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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tball/Writing

기억나는 데로

by 다스다스 2025. 12. 12.




왜곡되기 쉬운 바르셀로나 시절만. 어차피 만주키치는 다들 잘 알고 계시기도 하고 이 이후론 옛날만큼 사정을 안 살펴보면 이해하기 힘들 정도의 행동은 없기도 했고.




1. 펩-에투




프리시즌 프레젠테이션에서 대놓고 딩요, 데코와 같이 계획에 없다 선언함. 근데 정작 라포르타가 딩요보다도 팔기 싫어했던 선수.





보드진이 껄끄러워하는 발언들을 아무렇지 않게 하고 마드리드를 욕하는 걸 당연한 일이라 생각하고 자신을 버린 클럽을 저주하며 자란 선수라 어떤 면에선 매우 이로운 존재였음. 적어도 바르셀로나에선 인기가 꽤 많았던 선수.





문제는 당시 기준으로도 매우 높은 연봉이었고 이로 인해 이적료를 떠나 연봉 협상이 안 되니 대부분의 팀들이 다 막혀버렸음. 유일하게 백지 수표를 들고 나타난 분요드코르가 있었으나 에투가 자기 실력에 그런 팀은 절대 안 간다 거절. 이땐 돈과 명예를 둘 다 챙기던 시절.





결국 남게 되고 아데바요르 플랜까지 박살나버리면서 어쩔 수 없이 쓰게 됐고 시즌 중후반까진 에투한테 그렇게 많은 걸 요구하지 않았음. 그러지 않아도 팀은 전반기 리스본 전 이후로 잘 굴러갔으니...





펩이 완전히 놔버렸던 건 3가지. 첫째는 중앙에만 머무르는 게 아닌 메시나 앙리 길을 터주면서 상호 작용하고 챠비-이니에스타-알베스와 패싱을 어느 정도 했어야 하는데 에투는 이 부분에선 한계가 뚜렷했고 결국 후반기 메시 중앙화를 간보기 시작하면서 아예 붕 떠버림.





둘째는 전 시즌 퍼거슨의 맨유한테 당할 때 드러난 약점이 선수로서 가진 한계 중 하나였기에 개선 가능성이 없었음. 제한적인 공간에서 오는 터치의 기복, 급격하게 저하되는 정확도 그리고 좋은 오프 더 볼이지만 자기 공간 확보에 치우친 이기적인 오프 더 볼 등.





셋째는 리가 우승 확정 이후 철저하게 변수 차단에 집중하던 펩에게 피치치 때문에 경기에 내보내 달라고 들이박았음. 레이카르트 때도 있던 일인데 이걸로 펩은 보드진에게 다음 시즌은 무슨 일이 있어도 에투는 계획에 없다 박아버림.





2. 펩-즐라탄





종종 얘기했었던 일화지만 펩은 메시-즐라탄 중앙 공존이 불가능하다는 걸 이른 시간에 받아들이고 즐라탄에게 처음엔 많은 걸 요구하지 않았음.





애초에 계획도 히바우두-클루이베르트-피구처럼 중앙 자원의 좌중우 분배와 측면 지원이 우선이었기에 전 시즌 메시 중앙화라는 가능성을 봤음에도 즐라탄 적응을 우선 순위로 여기기도 했고.





문제는 즐라탄은 펩이 요구하는 것들을 수행하기보다 조금 더 본인 위주로 돌아가는 팀을 원했고 좀처럼 교정이 되지 않으면서 펩이 대화를 하지 않기 시작함.





부임 시즌부터 겸손하지 못하고 팀을 위할 줄 모르면 뛰지 못한다 했기에 맞지 않는 선수라 판단하고 대화를 끊었던 케이스.





3. 펩-뚜레




몇 차례나 얘기했지만 펩은 챠비의 평균적인 위치를 올리는 게 메시 중앙화에 있어서 필수적인 요소라 봤고 그러려면 피보테의 역할 변화가 반드시 이뤄져야 했음.





뚜레가 펩 눈밖에 난 건 어느 위치에서 뛰건 똑같은 선수라는 게 제일 컸음. 08-09 시즌 후반기 이전까지 바르셀로나의 실질적인 피보테는 챠비였는데 뚜레는 여기서 이니에스타-메시에게 상대 선수들이 쏠릴 때 그걸 풀어주는 역할이 제일 컸음.





그래서 팬들이 야야도나라는 별명을 붙였던 거. 07-08 때야 죄다 메시만 보고 있고 걸어 다니거나 멈춰있으니 뚜레가 전방위로 뛰어다닌 거고. 상대가 양 측면에 과도하게 몰릴 때, 한쪽에 몰릴 때 갑자기 직선적으로 쭉 뚫어서 대형 깨뜨리는 건 당시 스쿼드에서 뚜레가 제일 잘하기도 했고.





문제는 센터백으로 뛰어도 이랬고 08-09 나 09-10 때 케이타나 챠비 대신 나와도 이랬음. 변형 전술전략을 가다듬고 있던 펩 입장에서 순간순간 과도하게 자유롭고 본인의 공격적인 면모를 꺼내는 후방 자원은 적합하지 않았음.





가장 실책이 적어야 하는 자리들에서 경쟁해야 하는 선수론 적합하지 않았다는 소리. 가진 것들이 출중함에도 일방적인 상호 작용을 요구하는 선수였다는 소리기도 하고.





결국 부스케츠처럼 철저한 보조자로 전향하고 후방 자원이나 필요하면 최후방 자원으로 변하거나 케이타처럼 군말 없이 시키는 거만 하면서 전천후로 뛰거나 (오히려 이랬다면 케이타가 나가리 났을 거) 아예 센터백으로 전향해 슬슬 하락세가 오던 푸욜과 센터백으로 뛰고 싶다 계속 어필하던 아비달과 경쟁을 펼쳤어야 했음.





당연히 받아들일 일이 없으니 펩은 대화를 단절. 셀룩이 발광을 떨기 시작하니 그때부터 펩은 싫은 소리를 못한다는 비판도 살짝 나오기 시작했음. 그러고 1-2달 뒤 라이올라까지 나오니 잡음이 심해지기 시작했고.





뚜레는 그래서 떠날 때도 자신을 중심으로 그리고 내외적으로 자유롭게 뛰고 터치하지 않아 줄 수 있는 팀을 원했음.





4. 펩-앙리





08-09 때도 근육계 부상 한 번 당하면 하락세가 티비로 보는 사람들도 어 뭔가 이상한데? 싶은 몸 상태였는데 트레블 후 동기 부여를 잃어버렸고 점점 대충 뛰면서 페드로한테 완전히 밀려버림.





09-10 후반기 보면 진짜 설렁설렁 뛰는 게 너무 보였음. 이미 바르셀로나 올 때부터 걸레짝이 된 상태여서 몸이 안 되기도 했고.





즐라탄 일화에도 나오듯이 앙리랑도 어느 순간 대화 단절. 못 뛰어도 항상 솔선수범하던 실빙요랑 핀토가 있던 팀이라 당시 완벽주의자-원칙주의자 성격이 절정에 있던 펩이 자연스럽게 플랜에서 배제한 거.





앙리도 원래 보얀 챙겨주기로 유명했었음. 펩과 대화 단절이나 불화가 있었던 선수들 중 유일하게 이해한다는 뉘앙스를 풍겼던 선수기도 함.





5. 이방인들이 자기 기량을 펼치다가 읽히는 시점이 왔을 때 (아예 펼치지도 못하는 선수들이 더 많기도 했고) 적응을 아예 못하니 세스크 집착이 심해졌다 생각함.





늘 의견이 다르던 티토와 세스크 영입은 의견이 같았던 것도 결국 궁극으로 가려면 제일 필요한 선수는 세스크였다는 것도 컸던 거 같고.





즐라탄뿐만 아니라 카세레스, 치그린스키, 흘렙, 마스체라노 등등.. 다 비슷했음. 펩이 유일하게 치그린스키만 그래도 나아질 거다 믿었던 것 같고.





마스체라노도 푸욜이 몸이 박살나지 않았거나 (이건 불가능한 일이긴 했을 듯) 아비달이 갑자기 이탈하는 일이 벌어지지 않았으면 센터백으로 출장 시간 채우면서 불만이 사라질 일도 없었음. 자연스럽게 배제됐을 거.





비야는 델 보스케 덕에 더 어렵게 뛰었던 터라 적응 자체가 어렵지 않았고. 대신 골절 부상 전에도 신체적 하락세가 엄청 빠르게 와서 맛탱이가 금방 가버렸고.





산체스 영입도 당시 배경을 보면 로시-네이마르와 삼파전 구도였는데 로셀이 뻔히 전화해 달라 하면서 작업 치는 게 보임에도 산체스를 고른 건 비엘사한테 배웠다는 게 90% 이상이었을 거라 생각함.





결국 배려해 주는 기간이 지나고 읽히든 아니면 슬슬 요구 사항들이 생기고 이해의 영역에 접어들 때 변하려는 시늉도 안 하는 선수는 일단 쳐내고 시작했다는 거고. 이건 지금도 비슷하다 생각함.





더 이상 대화를 피하거나 언론들에게도 아무 말도 안 하거나 하지는 않는 거죠. 그리고 수용 범위가 더 넓어지기도 했고.





시티에서의 감독 생활 중 고평가 받아야 하는 부분 중 하나도 뮌헨까지 거치면서 스스로 뭔가를 느끼고 선수를 영입할 때 지나치게 한쪽에 쏠린 영입들을 하지 않으면서 스쿼드를 만들어 나간 것도 있음.





뮌헨 때도 보면 누구든 사준다 해도 골랐던 게 티아고고. 베테랑 영입도 바르셀로나 때도 핀토 대체자로 노리던 레이나였고. 알론소도 마드리드랑 자주 붙으면서 장단을 너무 잘 알고 있던 선수였고.





더글라스 코스타도 바르셀로나 때부터 스카우터들이 수십 차례 리포트를 내면서 관찰하던 선수여서 너무 잘 알고 있었고. 비달도 비엘사한테 배운 선수였음.





사람이 변했다 얘기하는 게 이런 부분들도 보면 조금 더 이해가 쉬울 것 같음. 뭐 어쩌면 본인 선수 시절과 감독 초창기를 거치면서 왜 바르셀로나만 거치면.. 왜 원칙주의자에 가까운 감독들만 거치면.. 선수들이 커리어가 꼬이나에 대한 고민이 있었을 수도 있고.





결국 펩에 대한 복수심과 에고가 너무 강한 선수들 빼면 다 망한 것도 사실이니까.





나름 재밌는 이야기들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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