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빡센 감독 -> 느슨한 감독은 효과가 있다고 보는데 느슨한 감독 -> 빡센 감독은 거의 대부분 선수단이랑 작살나는 듯. 펩이랑 클롭 말고는 거의 못 봤음.
첼시도 포터랑 선수단이랑 사이가 좋다는 거 보면 오프 더 볼 위주의 축구를 하면서 선수들에게 세밀한 조정을 해주던 투헬은 선수들에게 하나하나 짚어주고 얘기 자체도 때려박는 식으로 많이 말했을 텐데 (보통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안 그럼 뭔소린지 이해를 못함) 포터는 그런 게 아예 없다고 하니 이런 건 꽤 클 것 같음.
반대로 안첼로티 -> 보아스는 개작살났던 거랑 보아스 -> 디 마테오는 효과가 확실했던 것도 있고. 포터가 믿음직스럽지 않은 건 너무 화기애애하기만 해서 그런 것도 있음. 굉장히 보수적인 모습과 능력이 그걸로 가려진달까.
시티도 앞으로 몇 년 안으로 펩 대체자를 찾아야 할텐데 비슷한 성향을 찾을 게 아니라면 좀 자유로운 감독을 찾는 게 더 좋지 않을까 싶음. 그게 선수들한테도 뭔가 새로운 동기 부여나 활력을 찾는 면에선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은데. 전 펩보단 에스티아르테의 현역 생활이 얼마 남지 않은 게 더 크다고 봐서 아마 이 할배 나가면 펩도 더 이상 감독 안 할 것 같음. 펩의 에너지를 유지시켜주고 있는 가장 큰 원인이라고 보고 있음.
아약스만 해도 과거에 못하는 선수들은 머리 갖고도 트집 잡던 미헬스가 나가고 (그래서 코바치 오자마자 제 머리 길이는 마음에 드십니까? 하면서 물어보던 선수들이 있었다는 일화도 있죠.) 선수들 조롱에도 웃으면서 잘 넘기고 인정 받던 코바치가 오면서 승승장구 했던 케이스도 있고.
바르셀로나도 루쵸 이후에 발베르데가 왔음에도 선수단이 자유로우니 오히려 역으로 메시라는 리더 중심으로 공과 사를 잘 구분해서 트레블 근처까지 갔었고. 발베르데는 자기가 지시한 것만 잘 지키면 사생활 터치는 아예 없었죠. 축구에 집중을 하든 안 하든 그게 자기랑 있는 곳에서 보이는 거만 아니면 아무 소리도 안 했음. 그러다 중위권 선수 대하듯이 하는 세티엔 오자마자 분위기 개작살났음.
맨유도 선수들을 지나치게 공개적으로 압박하는 (굉장히 올드스쿨한 관리 방식) 무링요에서 벗어나 심플한 전술전략과 자신감 심어주기로 무장한 솔샤르 효과를 본 적도 있고. 그러다 랑닉 오니까 바르셀로나가 세티엔 왔던 거처럼 작살났었죠. 텐 하흐도 아약스에서처럼 엄청 독단적인 모습은 거의 보이지 않는 편이고.
선수들도 사람이고 전술전략은 감독의 일의 일부지. 전부가 아니라는 걸 보여주는 면 중 하나임. 사람은 좋아라는 게 그냥 할 소리 없어서 하는 말 같아도 꽤 중요한 부분이랄까요. 기본적으로 여러 면에서 그릇이 크지 않으면 빅 클럽 감독은 못함. 훈련도 아이디어가 아무리 좋아도 그걸 행하고 가르치는 방식이 어떠냐 역시 매우 중요하고. 보통 이런 그릇의 크기를 확인하기 좋은 게 선수 시절과 커리어니까 보드진들은 그 부분을 무시할 수 없는 거고.
크루이프가 선수 시절 경험을 말한 건 그런 환경을 얼마나 겪어보냐에 따라 감독으로서 보는 눈도 넓어진다는 뜻에 가깝기도 할 듯. 선수 시절 경험이 아무리 많아도 하위권만 멤돈 감독들은 빅 클럽의 분위기를 이해 못하니까요. 그런 면에서 사키가 정말 대단한 사람이기도 함. 지금보다 이론가들이 인정 못 받던 시대에 어떻게든 선수들을 납득시켜서 인정받은 사람이니까요.
물론 전 FM 할 때 개빡센 감독임. 대화 걸어서 불만 표시하면 그냥 바로 방출임. 니 까짓게 어딜.
Football/Wri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