 선후 관계를 이상하게 보는 것.





음바페가 제일 나아진 것도 일방적인 상호 작용이 줄어들면서 때론 본인이 동료들을 위해 뭔가를 해주는 게 늘어난 거지. 다른 게 아님.
 
 
 
 
 

(베티스는 모드리치를 철저하게 팠음. 간격과 대형도 못 맞추고 따라다니거나 일단 박는 수비를 노골적으로 하니 모드리치만 파도 공간이 나고 마드리드 선수들 사이 간격이 태평양으로 벌어졌죠.)

 
 

(특히 이스코가 노골적으로 노렸음)

 
 

(방향을 속여서 모드리치가 한 박자만 늦게 따라 붙게 만들어도 자기 자신한테도 여유가 생기고 마드리드 선수들끼리는 간격이 엉망이 됐죠. 이 경우도 원래 벌어져 있던 뤼디거와 바스케스의 간격이 모드리치를 오프 더 볼로 제껴버리니 더 벌어진 거임. 이런 것들도 다 경합임)

 
 

(결국 추아메니가 메우러 오죠.)

 
 

(모드리치가 간격과 대형을 무시하고 수비 과정에 참여하니 베티스 선수들이 낚시질까지 하면서 왼쪽을 집요하게 팠음. 여기서도 이스코가 횡단까지 해서 와서 바르트라의 패스 루트를 4군데로 뚫어놓고 좌측으로 크게 돌려버리죠.)

 
 

(역시 눈치 챈 추아메니가 메우러 감)

 
 

(제일 큰 문제는 따라가는 것보다 따라가지 않을 때임. 동료들이 메워주려고 하는데 움직이질 않고 볼만 보고 있으니 상대 선수들이 모드리치 뒤를 털려 했죠. 오히려 이럴 때 상대 전개가 더 쉬워진다는 거임)

 
 

(바로 모드리치 뒤를 파버리죠. 어차피 못 따라가니까 저 사이 공간으로 패스만 넣어버리면 되는 거임. 그러니 마드리드의 모드리치는 물론이고 부스케츠, 귄도간 같은 선수들을 쓰는 감독들이 알면서도 일단 박으라고 지시하는 거죠. 좋은 위치를 대부분의 경우 못 잡는데 안 움직이면 오히려 수습이 더 안 된다는 거임)

 
 

(이것도 흔한 좌우 전환 같지만 횡으로 흔들면서 모드리치를 공략하는 거임. 모드리치는 간격과 대형을 맞추질 않으니까)

 
 

(이스코가 귀신 같이 볼만 보고 멈춰 있는 모드리치 뒤를 파죠. 추아메니가 다리로 커트 못 했으면 그대로 패스가 들어간 거임)

 
 
모드리치는 저번 시즌엔 2~30분이라도 쓰임새가 있었다고 보는데 이번 시즌은 그냥 끝났다 봅니다.





이렇게 박는 수비가 고정되어 버린 걸 이미지들로 먼저 지적했지만 사실 제일 큰 건 경합이 아예 안 되니 피해 다니면서 볼을 받고 처리를 하니 모드리치가 움직이면서 패스 흐름을 이끌고 패스 루트를 뚫어주면서 크게 전환하거나 전개 과정에 끼는 게 아니라 포워드들이 어렵게 볼을 받아서 뚫어야 한다는 점이죠. 모드리치를 쓰는 이유가 없음.
 

 
 
 
후반 첫 교체는 이런 부분들에서 너무 명확했다 봅니다. 경기 양상이 점점 상대는 너무 쉽게 파면서 거기서 파생되는 것들이 점점 늘어나는데 마드리드는 움직임이나 공격 방향, 패스 루트 등이 가면 갈수록 고정되니 그런 부분들에서 변화를 주려한 게 제일 컸죠.
 
 
 
 
 
근데 모드리치 위치 변화까지 주면서 중앙에서 움직여야 하는 카마빙가도 똑같이 계속 피해 다니길래 뭔가 이상했는데 경기에 뛸 상태가 아니란 기사가 있더군요. 컨디션 체크로 인해 필요한 기용이었을 수도 있다 보지만 개인적으론 별로 이해가 안 가긴 했음.
 
 

(모드리치가 왼쪽으로 가도 똑같긴 했음. 패스 몇 번만 돌리면 바로 제껴지니 굳이 어렵게 갈 필요도 없구요.)

 
 

(모드리치도 알고 있음. 그러니 어떻게든 따라가서 뭐라도 해주려 하지만 그냥 너무 느림)

 
 
벤치 자원들이 처참해서 나온 건 이해하지만 다음 시즌에는 없어야 하는 선수라고 봅니다.





노장으로서 꾸준한 자기 관리, 계속 증명하려는 도전 정신 등등 다 대단하다 보지만 그건 그거고 경쟁력은 경쟁력임.





귈러는 마드리드 오고 나서 마음에 든 적이 한 번도 없어서 언급할 게 없음. 그냥 이거 저거 붙일 필요 없이 별로임. 별로. 이번 시즌은 벨링엄 빼놓고 보면 호드리구가 가장 성장세가 뚜렷하고 보기 좋은 듯함.





벨링엄이 1차전 못 나오니 관찰할만한 부분들이나 참고할만한 부분들이 있지 않나 싶어서 짚어봤음. 뭐 챔스는 볼 수도 있고 안 볼 수도 있고.





계속해서 말씀드리지만 보는 경기들 다 블로그로 옮기는 게 아님. 백수여도 쉽지 않은 일을 월급쟁이한테 바라시면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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