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4-1 변형이 요즘 자주 나오는데 기존 쓰리백들과의 차이점은 1피보테가 센터백들보다 앞에서 볼을 받고 앞선의 미드필드들에게 볼을 내주고 내려가서 변형 쓰리백을 만드는 게 아니라 애초에 3명의 센터백을 배치하고 들어왔다 나갔다가 가능한 2명이 양 사이드에 서는 방식으로 기용을 하기 때문에 사실상 매우 공격적인 쓰리백이나 다름 없다는 점.
여기에 두 명의 피보테를 쓰면서 구역을 딱 나눠서 쓰거나 한 명만 자리를 가리지 않고 관여하게 만들기 때문에 웬만하면 양 측면에 늘 세 명이 관여할 수 있다는 점. 거기에 3-2 구조를 만들어도 미드필드스러운 센터백 3명과 미드필드 2명이 서기 때문에 사실상 다섯 명의 미드필드가 받쳐주는 형태가 된다는 것 역시 생각할 필요가 있겠죠.
베르나르도 실바가 왼쪽에 서면 패스 방향이 자연스럽게 왼쪽으로 쏠리기 때문에 원투 터치 플레이가 능하고 동료들과 상호 작용이 잘 되는 포든의 플레이를 지원해주는데 용이하고 데 브라이너가 오른쪽에 있을 땐 상대가 늘 여러 방향을 고민해야 하죠.
그리고 여러 차례 말씀드렸듯이 저렇게 다섯 명 중 보통 두 명. 많으면 네 명이 하프 라인을 넘어선 지점에서 볼을 핵심적으로 내보내는데 상대가 이렇게 브리스톨 시티처럼 라인을 유동적으로 가져가면서 오프사이드 트랩으로 대응하려고 할 때 측면 포워드들이나 데 브라이너, 베르나르도 실바한테 패스가 빠르게 한번만 가도 원터치로 바로 공략할 수 있다는 게 이 4열 배치의 장점 중 하나라고 볼 수 있겠죠. 잘 돌아갈 때 전술적 중심인 데 브라이너의 평균적인 위치가 매우 위협적임.
그만큼 이들의 평균적인 위치를 최대한 높은 지점에서 가능하게 만들면서 압도적인 효율을 추구하겠다는 건데 문제는 이들의 패스 횟수는 어떤 팀을 만나도 적다는 점임.
이를 극복하려면 중앙에 서는 선수들이 종으로 더 넓은 동선을 매 경기 커버하거나 피보테 중 한 명이 온 더 볼 상황을 적극적으로 이용할 줄 알아야 한다는 건데 그래서 로드리를 종으로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을 지시하거나 베르나르도 실바를 왼쪽 풀백이나 피보테로 기용하기도 하는 거라고 봐야겠죠.
아칸지나 아케는 로테이션 선수들이라기엔 꽤 좋은 선수들이라고 생각하는데 가장 큰 이유는 순간적으로 튀어나가서 뻥 차내는 게 아니라 스탠딩으로 들어가서 뺏고 준다라는 개념의 수비 방식을 성실하게 이행해내는 경우가 꽤 많다는 건데 문제가 되는 건 종종 좁은 시야가 문제가 되서 라인과 라인 사이를 건너뛰어도 되는 경우를 캐치를 못할 때가 있음.
펩이 바르셀로나 첫 시즌 이후 이렇게 센터백들이나 피보테가 롱패스를 내주면서 한 방에 썰어들어가는 장면이 자주 나오는 걸 좋아하진 않지만 (실제로 바르셀로나 첫 시즌 이후 센터백의 위치 변화를 활용한 사이드 공략은 그렇게 많이 하지 않음) 상대가 라인을 유동적으로 조정할 때 사선으로 길게 나가는 패스나 종패스가 먹히면 대부분 바로 실점으로 이어지고 경기가 조기에 끝난다는 것 역시 인지할 필요가 있겠죠.
워낙 상대 팀들이 틀어막고 대응하는 경우가 많고 홀란드를 의식한 대응 방식을 거의 무조건 들고 나와서 이런 류의 패스가 거의 안 나오지만 상대 팀들이 자기들 홈에서 승부수를 띄울 때 주발과 발의 방향에 따른 배치와 측면 연계를 중요시하는 펩 전술상 포든, 알바레즈를 활용한 전술적 변형 역시 후반기 히든 카드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필립스랑 리코 루이스한테도 이 경기는 적극적으로 해보라고 지시했다는 느낌을 받았음. 근데 한 명은 정확도랑 세기가 엉망이고. 한 명은 데 브라이너에 버금갈 정도로 두리번 거리는데 실속이 아예 없음. 필립스 쓰는 것만 봐도 성격이 확실히 유해지긴 했음. 옛날 같았음 교체는 커녕 시즌 0경기 찍고 바로 팔렸을 듯.
이게 대부분 열려있는 공간에서 받는 거랑 유사 시에 상대 선수들 사이사이에 들어가서 받아야 하는 경우가 있는 거랑 이 사이에서 오는 판단력과 통찰력의 차이가 크기야 하겠지만 경합 능력 자체가 좋지 않아서 일단 뺏기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강한 것 역시 어느 정도 영향이 있을 듯. 사실상 저기서 뺏기면 1차 압박은 고사하고 바로 디아스나 골키퍼랑 1대1이 될 수도 있으니까요.
또 3-2-4-1 변형의 장점은 중앙에서 한 방에 넘어가는 패스를 마름모꼴로 가둬버릴 수 있다는 점. 특히 로드리가 나올 때 약간 3-3-1-3 대형에 가깝게 변형이 일어날 때가 있죠. 확실히 시티에 하도 오래 있었더니 선수들의 공간 이해력과 전술 수행 능력은 매우 올라와있긴 합니다.
근데 그만큼 삼각형을 다수를 만들어서 최대한 많은 지점에서 자연스럽게 수적 우위를 점하는 걸 포기한 거기 때문에 오늘 필립스나 리코 루이스처럼 뚜렷하게 실책성 플레이가 보일 경우나 간격이 순간적으로 확 벌어질 경우 비슷한 전력이나 한 쪽 측면 공간에 다수의 인원을 넣어 공략하는 팀을 만났을 때 매우 힘든 경기를 할 수도 있다고 봅니다.
펩의 시즌 플랜이 원하는 데로 흘러가고 있는 거라면 이제부터 슬슬 리그나 주요 경기들은 라인업이 고정되지 않을까 싶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