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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tball/Writing

피구가

by 다스다스 2022. 6. 8.




진짜 잘하긴 했음. 히바우두가 워낙 시원시원하고 중요할 때 넣어준 경우가 많아서 그렇지. 막상 경기 보면 피구가 해결사로서 풀어주는 게 많았어요. 답답한 양상에서 다수의 수비수들 상대하면서 다른 선수들 공간 만들어주고 속도 내주고 이런 건 거의 피구가 해줬음. 그래서 피구가 안 나오는 경기는 생각 이상으로 답답한 경기들이 많은 편이었죠.




피구를 그냥 클래식한 윙어로 보거나 더 가도 그냥 양 발을 잘 쓰는 윙어 정도로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전혀 거리가 먼 얘기임. 저런 어려운 상황이 아니더라도 일반적으로 중앙이나 측면에서 다수의 수비수들을 상대하는 경우의 수가 많은 건 피구였고 그런 피구의 부담을 덜어주던 게 클루이베르트랑 미드필드들이었죠.




나이 좀 먹으신 분들이 히바우두-클루이베르트-피구 시절을 양 측면 포워드가 중앙으로 밀고 들어오는 상징적인 쓰리톱으로 보는 것도 그렇고 사실상 다재다능한 포워드에 가까운 선수였음.




실력으로는 깔 게 없는 선수인데 돈이면 뭐든지 다 하는 놈이었고 그게 바르셀로나 팬들한테는 너무 큰 상처로 남았던 거뿐이죠. 그 전으로 가도 크루이프 드림팀은 싸이클이 꺾인 팀이었으니 크게 얘기할 건 없지만 호돈 의존증 얘기가 늘 나오던 롭슨 시절에도 피구는 잘했습니다. 바르셀로나에서 못한 시즌은 단 한 시즌도 없음.




예전에 어떤 분이 반 할 1기 때 히바우두랑 피구랑 둘 중 누가 에이스였냐고 물어보셨을 때도 그냥 피구 꼽았던 편. 물론 결과를 만들어냈다는 측면에선 히바우두가 훨씬 더 우위겠지만 과정에서 보면 그건 무조건 피구임. 물론 제가 그런 만들어가는 과정을 더 중요시하는 것도 있겠습니다만... 예전에 꾸코에서 그냥 로벤, 리베리랑 비슷한 느낌이었다고 말씀하셨던 분도 계셨는데 뭐 그렇게 봐도 될 것 같은데 전 그냥 피구라고 말하고 다녔던 편이에요.




의미없는 얘기긴 하지만 바르셀로나에서 그냥 쭉 커리어 보냈으면 루쵸보다 더 팬들 사랑받으면서 마무리 했을 게 당연했을 정도로 좋아하는 팬들도 많았는데 (이건 경기만 봐도 볼 잡으면 환호가 장난이 아니었음) 앞에선 아닌척 하면서 뒤통수 치고 마드리드를 갔다가 제일 컸지만 가고나서도 틈만나면 바르셀로나가 자기를 버린 것처럼 얘기하거나 돈 때문이 아니라 다른 이유들로 이적했다라고 둘러대면서 그나마 피구의 활약상을 그리워하거나 고마워하던 팬들까지 다 돌아서게 만든 게 엄청 컸을 거에요. 거기다 마드리드 가자마자 엄청 잘하니까 속이 뒤집어질 수밖에 없었던 것도 있고.




Nao 님이 댓글로 피구를 중간에 말씀하셔서 급생각나서 그냥 써봤습니다. 마드리드 가서도 갈락티코 정책으로 인해서 감독이 밸런스 맞춘다고 동선 정리 하느라 손해 보고 그러기 전이나 부상 당하기 전까진 정말 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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