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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tball/Writing

잡소리 144

by 다스다스 2020. 1. 14.

 

 

 

 

온 사람에 대한 얘기를 했으니 나간 사람에 대한 얘기도 살짝. 모바일이라 길게는 못 쓸 것 같구요.

 

 

발베르데도 되게 오래 지켜본 감독 중 하나인데 올 때 바르셀로나는 이미 루쵸와 보드진의 불협화음으로 인해 망가져가고 있었습니다. 이건 인정을 해야한다고 봅니다. 제가 지독한 루쵸빠지만 마지막 시즌만큼은 이해를 안 합니다. 여러 차례 얘기해온 부분이기도 하고. 물론 네이마르는 아주 올바른 성장 방향으로 전성기를 향해가고 있었고 (근데 도망감...) 메시는 조금씩 내려가는 게 보였지만 여전히 아무도 넘을 수 없는 벽이었기에 그런 면들을 생각하고 살짝 기대는 했습니다. 맨날 나오는 얘기가 이 사람은 타협 하나는 기가 막힌다였으니까요.

 

 

심지어 한창 축구 엄청 많이 챙겨볼 때 같이 리가, 포르투갈 리그, 남미 리그 보면서 MSN 으로 대화하던 외국인 친구가 한 명 있었는데 펩 후임으로 발베르데가 언급될 때 걔가 티토보단 나을 것 같은데? 라고 얘기했던 기억도 있었고. ( 때도 루쵸 밀고 . 어차피 로마하곤 헤어질 게 보였기 때문에... 꾸코 니다. 부터 다고 들고 어요.)

 

 

빌바오 시절 덕분인지 선수들의 신체 능력을 살린 때로는 수동적이고 맞춤 전술을 자주 쓰는 감독이라고 알려져있지만 그런 쪽에 가까운 감독은 아니라고 한참 전부터 생각해오기도 했고. 근데 아쉬운 건 단점이나 우려사항으로 지적했던 모든 게 다 그대로 들어맞았어요. 모바일이라 링크를 못 거는데 ‘장단점’ 으로 검색하시면 발베르데 부임 당시 평가했던 글이 나올 겁니다. 내부 경험이 있었지만 사실상 외부 사람이나 다름 없는 사람이었고 그래서 보드진과 뭐 해볼 여지도 없었죠. 애초에 원하던 게 이런 온순한 사람이었을 거고.

 

 

 

 

이번 시즌 초반에 발베르데의 인터뷰를 미심쩍게 여긴 적이 있었는데 아마 그 때부터 보드진은 발베르데의 거취에 관해서 가볍게라도 얘기는 했을 거라고 봅니다. 본인들이 1년 더 기회를 주긴 했지만 뭔가 못 미더웠겠죠. 결국 전반기가 끝나기도 전에 타협을 택했고 그 여파로 도저히 납득이 안 가는 경기가 연속으로 펼쳐졌고 후반기가 시작하자마자 카탈루냐 더비에서 비기고 수페르코파여도 탈락은 탈락이니 명분은 이고.

 

 

수 차례 얘기해왔지만 프리시즌을 아무리 날렸어도 작년에 뚜렷한 한계가 보이고 후반기에 세비야가 내놓은 해법 하나에 작살이 난 그 모습으로 돌아갈 여지가 보였다는 거 자체가 도저히 납득을 할 수가 없었을 거라고 보구요.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이번 시즌은 잘할 수 있는 걸 어떻게든 해보자가 깔렸어야 했습니다.

 

 

 

발베르데가 앞으로 어떤 행보를 가져갈 지 모르겠지만 찾는 팀은 분명히 있을 거라고 봅니다. 바르셀로나만큼 이질적이면서 바라는 건 많고 동시에 지킬 건 많은 팀은 제가 보기에 별로 없거든요. 세간의 평가보다 능력은 있는 감독이라고 보는데 그냥 바르셀로나에서의 부담감을 극복할만한 그릇도 아니었고 그 덕에 가뜩이나 우려했던 단점들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커진 거라고 봅니다.

 

 

자신의 뜻을 펼치기 적합한 환경으로 가면 그래도 제 몫은 해낼 겁니다. 관리만큼은 첫 시즌에 비하면 엄청 성장하기도 했고. 어쩌면 본인이 바르셀로나와 비슷한 수준이나 살짝 떨어지는 수준보다 더 낮은 수준으로 가기를 자처할 수도 있을 것 같고. 아마 많이 지쳤을 거라고 보는데 어차피 바르셀로나에 와서도 단점들은 대부분 다 못 고쳤기 때문에 이후 어떤 클럽을 가도 그게 극적으로 변하진 않을 것 같기도 하고 그걸 본인이 인정을 한다면 앞서말한 것처럼 될 거고 아니라면 신중하게 다음 행선지를 만지작거리겠죠.

 

 

 

저번 시즌까진 선택들 하나하나가 만족스럽진 못해도 이해는 했는데 올 시즌의 모습은 하나부터 열까지 다 실망스러워서 좋은 얘기는 못 하겠네요. 물론 그가 생각하던 바르셀로나는 적어도 지금의 바르셀로나는 아니었을 거라고 봅니다. 이번 시즌은 라키티치를 포함해서 그가 내보내고 싶어했던 선수들이 분명히 있었을 거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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