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즌 대원칙은 페드리와 야말이 좌우에서 풀어나가는 와중에 다른 선수들이 최대한 직선적으로나 사선으로 기여하는 건데 시즌 초반 카사도가 중용받을 수 있었던 건 이 페드리와 야말 사이에 벌어진 간격을 패싱으로 메울 수 있었다는 것과 일단 앞에 빈 공간이 보이면 찔러보고 보는 과감함에 있었음.
문제는 자기 공간 확보가 중요하다 못해 사실상 플레이의 원천인 선수라는 것. (될 때만큼은 시야가 좋은 편 맞음. 프리시즌 때부터 얘기했던 부분이기도 하고)
상대 선수들이 자신이 생각하는 여유 공간보다 가까이 있을 때뿐만 아니라 자기 시야 바깥에 있거나 뒤에서 갑자기 다가올 때 그것에 대응이 매우 좋지 않고 습관성 플레이들이 보였던 편이라 이게 표본이 쌓이기 시작하니 완전히 읽혀버린 거.
사실 꼬맹이라 언급이 덜 되고 지목을 덜 받는다 보는데 안 되는 거 어떻게든 해보겠다고 슬라이딩 박고 온몸 써서 막는 게 좋게 보이고 열정적으로 보이는 거지. 굉장히 더러운 플레이들을 알게 모르게 많이 하는 편임.
안 만들어도 되는 변수들을 알아서 만든다는 측면에서 감독의 판단 기준에 따라 당연히 호불호가 갈릴 수밖에 없는 선수임.
사실 사고 판단의 기준이 높지 않은 감독이면 이미 진작에 전반기에 플랜에서 제외되거나 챠비처럼 아예 쓰지도 않았을 거라 보지만 플릭은 없는 살림에 뭐라도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거 같고 무엇보다 에릭 가르시아가 사람이 아님.
게다가 일단 찌르고 보는 성격의 축구를 추구하는 터이기 때문에 잔잔한 흐름보단 진흙탕 양상이 가능하면 더 잦아야 한다 보는 것도 있을 테구요. 그런 경우면 카사도에게도 상대적으로 더 여유가 있겠죠.
(이니고 쪽을 먼저 보다가 그리즈만이 자기한테 오는 걸 못 본 상황)
(이제 알았는데 이러면 볼을 받을 준비를 하고 받아도 빨리빨리가 되어버림)
(별 거 아닌 거 같지만 상대 선수들이 카사도의 플레이 스타일을 다 알고 있는 거임)
(여기서도 아틀레티코 선수들은 페드리를 잡는 게 아님. 카사도로 가는 루트를 없애놓고 바르셀로나가 빨리 못 나가게 하는 게 목적이죠.)
(어차피 카사도한테 주면 백패스니 반대로 패스 루트가 제한이 되는 거임. 올모한테 가까이 있으니 숏으로 가면 페드리나 쿤데한테 주겠죠.)
(패스가 향하면 이제 프리하게 놓여져 있는 카사도로 가는 각을 막으면서 붙는 거임. 이러면 카사도는 아무런 쓸모가 없어짐. 나아지려면 카사도가 여기서 더 빠르게 움직이면서 자리를 잡아야 하는 건데 여기서 아직까지 발전이 없음)
그리고 이렇게 일단 중앙으로 찌르고 보는 게 매우 공격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사실은 vs 바르셀로나 대응책을 가져가는 대부분의 팀들이 측면을 노리고 측면에서 중앙으로 진입하는 바르셀로나의 루트를 파고들어 공략하는 게 대부분이기에 반대로 한 번 더 거쳐가게끔 만드는 효과가 있음.
보통 측면에서 볼을 탈환하고 내주고 달리고 다시 받아 긴 거리 역습을 행하는데 애초에 중앙에다 계속 패스를 넣고 그걸 계속하려 하니 중앙으로 모이게 만드는 효과가 있고 그 덕에 수비할 시간을 벌고 트랩을 걸 시간을 벌 수 있는 거임.
광활한 공간에서 따라가는 수비를 잘하거나 동료들의 순간적인 미스를 누구보다 빠르게 캐치하고 그것을 영리한 포지셔닝을 메워주는 선수가 없으니 과감한 척하면서 여기서 공수를 해내려는 거죠.
이 경기에서도 몇 장면에서 보였지만 제일 위험한 팀은 단계 별로 거쳐가는 긴 거리 역습을 간소화해서 적은 터치나 최소한의 단계로 나갈 수 있는 팀임. 똑같이 긴 거리를 메우더라도 과정이 많이 생략될 수 있으면서 정확도가 있는 팀.
반대로 버스를 세우는 팀들을 상대로 고전하는 건 레반도프스키와 하피냐를 제외하고 박스 안과 근처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경합을 시도하는 선수가 없으니 상대가 간격을 좁히고 협력 수비를 온전하게 해내면 결국 야말이나 페드리를 비롯한 일부가 개인 능력으로 공간을 강제로 내야 하니 그런 거임.
(이니고는 자리를 못 잡으면 절대 좋은 수비수가 아님. 본인도 본인이 따라가는 수비나 진흙탕 양상에서 못하는 걸 알고 있음. 이 경우도 시메오네가 공간을 파려고 시도를 하는 걸 제일 먼저 눈치 채죠.)
(시메오네가 사이 공간을 파면서 스피드로 다 제끼려 하는데 이니고는 이걸 따라갈 재간이 없음. 이럴 때 트랩을 쓰는 거임. 전문 피보테가 없어서 같은 헛소리도 아니고 그런 자원의 부재를 메우려고 트랩을 쓰는 게 아니라 이니고가 이렇게 수비를 해야 잘하니까 이렇게 쓰는 거임)
(그러니 자기를 스피드로 제낄 때쯤 따라가는 척 하면서 동료들과 갑자기 간격을 맞추면서 트랩에 빠지게 만드는 거죠. 이러면 못 따라가는 거 알면서도 수비를 할 수 있는 거임)
(카사도에 대한 아틀레티코의 대응은 역시 지점을 가리지 않고 유사하게 대응했음. 카사도한테 한 명이 붙으면서 페드리를 가둬버리는 거임. 하피냐나 발데가 직선적이긴 하지만 그걸 그대로 바깥을 파면서 실행에 옮기는 건 또 아니니 미드필드들을 과감하게 잡는 거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