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다마의 가장 큰 문제점은 본인이 직접 여기저기로 움직여서 볼을 어디서든 받아서 빠르게 전진하면 이후 모든 게 문제가 된다는 데에 있습니다.
울브스 시절을 보면 하프 라인 아래로 내려와서 받거나 우리 골대 쪽을 바라보면서 볼을 받으면 이후에 드리블이 성공하더라도 굉장히 긴 거리를 달리거나 달리다가 중간에 끊거나 다음 플레이로 이어나가는 플레이의 연결성이 별로였죠.
근데 기본적으로 상대 수비수와의 원온원에서 강점이 있고 의외로 2대1 상황에서도 상대 수비수들을 멕이고 순간적으로 공간을 만들 수 있기에 동선을 조금만 조정해줘도 생산성이 나오는 겁니다.
그래서 챠비가 조정을 했죠. 바르셀로나로 와서 제일 달라진 건 볼을 핵심적으로 받는 지점이 거의 고정이 됐다는 겁니다. (하프 라인을 넘어서고 살짝 윗 지점인데) 여기서 볼을 받으면 본인 혼자서 이지선다를 가져갈 수 있습니다.
- 공간이 열려있거나 중앙에 동료들이 있을 때 사선으로 들어갈 수 있거나 (흔히 말하는 45도각. 농구에서도 3점 라인 밖이냐 안이냐 차이는 있긴 하지만 보통 이 각에서 선택지가 다양한 선수들이 잘하죠. 축구도 마찬가지. 더 앞이든 더 뒤에서든 잘하는 측면 풀백, 포워드들은 이 각에서 볼을 받아서 다지선다를 잘 검)
- 감독의 조정이나 주변 동료들이 본인이 굳이 힘들게 크게 돌거나 뒤를 보고 있다가 앞을 보는 경우의 수를 줄여주니 직선으로 쭉 달릴 수 있거나
이러면 계속 우측면에다 쓰는 이유를 납득할 수 있죠. 좌측면으로 가면 왼발을 써야 중앙에 위치하는 선수들과 더 연계가 자연스러운 경우가 있거나 직선으로 달릴 때 템포가 살아야할 땐 왼발이 바로 나가야하는데 (왼발로 팍 차버려서 이미 볼을 떼어놓고 왼발로 바로 크로스하는 그런 것들이나 왼발로 받고 바로 오른발로 넘기거나 그런 것들) 그게 잘 안 되니까요. 이런 건 사실 개조하기가 힘들기 때문에 (그리즈만도 안 됐음) 오히려 팀에 부족한 부분들과 아다마가 부족한 부분들을 최대한 가려서 장점을 살리는 거라고 봐야죠.
전 이 선수가 그렇게 바보같이 원패턴만 갖고 있는 선수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데 지금보다 직선적인 모습을 줄이는 게 관건이라고 봅니다. 조금 더 사선이나 안으로 들어가려는 움직임을 보여주면 미드필드들의 부담도 줄어들 거라고 봅니다.
2. 이러다보니까 우측면을 잘 보는 부스케츠의 부재가 치명적으로 나타나는 겁니다. 피케가 아라우호보다 볼을 더 잘차서 왼쪽 수비수로 나오는 것도 있지만 뻔하게 빌드업하는 걸 방지하려는 의도가 더 크다는 뜻이기도 하구요.
어차피 안 풀리면 공격의 절반이 좌측면으로 가는 게 현 바르셀로나인데 상대 선수들이 애초에 거기를 막고 있다면 횡으로 굴러가든 롱패스 한 방에 넘어가든 좌우 전환은 빨라야 하니까요. 알베스도 종종 자기가 좌측면까지 가서 오른쪽을 향해서 뻥 차던가 중앙으로 넘어와서 살짝 대각선으로 차줄 때가 있죠. 에릭 가르시아는 종으로는 이런 찰나의 순간을 잘 포착하는데 대각선으로는 만족스러운 모습이 몇 번 안 나오고 있습니다.
예전엔 자연스럽게 발의 방향으로 측면으로 볼이 굴러가면 그 선수한테 달려가서 압박을 하는 게 고정적이었다면 지금은 그게 아니란 뜻이기도 합니다. 수비 전술들도 그에 따라서 많이 발전한 거죠. 그리고 뭣보다 현 바르셀로나는 풀백들이 원온원에서 잘 이기지도 못하구요.
3. 결국 얼마나 속도를 낼 수 있냐가 첫 번째고 그를 위해선 하프 라인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빠르게 넘어갈 수 있냐입니다.
오프 더 볼이 영리한? 선수들을 앞선에 세워서 순간적으로 발생하는 수적 우위를 활용하는 건 지금보다 더 다양한 패스 루트를 못 만들어내면 다음 시즌이 아니라 4~5월만 되도 간파당할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뎀벨레가 바르셀로나의 미래가 될 거였으면 메시나 이니에스타, 네이마르처럼 이런 속도의 문제가 발생했을 때 순전히 본연의 힘으로 극복시켜줬어야 함. 그것도 상대 선수들이 다수가 몰려있는 곳에서. 그게 될 리가 없으니 미래가 아니라 한 거고 충분히 증명됐다고 봅니다.
Football/Wri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