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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tball/Writing

그냥

by 다스다스 2023. 3. 10.

 
 
 
맨유 경기 보다가 잠들었음. 1대0 되고 그 후로 기억이 없는데 깨니깐 4대1 이었네요. 뭔가 쓸만큼 봤으면 짤막하게라도 썼을 건데 그게 아니라서 글을 쓰긴 뭐함. 반 할이 맨유에서도 뭔가를 남기긴 남겼구나. 무링요 선임 안 하고 그때 감독 잘 뽑았음 맨유가 아마 지금보다 몇 단계는 위에 있지 않았을까? 정도?




아무튼 전 리가 팀들은 유럽에서 경쟁하기엔 전체적으로 너무 떨어져 있다고 봐서 운빨 좀 받는 거 아니면 어렵다고 봅니다. 요즘 거의 맨날 축구 보느라 잠을 얼마 못 자서 고민했는데 역시 건너뛰는 게 맞았음. 아스날 라인업 봤을 때 바로 포기했어야 했는데 욕심 부린 듯 싶음. 기회가 된다면 맨유는 다시 볼 수 있도록 해보겠습니다. 어차피 보게 될 것 같기도 함. 귀찮게 하는 애가 있어 가지고...
 
 
 
 
 
딱히 정해둔 주제는 없고 메시 떨어질 때마다 활동량 얘기가 종종 나오던데 전 메시를 그런 쪽으로 지적한 적이 없는 게 단순히 많이 뛰는 게 좋은 게 아니고 얼마나 효율적으로 많이 뛸 수 있냐가 중요한 거기 때문임.




메시는 효율적으로 뛸 줄은 아는데 거기서 많이 뛸 수는 없으니까 늘 질 때마다 그런 얘기가 나오는 거라고 보는데 포지셔닝이 말 그대로 자리를 잡는 건데 당연히 많이 뛰면 좋은 자리를 잡는 비중이 올라갈 수는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볼을 탈환하는 수비도 그렇고 공격에서도 상대 선수들을 앞서나가는 포지셔닝은 상대 선수들보다 얼마나 더 빨리 반응하고 예측을 하느냐에 달린 게 우선임.




이건 후방 선수들로 가도 마찬가지임. 아비달이 프랑스에서 센터백 볼 때 그냥 재앙 그 자체였는데 막상 바르셀로나에선 계속 센터백 뛰고 싶다고 하다가 펩이 그 선수의 의사, 의도를 이해하고 써줬더니 그 가치를 증명한 거처럼. 어느 정도 틀이 잡힌 팀에서 얘기하는 포지셔닝에서 우선적으로 얘기해야하는 건 선수의 이해도지. 활동량이 아니라는 거.
 
 
 
 
감독들도 기계적으로 가르쳐도 결국은 그게 실행에 옮겨지려면 이해를 시키는 게 우선이라 그걸 세분화해서 이해시키는 과정을 가져가는 거고. 요즘 챔스나 유로파에서 뛰는 대부분의 팀들을 보면 90분을 뛸 때 120km 전후의 팀 활동량이 기본으로 깔리지만 그만큼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으면 굳이 그렇게 뛰지 않아도 된다 역시 맞는 말임.




비엘사는 이 과정을 고치고 타협하는 게 아니라 아예 처음부터 가르치고 싶어해서 어린 선수들을 좋아했음. 순수하게 자신의 이론을 이해한 성인 선수를 만들어 내기 좋으니까. 그래서 어딜 가든 시간을 달라 그러고 초기에 선수들을 엄청 사달라고 하고 어린 선수들에 대한 권한을 엄청 요구하죠.
 
 
 
 
메시와 같이 뛰어본 동료들이 얘기하는 게 메시는 모든 걸 이해하고 있다는 건데 이런 거죠. 다음에 무슨 일이 벌어질 지를 남들보다 먼저 예측하고 한 수, 두 수, 세 수 이상을 보면서 굳이 가지 않아도 되면 가지 않고. 나랑 멀면 움직이지 않고. 그런 사소한 하나하나에서 최대한 효율을 발휘하는 겁니다.




영리하게 경기를 풀어나가는 미드필드들이랑 경기를 이해하는 방식이 비슷할 수 있어도 그걸 실행에 옮기는 게 다른 건 메시가 포워드고 가진 기술이 상대를. 가깝게는 상대 수비수들을 과도하게 의식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




전 늘 이 효율에 대한 얘기를 해왔던 거고. 그래서 메시는 이제 안 된다 할 때도 전 계속 메시 중심으로 끝까지 달려야 한다고 했었던 거임. 스칼로니는 나름대로 그 방법론을 찾아서 월드컵 우승을 할 수 있었던 거라고 봅니다. 꼭 스칼로니가 보여준 방식들이 정답에 제일 가깝다고 보지도 않음. 다른 아르헨티나 선수들을 통해서 단기전에서 메시의 효율을 최대한 낼 수 있는 방법을 찾았던 거고. 약 9개월을 달려야 하는 장기 레이스인 클럽은 분명히 다르겠죠.
 
 
 
 
이제 메시에겐 더 많은 보조가 필요하겠죠. 그건 부정할 수 없음. 하나의 예시기도 한데 순간적으로 달리는 속도가 어마어마하게 떨어졌다는 건 가속을 붙이는 과정에서 통증이 언제 확 올라올 지 모른다는 걸 본인도 안다는 소리기 때문에 메시가 가진 것들을 효율적으로, 오래 쓰려면 어쩔 수 없이 마주해야하는 문제가 될 거라고 보구요.




부상을 당해도 이제 메시가 정상화 되는 그 과정 자체도 전 길어질 거라고 봅니다. 단순히 늙어서가 아니라 본인 스스로가 어떻게 뛰어야 안 아픈 지를 머리로 이해하고 실행에 옮기는 그 과정 자체가 길어지거나 더 복잡해질 것 같아서요.




굳이 월드컵 이후 가속화 되는 것 같다고 얘기한 것도 단기전에서 늘 토너먼트만 접어들면 눈에 띄게 체력 저하가 보이던 메시가 며칠 더 쉬고 그런 차이만으로 우승을 거머쥘 수 있었다고 보지 않음. 합리적인 판단만 내리던 지난 몇 년 간의 플레이 스타일을 버리고 무리할 땐 무리하고 극한까지 끌어올려서 몸을 썼다고 봅니다. 20년 가까이 메시 봐왔지만 이번 월드컵이 제일 아슬아슬했다고 봅니다. 당연히 그 여파는 나이를 먹은 지금 더 쎄게 올 수밖에 없겠죠.




메시는 기본기 자체가 우월하다못해 비교할 수 있는 선수가 없기 때문에 그 짧은 순간을 극대화 할 수 있다면 그 가치는 여전히 매우 크다고 봅니다만 메시 본인도 조금은 출장에 대한 욕심을 비롯해 포기할 부분들은 포기해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댓글에서도 여러 차례 답글을 드렸던 것 같은데 본인이 꼭 바르셀로나에 돌아와야겠다 싶은 게 아니면 가장 건강하게 한 시즌을 보낼 수 있는 팀을 찾아가는 게 맞다고 봅니다. 축구 내적으로만 보면 이게 너무너무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파리는 이 조건을 충족하지만 팀 자체가 다 바꿔야 하니 경쟁력에 의문이 생기니 행선지 고민을 하는 거겠죠.




가족들 역시 바르셀로나 생활에 익숙해져있다가 생각지도 못하게 환경이 바뀌었으니 분명히 이 부분도 고려할 거라고 보긴 합니다. 노장 선수들의 행선지에 대한 고민은 가족들이 못해도 절반은 먹고 들어가긴 해요.




이니에스타 떠날 때는 더 뛸 수 있는데 왜 가냐. 더 아름답게 헤어질 순 없는 거냐. 그랬었는데 팬으로서 아쉬울 순 있어도 본인이 행복하다면 그게 맞는 거 같음. 그래서 바르셀로나 복귀가 제일 행복할 수 있다면 맞다 하는 거고 그게 아니라면 오지 않았으면 좋겠음.




너무 이성적이라 느껴질 순 있겠지만 전 챠비라는 감독이 메시에게 어떠한 득도 되지 않을 것 같고. 메시 역시 챠비를 감독으로서 성장하게 만들기보단 합리화하게 만들 선수가 될 것 같음. 레반도프스키가 와도 선수들의 성장이 뭔가 어느 부분들은 턱 막혔다는 게 저한테는 좀 크게 다가왔던 거 같기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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