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링엄의 오프 더 볼이 없어지고 보조자와 후방 플레이어로서의 마인드를 갖고 동료들을 도와주는 선수들이 싹 다 빠지니 티가 확 나버린 경기.
오프 더 볼이 볼이 없을 때의 모든 움직임들을 얘기하는 건데도 불구하고 결과물을 사람들이 많이 놓고 얘기하다 보니 시선이 좁아지기 마련인데요.
사실 많은 사람들이 놓치는 본질은 그 움직임 속에서 나오는 경합과 그로 인해 나오는 모든 과정들임. 상대 선수들 사이로 얼마나 들어가냐 그리고 어떤 상황에서 오프 더 볼을 시도하냐. 또 그 과정 속에서 무엇을 하냐 등이 중요한 건데 이런 부분들은 잘 안 보죠. 그냥 공간 잘 파고 잘 주워 먹으면 오프 더 볼이 좋다 하는 거임.
브라힘 디아즈가 이 경기에서 이 차이를 명확하게 너무 잘 보여줬음. 그리고 벨링엄의 최대 장점 중 하나가 오프 더 볼 과정에서 상대 선수들 시선을 본인한테 오게 만들고 계속 제끼려 하는 거임. 그럼 얘를 잡으러 가야 하나 아니면 원래 하던 걸 계속해야 하나란 이지선다에 걸리는 거죠.
도르트문트 때도 몇 경기 안 봤는 데도 볼 때마다 한 번씩 자기가 롱패스 길게 갈기고 자기 공간 찾아가는 척 (실제로 찾아갈 때도 있었고) 하면서 오프 더 볼로 헤집어 놓는 게 눈에 들어왔고 매력적인 부분 중 하나라 얘기했었는데 마드리드 와서 이런 부분들은 너무 큰 폭으로 성장해서 대체자가 없음.










브라힘이 뒤따라 들어가면서 골도 넣었지만 막상 경기력엔 아무런 기여를 못한 건 이런 점들이 매우 컸음. 꼭 공간을 만들어 주고 패스 루트를 뚫어주는 게 온 더 볼로 시선 끌고 드리블 돌파하는 것에만 있는 게 아니라는 거임.
이런 점들에 있어서 브라힘은 그냥 0점이었음. 골을 넣었으니 된 게 아니라 그 골 마저도 음바페가 슬금슬금 거리를 벌리지 않았으면 나왔을 리가 없는 골.
위에 이미지들로 짚었지만 골 넣자마자 안첼로티가 지시해서 측면으로 빼버렸죠.
상대 선수들 사이로 들어가고 시선을 끄는 오프 더 볼을 하는 게 아니라 빈 공간을 찾기만 하고 음바페, 비니시우스, 호드리구 등의 그래비티로 인해 생기는 공간만 찾으려 하면서 뒤따라 들어가기만 하니까 이 선수가 중앙에 있는 거 자체가 의미가 없어져서 그런 거임.
마찬가지로 위에서 짚었던 거처럼 추아메니가 충분히 해줄 수 있는 걸 얘가 자꾸 하려 하니까 오히려 사실상 한 명이 없는 거나 마찬가지인 상황들도 나왔음.
그래서 중요한 건 오프 더 볼을 하는 선수가 있냐 없냐가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 오프 더 볼을 해주는 선수가 있냐라는 거임.
때론 후방 플레이어로서 (전방 플레이어로서도) 가져가야 하는 오프 더 볼과 포지셔닝이 있고 동료들에게 공간을 열어주고 패스 루트를 뚫어주는 오프 더 볼과 포지셔닝 등이 공수에 영향을 끼치고 과정을 만들어 주는 거라는 거죠.
골 잘 넣고 패스 잘하고 이런 건 단편적인 거임. 위치를 잘 잡으면 당연히 동료들도 패스하기 편한 건데 선후 관계를 이상하게 보는 것.
음바페가 제일 나아진 것도 일방적인 상호 작용이 줄어들면서 때론 본인이 동료들을 위해 뭔가를 해주는 게 늘어난 거지. 다른 게 아님.










모드리치는 저번 시즌엔 2~30분이라도 쓰임새가 있었다고 보는데 이번 시즌은 그냥 끝났다 봅니다.
이렇게 박는 수비가 고정되어 버린 걸 이미지들로 먼저 지적했지만 사실 제일 큰 건 경합이 아예 안 되니 피해 다니면서 볼을 받고 처리를 하니 모드리치가 움직이면서 패스 흐름을 이끌고 패스 루트를 뚫어주면서 크게 전환하거나 전개 과정에 끼는 게 아니라 포워드들이 어렵게 볼을 받아서 뚫어야 한다는 점이죠. 모드리치를 쓰는 이유가 없음.
후반 첫 교체는 이런 부분들에서 너무 명확했다 봅니다. 경기 양상이 점점 상대는 너무 쉽게 파면서 거기서 파생되는 것들이 점점 늘어나는데 마드리드는 움직임이나 공격 방향, 패스 루트 등이 가면 갈수록 고정되니 그런 부분들에서 변화를 주려한 게 제일 컸죠.
근데 모드리치 위치 변화까지 주면서 중앙에서 움직여야 하는 카마빙가도 똑같이 계속 피해 다니길래 뭔가 이상했는데 경기에 뛸 상태가 아니란 기사가 있더군요. 컨디션 체크로 인해 필요한 기용이었을 수도 있다 보지만 개인적으론 별로 이해가 안 가긴 했음.


벤치 자원들이 처참해서 나온 건 이해하지만 다음 시즌에는 없어야 하는 선수라고 봅니다.
노장으로서 꾸준한 자기 관리, 계속 증명하려는 도전 정신 등등 다 대단하다 보지만 그건 그거고 경쟁력은 경쟁력임.
귈러는 마드리드 오고 나서 마음에 든 적이 한 번도 없어서 언급할 게 없음. 그냥 이거 저거 붙일 필요 없이 별로임. 별로. 이번 시즌은 벨링엄 빼놓고 보면 호드리구가 가장 성장세가 뚜렷하고 보기 좋은 듯함.
벨링엄이 1차전 못 나오니 관찰할만한 부분들이나 참고할만한 부분들이 있지 않나 싶어서 짚어봤음. 뭐 챔스는 볼 수도 있고 안 볼 수도 있고.
계속해서 말씀드리지만 보는 경기들 다 블로그로 옮기는 게 아님. 백수여도 쉽지 않은 일을 월급쟁이한테 바라시면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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