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otball/Writing

다스다스 2026. 4. 7. 00:56






크루이프는 길거리 축구를 잃어버린 현대 사회가 선수로서의 성장에 많은 방해가 된다고 주장한 사람 중 하나였는데 그는 어린 아이들이야말로 승부욕의 화신이고 이기기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기 때문에 그것을 어떻게 이겨나가야 할지, 어떻게 다뤄야 할지를 가르치는 게 중요하다는 얘기를 자주 했었음.





축구를 즐길 수 있게, 이해할 수 있게, 스스로 깨달을 수 있게 가르쳐줘야 한다는 거였죠. 즉, 주입식 교육과 이론적인 교육보단 실전을 통해 스스로 이해하게 만드는 게 중요하다는 얘기였죠.





크루이프가 아약스 감독으로 막 부임한 시기. (80년대 중반) 그는 종종 어린 선수들을 따로 지도한 적이 있다고 밝혔었는데 그때마다 축구장 잔디가 아니라 주차장으로 선수들을 데리고 나갔음.





왜 그랬나요? 라는 질문에 그는 놀라운 대답을 했는데 주차장에서 더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다는 거였음. 잔디밭에선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면 그만이고 아프지도 않지만 주차장 시멘트 바닥에선 넘어지는 순간 다치고 긁히고 아프고 여차하면 피를 볼 수도 있으니 어린 선수들이 그것을 재빠르게 의식하고 생각을 한다는 거였죠.





이 훈련 장소를 바꾼 거 하나만으로도 어린 선수들은 포지셔닝, 볼 컨트롤, 속도에 대한 개념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는 거였음. 먼저 움직이고 볼이 사람보다 빠르다는 걸 스스로 알 수밖에 없다는 거죠. 안 넘어지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생각해야 하니까.





그가 길거리 축구를 자주 얘기했던 것도 이런 측면에서 보면 이해하기 쉬움. 규칙에서 살짝 벗어나있는 (어쩌면 규칙이란 게 없을 수도 있고) 자유로움을 추구하지만 그 안에서 스스로 살아남는 법을 고민해야 하고 떠올려야 하고 빠르게 실행에 옮길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성장과 동시에 다양성, 창의성 등을 경험하고 발휘할 수 있다는 거죠.





마시아의 특징들이 크루이프의 이런 얘기들에서 많이 드러납니다. 신체적으로 강인하지 못하면 (늘 얘기하지만 단순 사이즈로 피지컬 가늠하는 건 그냥 나 아무것도 몰라요 하는 거임) 그만큼 기본기와 기술을 가다듬어야 하고 피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는 거죠.





유독 마시아 출신들 중 경합을 피하고 도망다니는 걸 당연하게 행하는 선수들이 많은 이유 중 하나기도 하고 자기 장점들만 갈고닦은 선수들이 많은 이유기도 하죠.





문제는 저런 것들에 익숙해지면 본인이 도망 다니는데, 본인이 어떻게 뛰어야 하는지에만 포커스를 맞추기 마련이라 크루이프는 항상 덧붙여서 나이가 아니라 기량으로 선수 개개인을 평가해 과감하게 선수들을 올리라 했죠. 그래야 팀으로서 뛰는 법을 배울 수 있다고.





근데 이런 게 다 크루이프의 경험들에서 나온 겁니다. 그가 책으로 배운 이론가들의 코칭을 좋아하지 않던 이유 중 하나기도 하죠.





그들은 선수들을 선수의 시선으로 이해하는 게 아니라 코치의 시선으로 이해하고 해석하기에 명확한 한계가 있다는 거였고 이런 부분들이 때로는 성장에 방해가 된다는 논리였음.





그리고 실전적으로 도움이 되는지 안 되는지는 결국 뛰는 선수들로 인해 표본이 쌓이기 전까지 아무도 알 수 없으니까. 그래서 경험을 중요하게 여겼죠.





재밌는 건 이런 토탈 풋볼의 기초가 심어진 아약스와 바르셀로나는 살짝 다른데 아약스는 반 할을 거치면서 어린 선수들에게는 더더욱 자유로운 환경을 만들어줬다는 거고.





바르셀로나는 애초에 외부 자원들이 중심을 이루던 팀이었고. 크루이프 자체도 선수 시절부터 전술적 중심으로서 보조자들이 그만큼 따라오는 걸 중요하게 봤기에 (미헬스 시절 경험이 컸다고 본인도 밝혔고. 미헬스와 고민하던 부분도 이거였고. 아약스 선수들이 아니면 훈련을 그렇게 시켜도 못 따라왔으니) 보조자 양성에 중점을 뒀다는 거.





그래서 반 할은 바르셀로나 와선 꼬맹이들도 본인이 보기에 약해 보이거나 팀적으로 뛸 줄 모르는 선수들은 별로 기용하지 않았음. 지역 언론들이 그렇게 감싸던 데 라 페냐도 그냥 갖다 버리고 언론들한테 들이박던 게 반 할. 이게 오렌지 후유증을 유발한 원인 중 하나기도 했고.





이런 것들을 고려하면 B팀이나 그 아래 카테고리들 성적이 어쩌고 저쩌고 하는 게 얼마나 한심한 소리이며 어린 선수들 무자비하게 기용하는 게 얼마나 잠재적인 위험성이 큰지 느낄 수밖에 없음.





몇 년 전부터 외쳐오지만 요즘 선수들 누적치 쌓이는 건 과거와 비교 자체가 안 될 정도로 빠름. 내부자들 중 누군가는 항상 과할 정도로 걱정하면서 다른 시선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음. 한 방에 잘못될 가능성이 예전보단 훨씬 높으니까.





물론 훨씬 더 불안정하고 훨씬 더 결과만 놓고 판단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니 감독들이 그러지 못하는 현실도 한편으론 이해해야겠지만 점점 여기저기 안 좋은 방향으로 퍼지고 있다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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