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다가오면서 유럽 축구를 보면서 느끼는 또 다른 재미는 역시나 이적 시장이다. 그 중에서도 바르셀로나는 언제나 설레발을 장난 아니게 치게 만드는 특이한 팀이기도 한데 오늘은 이와 관련해서 바르셀로나의 이적 시장에 관한 개인적인 평과 예상을 해볼까 함.
먼저 글을 시작하기 전에 앞서 바르셀로나가 이번 시즌 보강 포지션으로 삼은 포지션 대략적으로 세 포지션으로 좁혀지는데 이는 오른쪽 풀백, 중앙 미드필드, 포워드 (포리바렌테 성향을 찾는 거 같기도 하고, 측면 포워드를 찾는 거 같기도 하고 현재까진 애매함.)
먼저 오른쪽 풀백을 살펴보면 베예린이 1순위로 언급되고 있고, 그 뒤를 이어서 세메두가 언급되고 있는데 여기서 바르셀로나가 왜 베예린은 선순위로 정했는 지를 살펴보자.
- 일단 발베르데는 본인만의 철학을 가지고는 있으나 그것을 무조건적으로 고집하는 스타일이 아니라는 것. 즉, 보드진과 합의 하에 본인이 충분히 만족할 수 있는 명분과 실리가 있는 선수라면 거절하지 않는 스타일.
- 그렇다면 베예린을 고른 보드진의 가장 큰 이유는? 물론 그가 까탈란인 것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라 마시아 출신이 퍼스트 팀에 많은 것은 바르셀로나에게는 최고의 행복이니까. 허나 이것이 세스크 이적이 이뤄지던 때만큼 과도하게 작용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리고 무엇보다 베예린은 아스날에서 확실하게 탑 티어로 언급될 가능성이 있다는 포텐셜을 보여줬다.
- 알바의 영입 전에 바르셀로나는 베일을 풀백으로 영입해 베일-알베스라는 좌우 측면 파괴 조합을 생각했었다. 알베스와 똑같이 반대쪽 측면에서 개인의 기술로 상대의 사이드를 공략할 수 있는 선수가 바로 베일이었기 때문. 결국 이뤄지지 못한 조합이었지만 당시 바르셀로나가 한 시즌을 건너뛰고 끝내 당시 중견급 영입이라 평가받던 알바의 영입을 고집했던 것은 그가 바르셀로나의 환경을 이해하고 있는 것이 첫 번째였고, 둘째는 적응력이 좋다는 것이었다. 즉, 영입을 하는 데 있어서 기량적인 면을 고려하는 것은 타당한 얘기이나 그것이 전부가 되서는 안 된다는 소리다.
- 여기서 하고자 하는 얘기가 나온다. 바르셀로나는 베예린이 세메두보다 실력적인 면에서 더 위라고 생각해서 그를 고른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적응과 언어적인 면 그리고 다른 팀과는 다른 수비 방식과 공격 방식을 추구하는 팀. 이 모든 것을 고려했을 때 베예린은 바르셀로나에게 절대로 나쁜 옵션이 될 수가 없다.
- 수비수 얘기를 하는 김에 아비달은 프랑스 대표팀에서 센터백으로서 재앙에 가까운 모습들을 보여줬지만 바르셀로나에서는 가장 이상적인 센터백이라는 극찬을 받았었다. 기본적인 수비 룰조차 모른다고 무링요에게 욕을 먹던 막스웰도 바르셀로나에서 한 시즌 간 보여준 효용성은 남다른 수준이었다. 그는 아약스에서 공격적인 방향성의 축구를 배웠고, 윙으로서 뛴 경험도 있었다. 세메두 역시 벤피카를 벗어나 바르셀로나에 와서 그에 상응하는 활약을 펼칠 지는 미지수라는 것이다. 물론 알베스 같이 중위권 팀에서 한 쪽 측면을 지배하고, UEFA 컵과 라 리가를 휩쓸고 다녔다면 얘기는 달라지겠지만 적어도 세메두는 그 수준을 논할 실력이 아니다. 까봐야 안다는 것이다. 적어도 핵심 선수를 노리는 입장에서 나라도 검증된 자원을 먼저 들이밀 것 같다.
- 가격 때문에 베예린을 멀리 한다면 세메두 역시 멀리하는 게 맞다. 세메두는 최소 50m 유로를 깔고 들어가는 자원. 바르셀로나 팬들은 베예린의 실력을 너무 과소평가하고 있다. 포르투갈 리그를 2014년도까지 많이 챙겨본 입장 (그 후는 개인 사정으로 챙겨보지 못함...) 에서 하이라이트는 아무짝에도 소용이 없다. 직접 경기를 봐야된다.
- 만약에 루이스 엔리케가 계속해서 팀을 이끌어나간다고 가정했다면 세메두가 들어오는 것이 더 나았을 것이다. 루쵸의 팀은 알베스가 나간 이후로 하피냐가 없으면 오른쪽에서 부분 전술 조차 없었던 탓에 전진이 되지 않는 팀이었으니까. 하지만 발베르데라면? 그는 적어도 루이스 엔리케의 축구와 똑같은 축구는 하지 않을 것이다. 그가 베예린은 퍼스트 초이스로 허락한 것은 그가 생각한 그림이 있기 때문. 오른쪽 풀백 영입은 현재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
- 사실 그리고 바르셀로나의 측면 자원들에게 가장 첫 번째 요구 되는 것은 기술이 아니라 체력이다. 알베스가 조금씩 버거워하기 시작하던 것도 개인 트레이닝까지 하며 관리하던 체력에 문제가 생겨서였고, 괴물 같은 체력을 가진 알바가 수비수치고 수비 능력이 떨어짐에도 바르셀로나에서 부정적인 평가를 많이 받지 않는다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 그렇다면 베예린이 들어온다는 가정 하에 바르셀로나의 오른쪽은 라키티치가 체력적으로 조금 더 수월해짐과 동시에 베예린이 우측 공간을 종으로 움직여주면서 조금 더 활발하게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다음으로 살펴볼 미드필드 영입은 사실 별 생각이 없다. 1순위로는 베라티가 언급되고 있고, 2순위로는 장 미셸 세리라는 선수가 언급되고 있는데.
- 몇 번 언급된 선수인 세리를 제대로 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어서 평가를 할 수가 없다... 헌데 평들이 나쁘지는 않은 거 같다. 1순위로 언급되고 있는 베라티는 바르셀로나에 와서 파리에서 뛸 때 보다 조금 더 적극적인 모습을 띈다면 확실히 괜찮은 자원이 될 것이라고 본다. 물론 파리에서 보여준 모습을 그대로 바르셀로나에 대입해본다면 이전에도 말했듯이 부스케츠와 활동 반경이 상당히 겹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 루이스 엔리케가 바르셀로나 감독으로 있던 시절 베라티의 루머가 끊긴 가장 큰 이유는 여전히 그가 챠비와 가까운 선수라기보다는 부스케츠와 가까운 유형의 선수였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허나 펩과 추구하는 철학의 종착점이 비슷한 발베르데라면 베라티를 1순위로 원하는 것이 이해가 간다. 그리고 그라면 베라티가 만약에라도 영입된다면 조금 더 전진시켜서 기용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한다.
- 사실 필자는 발베르데의 부임이 확정됐을 때부터 하피냐를 포워드 자원이 아닌 미드필드 자원으로 분류하고 왼쪽 미드필드로 돌리고, 이니에스타를 조금 더 내려서 쓰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라는 생각을 종종 했었으나 이게 현실에서 이뤄질 지는 미지수다. 허나 여전히 이것이 좋은 생각이라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 또한 발베르데는 빌바오에서도 이번 시즌 후반기 포워드스러운 미드필드 (라울 가르시아를 적극 기용해) 를 기용해서 4-2-3-1 전술을 몇 차례 썼었다.
- 이니에스타는 위에서 말한 것처럼 이제는 조금 더 아래 포지션에서 뛰는 쪽으로 노선을 바꿔야할 때가 왔다고 본다. 옛날 같은 역동성이 조금씩 떨어지는 만큼 그의 기용 방식은 이제는 조금 변해야하지 않을까? 몇 년 전부터 그는 서서히 아래 포지션으로 내려가서 자리를 잡아야된다고 주장해왔다.
다음으로 살펴볼 포워드 영입은 사실 이제 실패하면 안 되는 포지션이라 상당히 조심스럽게 접근했으면 하는데 오히려 이 쪽 루머가 제일 많이 나고 있어서 신기할 따름이다.
- 선순위로 언급되고 있는 뎀벨레는 사실상 틀어졌다. 바르셀로나가 가용할 수 있는 최대치의 금액이 아무리 많다고 해도 포워드 영입보다 우선순위로 오른쪽 풀백과 중앙 미드필드를 생각하고 있는 만큼 뎀벨레를 데려오기 위해 90m 유로나 또는 그 근처의 금액을 투자한다는 것은 넌센스다.
- 더글라스 코스타는 이전에도 말했듯이 바르셀로나에는 어울리지 않는 선수다. 발베르데가 정말로 더글라스 코스타를 원한다면 과감하게 테요를 쓰거나 데울로페우를 쓰는 것이 더 나을 것이라고 제안하고 싶을 정도다.
- 마레즈는 좋은 선수이나 35m~40m 유로 가량의 금액을 투자해서 얻는 것치고는 너무나도 하이리스크 로우리턴이다. 그런 면에서 포워드 영입은 이번 여름에는 건너뛰거나 데울로페우의 바이백이나 테요를 활용하는 것이 더 좋을 것이라고 필자는 느끼고 있다. 어차피 파코 알카세르는 후반기에 들어서면서 어느 위치에서든 조금씩 적응해나간다는 긍정적인 신호를 주었고, 데니스 수아레즈 역시 포리바렌테로서 그의 효용성을 증명할 준비가 되어있다. 그런 점에서 포워드 영입은 이번 여름은 건너뛰는 것이 가장 현명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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