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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tball/Writing

루쵸 얘기가

by 다스다스 2023. 3. 10.




여기저기서 많이 나오는데 첼시는 요즘 실질적인 시청 시간을 생각하면 바르셀로나 이상이라 어느 정도 상상의 나래를 펼쳐볼 수 있겠지만 토트넘은 솔직히 잘 모르겠음.




도전 정신과 잘 어울리는 루쵸가 도전하기엔 다른 EPL 팀들을 부숴버린다라는 목표를 세우기 좋은 팀이라 딱 맞을 수도 있지만 루쵸는 기본적으로 보드진이 자기 일에 관여하고 방해하고 끼어들고 하는 걸 좋아하지 않음. 그게 바르셀로나에서 동기 부여를 잃어버린 가장 큰 이유고 바르셀로나도 발베르데를 데려온 가장 큰 이유임. 단장이 있어도 걔가 하는 일은 루쵸가 하는 일에 방해가 되지 않아야 한다는 거임.




로마도 실패한 건 맞지만 지금껏 단 한 명도 그 과정을 짚어주는 사람을 보지 못했음.




본인이 반 할한테 당했던 것처럼 (99-00 시즌 초반에 선발에서 제외된 적이 있었는데 이유를 설명하려던 반 할과 대화 거부를 하고 약 한 달? 정도 주전 선수로서 대우 받지 못하다가 루쵸가 먼저 사과했었음. 본인이 밝힌 일화기도 함. 당시 루쵸의 위상은 누구도 반박할 수 없는 펩, 피구, 히바우두 등과 함께 바르셀로나의 인기 스타 중 한 명. 반 할은 당시에도 역시 언론들의 폭격을 특유의 인터뷰 스킬로 맞대응.) 마인드가 되지 않거나 본인의 뜻과 일치하지 않는 선수들을 때로 과감하게 배제해버리는 기용 방식을 썼었는데 토티까지 그렇게 대하니까 극성 현지 팬들이 시즌 초반부터 훈련장을 찾아왔었음.




당시 로마 보드진은 여기서 흔들리면서 루쵸의 입지는 애매해지기 시작. 로마 재건이라는 큰 목표가 갑자기 성적을 내라로 이어지면서 인내심이 짧아졌죠. 토티는 이탈리아 언론들이 불화설까지 들이밀고 이간질 시키고 이게 진짠가 싶었을 정도였는데 루쵸가 나갈랑 말랑 할 때 제일 먼저 적극적으로 지지했던 선수.




바르셀로나에 온다했을 때 절대 실패하지 않을 거라 생각했던 이유는 많지만 그는 때론 실리적이고 팀을 강조하는 사람. 루쵸 역시 발다노, 반 할 등등 아래에서 선수 생활을 했었고 펩처럼 의도를 들키지 않으려는 인터뷰 스킬을 많이 배웠기 때문에 인터뷰는 늘 공격적인 축구를 추구한다라고 하지만 루쵸는 공격적인 축구를 하더라도 펩과는 많이 다른 감독관을 갖고 있는 사람임.




루쵸의 축구관의 가장 큰 건 동일한 리듬을 유지하는 거고. 필요하면 상대의 스타일에 맞게 실리적인 운용을 하기도 함. 그게 토너먼트에서 펩과의 차이점이었고 압박 방식의 차이점이었음. 루쵸만큼 미드필드들에게 넓은 범위의 압박을 지시한 감독은 없음. 그게 오로지 MSN 때문이었을까? 전 아니라고 봅니다. 바르셀로나의 토너먼트 성적에서 원정 성적이 제일 좋았던 게 아마 루쵸의 바르셀로나일 거임.




결국 볼 소유와 점유를 강조하는 감독들은 많지만 루쵸가 추구하는 점유는 리듬 유지가 기반이고 이건 분명히 다른 스페인 감독들과 다릅니다.




예전에 스포르트였나 MD 였나 루쵸랑 인터뷰했을 때 루쵸가 밝힌 관점은 이거였음.




"경기를 하면서 대부분의 시간 동안 경기를 시작할 때의 그 페이스를 유지하고, 떨어뜨리지 않도록 해야 된다. 90분 내내 동일한 신체 리듬과 체력을 유지하면서 경기를 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것이니까. 그래서 늘 훈련을 통해 이러한 부분에 관해서 준비가 되어있어야 한다. 이러한 준비를 철저하게 한다면 상대 팀보다 늘 최소 10분에서 그 이상의 시간 동안 체력적인 부분에서 우위를 점하고 경기를 풀어나갈 수 있다. 그래서 나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피지컬에 대한 것이다."




그래서 루쵸의 트레이닝론과 피지컬 트레이너인 라펠 폴의 트레이닝론의 조화는 매우 좋은 편. 그들의 트레이닝은 모든 과정에 볼이 있고 필드 위에서 최대한 창의성을 발휘하는 과정을 요구함. 당연히 요구하는 수준도 높고 어린 선수들은 이런 트레이닝을 거치면서 자신감이 붙으면 매우 빠른 성장세를 보이죠. 근래에 페드리, 가비가 그 증거임. 페드리가 가장 큰 성장세를 보인 건 다름 아닌 유로.




볼 소유를 바라보는 관점 역시 이렇게 다를 수 있다는 거고. 그래서 루쵸에게 전술적으로 매우 세밀하고 다양한 걸 원한다면 만족할 수 없을 거라고 했던 거임. 루쵸는 그런 감독이 아니기 때문. 물론 연차가 쌓이면서 전술전략이 다양해지긴 했겠죠.




너무 과하게 내려치는 게 짜증나서 반박을 좀 자주 했었는데 그냥 타고난 명장들에 비해 조건이 좀 붙는 건 반박의 여지가 없음. 조건과 환경 등이 중요하긴 할 거에요. 이런 부분들을 과연 어떻게 할 수 있을 지가 중요할 듯. 언어적인 면들도 중요할 거구요.




그리고 매~~~우 워커홀릭임. 루쵸도 바르셀로나 감독하면서 심각하게 늙은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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