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가 종종 있습니다. 예전에도 몇 번 말씀드렸던 것 같은데 바르셀로나의 슬로건은 그들이 다른 클럽들과 차별화되는 그 이상의 클럽이란 뜻이 아님. 그거랑은 아예 관련이 없고 (행동을 이런 식으로 해서 오해를 산 것도 있긴 할 듯...) 그냥 카탈루냐에서 가지는 의미를 뜻하는 거라고 보시면 됩니다.
바르토메우가 로셀이 나가리나기도 했고 두 번째 트레블이 기점이 되서 본인이 해먹을 기회를 얻은 게 맞긴 하지만 계속 얘가 강조하던 건 카탈루냐의 역사적이고 지역적인 면들을 강조했다는 거죠. 카탈루냐는 예전에는 지금보다 저항 정신도 더 강했고 새것을 받아들이는 것에 거부감이 제일 적은 지역이었고 그게 지금 카탈라니즘을 만든 가장 큰 부분임. (지금은 이와 정반대로 보수적인 시선이 많음. 기반이 많이 갖춰졌으니까)
영국의 산업혁명이 퍼지기 시작했을 때도 제일 빠르게 받아들여서 면직업을 비롯한 공업의 발전 속도도 무지하게 빠른 지역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런 역사적인 흐름을 따라가 바르토메우가 강조한 게 돈을 많이 버는 바르셀로나입니다. 그리고 그 돈은 우리 돈이니까 (카탈루냐가 세금을 제일 많이 내는데 받는 혜택은 그에 상응하지 못했으니. 독립 관련해서도 이런 부분을 많이 간과하시는 분들이 많았음) 좋은 선수들은 바르셀로나로 와야 된다라는 결론에 도달한 거죠.
바르토메우 때 유독 마드리드랑 영입 명단이 겹친 적이 많은데 어떻게든 마드리드 제끼고 데려오려고 노력했죠. 그리고 공개적으로 때려댔음. 선수는 마드리드보다 바르셀로나를 원해서 여기로 왔다. 근데 알고보니까 돈을 더 준 거임.
근데 이게 정치적이면서도 동시에 자신의 입지를 더 탄탄하게 만드는 일석이조의 정책이니까 바르토메우가 계속 시도한 겁니다. 그럴려면 말 잘 듣는 감독이 있어야 하니 발베르데가 보드진 입장에선 최적이었을 겁니다. 루쵸는 원래 선수 시절 때부터 욱하는 성질은 유명했음. 고집도 쎘고. (선수 시절에도 발다노, 카펠로, 반 할 등등이랑 다 불화가 한 번씩 있었음. 감독되서도 로마랑 바르셀로나에서 불화설이 터졌었고...) 근데 짱개 폐렴이 터진 후 이게 이렇게 오래 갈 줄도 몰랐고 진짜 망할 것 같으니까 입지를 살려줄 인물을 찾은 거고 그게 쿠만이었던 거뿐입니다. (세티엔은 그냥 언급도 하기 싫음. 바르셀로나 입문 후 가장 쓰레기 감독이라고 봅니다. 그냥 역대로 가도 쓰레기 감독일 듯)
과거로 잠깐 가보면 가스파르트도 의도적으로 마드리드랑 영입 경쟁을 했었는데 다 졌음. 가스파르트 의장 때 첫 감독이 빅 클럽 경험은 하나도 없는 감독에 몇 년을 쉰 감독이었음. 저번 글에서도 말씀드렸지만 결국 팀을 먹여살린 건 감독도 아니고 피구 대체자로 오버페이해서 온 오베르마스부터 새로운 선수들이 아니라 히바우두였죠. (특히 00-01 전반기는 히바우두 쇼였음.) 결국 4월에 짤리고 후임 감독으로 온 게 렉사흐였음. 팀을 잘 알고 바르셀로나의 의미를 아는 레전드를 데려온 거죠.
그럼 라포르타는 지금 어떤 스탠스를 보이고 있을까요. 바르토메우 때문에 이렇게 됐다란 명분을 내세우기 아주 좋은 시기고 그걸 활용하고 있을 뿐입니다. 그가 메시를 잡겠다고 내세운 것도 사람들이 바르셀로나의 재정 상태를 우려했기 때문인데 라포르타는 그걸 해결할 수 있다고 밑밥을 깐 거죠.
결국 못했는데 못한 이유가 자신의 능력 바깥 일이고 누구나 인정할 수밖에 없으니까 이 정도로 안 좋은지 몰랐다라고 하면서 넘어간 거죠. 극도로 정치적인 행보일 뿐입니다. 절대 모르고 있었을 리가 없죠. 심지어 이 사람은 변호사 출신임. 그런 사람이 그렇게 허술하다?? 말도 안 된다고 봅니다.
라포르타가 여론을 의식하고 누군가를 통해 정보를 흘리는 듯한 행보를 보이는 것도 다 이 사람이 진짜 바르셀로나를 올바른 길로 이끌어 가기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서 활용하는 게 아니란 거죠. 자신의 이미지, 입지 등이 더 중요한 겁니다. 바르셀로나는 그 다음임. 왜냐면 이 자리는 단순한 축구 클럽의 의장이 아니라 카탈루냐 지역에서 상징적이면서 명예로운 자리니까요. 성공하는 순간 죽을 때까지 어마무시한 것들이 기다리고 있는 자리임.
혹여나 실패해도 누네스처럼 이미 업적이 있는 인물이라 치명적인 실수만 없으면 됩니다. 누네스도 막바지에 그렇게 작살났는데 결국엔 잘한 것들만 얘기되죠. 그것들이 워낙 컸으니...
아무튼 지금은 바르셀로나가 반등도 같이 해야하니까 본인 입지를 살려줄 인물이 필요하고 본인의 새로운 바르셀로나를 상징할만한 새로운 선수가 필요한 겁니다. 전자는 챠비인데 후자는 어떤 선수가 될 지 모르죠. 당장 마드리드가 챔스까지 또 우승했는데 다음 시즌에 바르셀로나가 아무 것도 못 얻으면 라포르타 본인도 위험해질 겁니다.
알레마니 능력있는 사람인 거 리가를 오래 보신 분들이라면 모를 수가 없는데 왜 원했을까를 생각해보면 제가 내릴 수 있는 결론은 이거밖에 없습니다.
제한된 환경에서 (더해서 감독에게 맞춰서) 최적의 선택지를 찾을 수 있는 인물.
바르셀로나는 이 정치적인 요소들이 줄어들지 않는 한 늘 거대한 순환을 돌 수밖에 없음. 라포르타도 대성공 이후 재계약에서 선수들 다 퍼주면서 전체적인 주급 체계를 거대하면서 엉망으로 만든 전적이 있습니다. 로셀은 이를 적극 이용했죠. 라포르타 죽이기의 일환이 이 주급 체계였음.
치그린스키를 그렇게 보냈고 즐라탄을 그렇게 내보냈고 (즐라탄은 여기에 펩과 불화까지 있었으니 빨리 내보내야 했음) 마스체라노 데려올 때도 급여를 깎고 왔다고 했고 그렇게 염원하던 세스크도 급여를 깎고 왔다고 광고를 때렸음. 로셀은 이렇게 본인이 라포르타보다 잘한다는 이미지를 만들어가면서 팬들이 거부감 살만한 일들이 맞바꿔치기로 다 해서 돈을 끌어모았죠. 스폰서부터 시작해서... 결국 그 돈은 네이마르부터 해서 또 다른 로셀, 바르토메우의 작품들이 되는 기반이었음. 얘네들이 뒷돈으로 챙겨먹었을 기반이 됐을 수도 있구요.
라포르타는 이제 노골적으로 바르토메우를 죽일 겁니다. 이미 그러고 있죠. 팬들의 분노가 그쪽으로 향하게 해야하니까요. 그러면서 그가 무엇을 할 지는 모르겠지만 그가 걱정하는 건 그가 있는 동안의 바르셀로나지. 그 이후가 아님.
여기에 카탈란들은 카탈루냐와 연관된 것들은 카탈란들이 해야한다고 믿고 있음. 이런 지역적 색채를 이해하기 힘들기 때문에 바르셀로나는 유독 바스크인을 많이 거쳐갔고 레전드들 중에도 바스크인들이 많습니다. 과연 앞으로 라포르타, 로셀, 바르토메우 등을 제낄 새로운 파나 인물들이 카탈루냐 내에서 나올 수 있을 지 없을 지도 중요하겠죠. 얘네도 결국 가스파르트를 작살내고 그들이 새로운 세력이 되고자 해서 등장한 공통된 목표를 가진 사람들이었음.
바르셀로나는 이만큼 피곤한 팀이라는 걸 여러 차례 알리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바르셀로나의 상승 사이클에는 늘 위대한 감독과 상징적인 선수들이 있었다는 거. 챠비가 그런 감독이 될 자질이 보인다면 아무런 걱정도 할 게 없겠지만 지금은 그걸 알 수 없으니 걱정이 더 클 뿐입니다.
Football/Wri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