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시리즈처럼 되어가는 거 같은데 그런 건 아니고 어느 정도 고착화 되어가는 거 같음 매 경기 쓰진 않을 겁니다. 도중에 노잼이거나 열받아서 꺼버리는 거 생각하면 요즘 첼시 제일 많이 보긴 함.. 유로파는 고민 중입니다. 안 볼 수도 있음.
아무튼 잘했음. 도르트문트의 문제가 꽤 있었다고 보는데 그 부분을 먼저 짚고 넘어가고 싶음.
분데스리가를 평소에 보지도 않긴 하지만 리그에서 상대적 강팀인 건 맞고. 어떤 감독이 오든 도르트문트 자체가 뒤로 전체 대형을 쫙 빼거나 라인을 유동적으로 가져가면서 그에 맞게 대응을 하는 팀은 아니어서 그런 건지 아니면 감독 자체가 최대한 흐름이나 분위기를 깨지 않고 안 풀릴 때만 교체로 확 바꾸는 스타일인지 뭐가 뭔지 잘 모르겠는데 그냥 딱 봤을 때 너무 안일하게 대응하는 거 아닌가란 생각이 들었음. 한 골 차이여도 1차전 우위를 살리려는 어떠한 의도도 파악할 수가 없었음.
골키퍼로부터 시작하는 빌드업 자체도 센터백 두 명이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넓게 벌리는 건 물론이고 골키퍼도 백업 골키퍼라 그런지 시야가 엄청 좁고 판단력 자체도 별로 좋지 않고 킥 마저도 매우 불안했는데 백업 골키퍼에 맞게 아무런 조정도 없었음. 측면도 공수 양면에서 간헐적으로 쓰다보니까 첼시 입장에서 대응하기가 너무 쉬웠다고 봅니다.
그리고 박스 근처까지 갈 때는 측면을 쓰는 듯 하다가 갑자기 중앙에 다 모이더니 패스 앤 무브를 시도때도 없이 하고 (진짜 이해가 안 됐음) 이건 분데스리가 몇몇 팀들 특징 같기도 한데 리그 전체적으로 유럽 대항전에서 하는 거 보면 역습도 그렇고 공격 자체도 간결하고 빠른데 선수들도 신체 능력이 좋거나 빠르거나 아니면 기계적인 트레이닝을 잘 받아서 학습이 잘 되어있는 선수들이 많다보니 패스 앤 무브나 동시다발적으로 행하는 오프 더 볼, 중앙에 선수들을 너무 많이 넣으려고 하는 것 등 역시 첼시 상대로는 좋은 선택이 아니었다고 봅니다.
그리고 알레. 일반적인 부상이 아니었고 당연히 회복하는 과정도 스포츠 선수들이 행하는 과정은 아니었으니 그건 감안해야겠지만 너~~~무 심하게 못했음. 왜 나온 건지 알 수가 없을 정도로 아예 도움이 안 됐고 좌우로 빠져주는 선택들 마저도 그냥 쟤가 왜 저깄는 거지 싶을 정도로 의미가 없었다고 봅니다. 레이나, 기튼스 이런 애들도 마찬가지지만 얘가 제일 심했다고 봅니다.
이제 첼시로 넘어가면
리스 제임스가 나오면서 치크 때와 다르게 펠릭스, 스털링을 프리롤로 두고 좌우 풀백들에게 공간을 열어주는 식보단 하베르츠, 스털링이 최대한 간격을 유지하면서 펠릭스만 프리롤로 움직이면서 칠웰, 쿠쿠렐라가 그에 맞게 움직이는 식으로 하면서 쿠쿠렐라를 쓰리백-포백의 변형을 만들어 내는 키이자 다양한 용도로 활용하는 전술적 카드로서 써먹었음.
그리고 칠웰의 위치에 따라 리스 제임스의 위치 변화를 가져가기도 하고 동시에 양 측면을 공략하기도 했구요. 둘을 최대한 공격적으로 쓰는 게 현재 포터가 할 수 있는 최선의 해결책인 건 맞는 듯 합니다. 둘 다 일반적으로 풀백에게 기대하는 공격력은 분명히 넘어서는 수준임.
더해서 칠웰이 전방 압박 과정이 끝나고 상대가 하프 라인을 넘어오면 재빠르게 내려오니까 쿠쿠렐라를 미드필드랑 동일 선상에 세우거나 미드필드랑 쿨리발리-포파나 사이에 위치시켜서 중앙으로 한번에 들어오는 볼을 차단해내거나 순간적으로 달려들어 최대한 짧은 거리를 역습으로 나갈 수 있게 대응한 것 역시 주요했다고 봅니다.
사실상 이런 쿠쿠렐라의 변형과 수비적인 임무가 바탕이 돼서 칠웰이 윙어로서 경기를 한 거나 다름이 없는데 아무래도 오른쪽이나 중앙에서 박스로 들어오면서 왼발을 쓰는 게 편한 하베르츠와 좌측면에서 중앙으로 들어오면서 오른발을 쓰는 게 익숙한 펠릭스 그리고 좌우를 가리지 않고 직선 공략에도 능하면서 현재 첼시 선수들 중 상대 선수들을 가장 잘 의식시킬 수 있는 스털링 등을 고려했을 때 이게 가장 파괴적이면서 도르트문트의 뒷공간을 공략하기 좋은 조합이라고 판단했을 거라고 봅니다.
어차피 리그에서처럼 하베르츠가 상대 센터백들과 동일 선상에 서면서 공략을 하는 게 아니라 들어오는 볼을 뺏고 차내면서 열린 공간을 공략하거나 왔다갔다 하는 양상이었기 때문에 동선을 뒤로 빼고 횡으로도 움직이라고 지시를 한 게 아닌가 싶음. 이 정도로 공간이 열리는 경기가 나올 확률이 적은 리그에선 모르겠지만 토너먼트에선 어떤 팀을 만나냐에 따라 앞으로도 의미가 있을 수 있지 않을까 싶구요.
뒷공간을 계속 열어두면서 경기를 하는 도르트문트이기도 한데 이런 의도가 보일 정도로 좌측에서 사선이나 반대편, 종으로 확 넘기는 패스 시도가 많았습니다.
아마 전반전에 0대0 이었거나 이런 양상이 아니라 첼시가 두들기는 양상이었으면 지예흐 넣고 양 쪽에서 저러면서 진흙탕 만들었을 거 같은데 전반전 끝나기 전에 따라가는 골이 나온 게 매우 크지 않았나 싶고. 오늘만큼은 포터의 안정성에 기반한 교체가 적절한 경기였다고 봅니다. 브란트까지 없으니 도르트문트 선수들이 가면 갈수록 억지로 속도를 내려고 하는 게 너무 보였음.
저번 경기에서도 말씀드렸던 것처럼 전 8강을 갔어도 제 생각은 변함이 없음. 첼시 정도의 팀이 리그 10위에 있는데 챔스 8강을 보냈다고 갑자기 감독에 대한 관점이 확 바뀌는 거 역시 웃기다고 생각하구요. 제가 응원하는 바르셀로나 얘기할 때도 그랬지만 감독이 향후를 기대해도 무방할 정도의 큰 변화를 가져오면서 경기를 잡는 게 아니라면 현재까지 포터가 보여준 모습을 생각했을 때 위험한 건 어떠한 결과물을 들고 와도 변하지 않는 사실임.
첼시 팬분들은 보아스, 디 마테오, 베니테즈 등을 겪어봐서 오히려 공감을 하실 것 같네요. 이겨야 하고 챔스 올라간 것도 기쁜 일이지만 포터가 보여줘야 하는 건 단순히 결과만이 아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