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들이 계속 물어볼 수밖에 없는 문제이면서 동시에 계속 잡음이 나올 수밖에 없는 문제긴 함. 그래서 펩도 관련해서는 늘 계약 기간이 남았다. 지금이 중요하다. 면서 선을 그어주는 거고.
일단 늘 논란이 되는 기간의 문제는 펩이 성격상 장기 계약을 동기 부여 상실로 아예 선택지 자체에 안 두고 있고 내적인 요소들을 상당히 반영해 계약을 신중하게 하는 사람이란 게 첫째.
3년 계약을 했던 뮌헨을 제외하고 펩은 늘 1, 1+1, 2년만 하는 감독임. 이 마저도 뒤의 2가지 선택지는 시티에서만 하는 거임. 바르셀로나에선 선택지에도 있던 적이 없음. 이유는 동기 부여를 위해서.
바르셀로나에서도 늘 시즌 초중반에 펩이 남냐 떠나냐가 화제가 됨에도 보드진, 언론들에게 답을 주질 않았던 걸로 유명함.
첫 재계약도 기존 계약이 6개월도 안 남은 시점에 보수적인 보드진에게 에스티아르테를 개인 비서가 아닌 내부자로 받아들일 것 (+ 추가적으로 5가지 사항을 무조건 보장) 을 제시하며 1년 재계약만 했던 사람.
로셀 때도 더블을 이룩하고 로셀이 최소 3년을 더 주려 했는데 김두한의 4달러처럼 1년 계약에 영입에 더 이상 관여하지 말라는 조건 (치그린스키 멋대로 팔고 마스체라노 멋대로 사왔으니) 을 걸어 성사시킨 사람임.
그런 사람이 한 팀에 이렇게 오래 머무르는 거 자체가 기자들 입장에선 다음은 무엇이며 무엇을 보고 있는가? 를 계속 물어볼 수밖에 없음. 심지어 이룰 거 다 이뤘으니 더더욱.
앞서 말했던 바르셀로나에서도 트레블-6관왕-더블 이후에도 카탈루냐 기자들이 계속 물어봤음. 무링요도 나라면 10년 준다. 라포르타는 로셀은 펩 치우고 싶어 할 거 같다. 이런 얘기들도 나오면서.
게다가 근래의 이적 시장 행보를 보면 시티가 펩이 떠날 준비를 하고 있기에 어느 정도 펩의 관점을 참고 정도로만 삼고 영입을 하고 있는 건지 펩의 관점이 많이 들어가거나 그가 찍은 선수들을 우선적으로 영입을 하고 있는 건지 긴가민가하기에 그의 연속성을 계속 물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봅니다.
그동안 보여온 펩 성향이라면 어느 정도 완성되어 있거나 재능의 크기가 그냥 딱 봐도 커 보이는 애들을 노리는 게 맞는데 그게 아닌 게 저번 시즌부턴 너무 노골적으로 보이니까가 둘째. 물론 시장이 매력적이지 않으니 타협을 해야 한다라는 건 감안해야겠죠. 모르고 하는 소리 아님.
근데 펩이 떠난다는 가정이라면 이 선수들의 전성기나 그 근처를 1-2년 안에 갖춰놔야 하는데 그게 말이 되지 않음.
셋째는 원칙주의자고 완벽주의자라 정해진 틀이나 루틴을 벗어나거나 감정적인 선택을 하지 않는 사람인데 다시 한번 본인과 선수들을 동기 부여 시키기 위해 연장을 선택했으니 사람이 변했다는 확신이 드니 그 부분을 계속 확인하고 싶어 하는 거겠죠.
펩은 12월-1월에 그 시즌 플랜을 다 짜놓고 3-4월에 다음 시즌을 준비하는 사람인데 (단기적으론 선발 라인업이나 교체까지 계획해놓기도 하고) 그런 사람이 팀이 연패를 하고 동력을 잃을 것 같으니 갑자기 떠날 수 없다 하고 남은 거니 기자들 입장에선 사실 엄청 놀라운 일일 수밖에 없는 거고 그러니 계속 의문을 제기하고 확인을 하는 거임.
보통의 펩이라면 오히려 떠났을 거임. 자신이 줄 게 더 이상 없는 팀이고 과감한 변화가 필요한 팀이라는 의견이 더 합리적이고 가까우니까.
초짜 감독 시절에는 변수 하나하나에 엄청 민감하게 반응하던 사람이 지금은 그 모습과는 정반대의 모습을 하고 있음. 참다가 터지는 경우가 한 번씩 있지만... 그래도 오래 본 사람들이면 펩답지 않다 느끼거나 뭔가 심경의 변화가 있는 게 아닐까란 생각을 하지 않을까요?
제가 기자였어도 계속 물어봤을 것 같음. 무엇을 생각하고 있냐고.
예전에 한 번 언급했던 적이 있는데 라니에리한테 세리에에선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들이 불가능하다는 얘기를 한 적이 있음. 그리고 바르셀로나 외에는 어디에서도 실현시키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었죠.
예상치 않게 장기 집권을 하게 되면서 이제 시티에는 펩의 철학, 관념 등이 아래 카테고리로도 퍼지고 올라오는 어린 선수들도 그런 관점들로 뽑히고 있음. 여기서 욕심이 생길 수 있는 부분들이 있다 봅니다.
무언가 보고 싶은 게 남아있다면 그건 시티에 심어놓은 철학과 관념 등이 축구로 이어지는 그 모습이지 않을까 싶은데 그러려면 짧게는 1-2년 아니면 길게는 한 사이클 (보통 3-5년. 사람마다 6년, 7년 치기도 하고. 알아서들 생각하십쇼) 더 해볼 수도 있는 거고.
전 여전히 시티만큼의 환경은 펩이 어딜 가서도 찾을 수 없다 확신함. 여기만큼 본인을 모셔오기 위해 최선을 다한 팀도 없고 여기만큼 본인을 시험하려 하지 않고 의심하지 않은 팀이 없음.
계속해서 걸리는 건 몇 년 전부터 얘기했지만 에스티아르테고. 한 가지 더 추가된 게 코칭스태프 구성이 펩 사단이 빠지면서 점점 새로운 사람들로 채워지고 있다는 점임. 믿을 수 있는 사람하고만 일해온 사람이 이런 변화가 점점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는 게 마냥 그러려니 할만한 부분은 아님.
에스티아르테는 펩이 누구에게도 하지 않는 얘기를 하는 유일한 사람이고. 때론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펩에게 이성적인 방향으로 돌려놓는 사람이라 전 펩의 감독직에 있어서 그만큼 중요한 사람은 없다 생각하는 사람. 이 사람이 과연 몇 년이나 더 할 수 있을까. 계속해서 의문이 드는 부분임.
Football/Wri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