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Football/Writing

너와 나의 연결고리

by 다스다스 2023. 4. 13.




칠웰 퇴장 이후로는 지인 + 악성 맨유 팬 친구랑 카톡하면서 거의 집중도 0 상태로 봐서 그 부분은 크게 덧붙일 건 없는데 그 전까지만 봐도 사이즈가 다 나오는 경기였다고 봅니다.




제목의 의미는 램파드가 사실상 현재 선수단을 접근하고 이해하고 해석하는 일련의 과정이 포터와 많이 닮아있다고 느끼기 때문인데요. 이게 접근 방식이나 축구로 표현되는 건 조금 다르긴 하지만 좀 비슷하다는 인상을 2경기 보면서 계속 받고 있습니다.




이번 경기의 가장 큰 패배 지분은 쓰리백 바로 앞 공간을 리버풀처럼 프리하게 내준 거라고 보구요. 마드리드가 기존 경기들과 다르게 좌우 방향성과 밸런스가 훨씬 더 잘 잡힌 경기를 함으로서 벤제마의 선택지가 훨씬 더 다양하고 넓어진 상황에서 유사 시에 파이브백, 포백으로 간격을 확 좁히고 대응을 한다는 걸 생각하고 얼마나 빠르게 전환을 해내느냐라는 측면에서의 접근이 오히려 이 센터백들 바로 앞 공간을 지나치게 프리하게 냅두면서 문제가 됐다고 봅니다.




칠웰 퇴장 장면도 보시면 미드필드들이 뒷공간이 열려있는 걸 알고 있음에도 애매한 압박을 하는데 (하는 건지 마는 건지...) 호드리구가 센터백 바로 앞 공간을 갑자기 먹어버리니까 쿠쿠렐라가 칠웰 위치는 보지도 않고 일단 튀어나와서 막으려다가 당한 거죠.




사실상 1차적인 책임은 미드필드들에게 있고 (굳이 따지자면 공수 비중을 조절하지 못한 엔조가 제일 크겠죠. 근데 결국 양 방향 패싱이 가능한 유일한 자원이라는 점과 그걸 활용하려 했기에 또 무조건 비판의 대상이 될 수도 없긴 합니다.) 그 다음은 좁은 시야로 협력 수비가 이뤄질 가능성이 매우 적은데 너무 과감한 판단과 포지셔닝을 취한 쿠쿠렐라에게 있습니다. 얘는 몇 번을 봐도 알바 다운그레이드임.




(발베르데의 슈팅 장면인데 미드필드들과 센터백들의 간격이 너무 벌어져 있고 저 공간에는 마드리드 선수들만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엔조나 코바치치의 패싱이나 캉테의 연계 등으로 한 방에 공략하려다보니 전체적으로 미드필드들의 포지셔닝은 센터백들과의 간격을 고려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패스로 한번 쉽게 풀어버리면 마드리드 선수들이 저 공간을 활용하기가 매우 좋아지죠.)



(마찬가지로 저 공간이 비어있습니다. 다 각자 맡은 역할이 있다보니 저길 재빠르게 메우고 대응해야 한다는 게 첫 번째 목적이 아니라 두 번째 목적이 되는 거죠. 캉테도 저기로 가는 걸 이후에 대응하기도 하고 엔조나 코바치치도 마찬가지였죠.)



(근데 문제가 마드리드엔 벤제마가 있으니까 벤제마가 중앙을 프리하게 쓰면 얘기가 더더욱 달라진다는 겁니다.)



만약에 이렇게 하면서 마드리드의 센터백들은 몰라도 크로스나 모드리치의 패싱 루트를 제한해내고 몰아넣거나 경합으로 찍어누르면서 이겨내는데 성공했다면 모를까. 이도저도 아닌 압박을 하니까 저 공간도 모자라 측면 공간들까지 계속 내주면서 마드리드 선수들이 대부분의 경우에서 미스 없이 풀어나갔죠.




그렇다면 램파드가 저걸 모를 리가 없을 텐데 근본적으로 무엇을 얻고자 했냐가 중요한데 엔조의 양 방향 패싱과 리스 제임스, 캉테로 최대한 앞선으로 가면서 연결을 해줘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고 봅니다.



(엔조 페르난데스의 전반전 패스맵. 초록색 - 패스 성공, 빨간색 - 패스 실패. 최대한 좌우로 내주되 필요하면 종패스를 하다보니 대부분 그런 거밖에 없죠.)



(좌 - 전반전 캉테 히트맵, 우 - 전반전 리스 제임스 히트맵. 사실상 전반전에 여기만 썼습니다.)



개인적으로 칠웰을 믿고 그냥 코바치치를 쓰지 않고 상대적으로 더 개별 임무를 줄 선수를 쓰거나 아니면 펠릭스나 스털링 둘 중 하나를 빼버리고 하베르츠를 선발로 쓰는 게 나았을 지도 모른다고 보는데 램파드는 상대적으로 좌우 활용과 밸런스를 꽤 중요하게 본 거 같습니다. 이 부분 역시 이상하게 포터랑 겹쳐보였네요.




거기다가 비니시우스 대응책은 사실상 바르셀로나의 대응책을 그대로 따라했는데 비니시우스가 공간과 각을 좁힘에도 불구하고 오른발을 사용하는데 큰 지장이 없었던 게 컸습니다. 그러다보니 왼발도 강제로 쓰는 게 아니라 쓰고 싶을 때 썼죠. 아무래도 스탠딩이나 수비 스킬도 그렇지만 자주 만나봤다와 그렇지 않다에서 아라우호와 포파나, 리스 제임스의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고 캉테까지 포함해서 이 부분을 적절하게 대처하기는 어렵지 않았나 싶습니다.




홈 경기가 2차전이라 거의 0대0 무승부나 1골차 승부를 생각한 거 같은데 그냥 의도를 더더욱 확실하게 잡고 나왔어야 하지 않나 싶네요. 너무 이도저도 아니었다고 느낍니다.





마드리드를 살펴보면...




뤼디거-나초를 쓸 때와 다르게 알라바-카마빙가가 왼발로 왼쪽을 시간이나 동작을 낭비하지 않고 바로바로 실책 없이 정확하게 지원을 해주니까 크로스-모드리치의 동선 낭비가 줄어들었고 이들 특히 크로스의 약점들은 발베르데까지 최대한 보조해주면서 그 부분들은 덜 드러나면서 장점들은 더 살아나고 있다고 봐야겠죠.




(좌 - 알라바 전반전 패스맵, 우 - 카마빙가 전반전 패스맵. 초록색 - 패스 성공, 빨간색 - 패스 실패)



결국 이것들을 바탕으로 삼으면서 크로스-모드리치의 패싱과 동선을 철저하게 비니시우스-벤제마-호드리구를 지원해주고 상호 작용하는데 맞추고 이렇게 왼쪽을 위주로 쓰면서 오른쪽을 쓸 때 카르바할이 혼자 온 더 볼 상황을 유지하면서 크로스나 사선 패스로 끝나는 게 아니라 호드리구를 쓰는 것 역시 크게 작용하고 있습니다.




호드리구가 단순히 우측면 포워드로 기능하기보다 유사 시에 갑자기 중앙에 들어오고 왼쪽으로 가기도 하는 등. 이렇게 종과 횡의 측면에서 오른쪽도 다 활용이 되니까 상대가 의식할 곳이 많아지고 벤제마의 플레이가 조금 더 효율적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벤제마가 빈 공간을 포착하고 오른쪽에서 가서 측면에서 중앙으로 들어가는 작업을 하려고 하죠. 이 장면도 보시면 센터백 바로 앞 공간은 비어있습니다. 인지를 못하고 있죠.)



(패스 앤 무브로 뚫으면서 막히긴 했지만 벤제마 슈팅이 나왔죠.)



(호드리구가 볼이 뒤로 도니까 갑자기 중앙으로 슬금슬금 갑니다.)



(더 안으로 들어오고 카르바할은 올라가고 발베르데는 원래 자리로 돌아갑니다.)



(어느새 호드리구가 여기서 마드리드의 공격 방식의 일부가 돼서 좌측면을 공략하고 있죠. 첼시의 간격과 대형이 다 깨진 육탄 방어가 눈에 띕니다.)



(좌 - 카르바할 전반전 패스맵, 우 - 호드리구 전반전 패스맵. 카르바할의 크로스 비중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고 안정적으로 플레이 하면서 역으로 카르바할의 미스로 공략당하는 비중도 줄어들었습니다.)



(크로스, 모드리치, 발베르데의 전반전 패스맵. 초록색 - 패스 성공, 빨간색 - 패스 실패. 패스 미스 자체가 거의 안 보이죠. 이건 명백한 램파드의 실책입니다. 이걸 제어할 거였음 압박을 더 강렬하게 했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전 여전히 마드리드의 약점은 크로스와 카르바할에게 제일 크게 있다고 생각하고 장점 대비 단점이 더욱 크다고 봅니다. 결국 안 풀릴 때 해결해줘야 하는 것도 벤제마-비니시우스-모드리치 + 여차하면 호드리구, 발베르데인데 카마빙가 풀백의 위험성도 슬슬 드러날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 싶네요.




그나마 풀백으로 나와서 눈에 덜 들어오기는 하는데 기본적으로 플레이 스타일이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최대한 공격적으로 무언가를 해낸다는 쪽에 가까운데 이 부분을 공략할 수 있는 팀이나 연구하는 팀이 안 나올 수가 없다고 보는 편입니다. 만날 가능성이 높은 시티도 펩이 이 부분을 분명히 염두에 둘 거라고 봅니다.




첼시는 역시 시티나 뮌헨 만나서 그냥 경기 양상이 아예 고정 (막고 친다. 맞다가 우연이든 뭐든 한 방 먹이고 거북이 모드) 돼서 할 게 더더욱 명확한 양상으로 경기를 펼쳤어야 승산이 더 높았을 거라고 봅니다. 마드리드 만나니까 너무 이도저도 아닌 경기가 나온 거고. 막말로 한 단계 이상의 차이가 보여버렸음.




안첼로티는 엘클 연패하고 오른쪽과 카르바할, 크로스 활용에 대해선 최대한 해결책을 찾아낸 거라고 봅니다. 이게 시즌 끝까지 유의미할 지는 잘 모르겠는데 현재로선 추아메니, 세바요스의 성장을 바라는 것보단 훨씬 더 계산이 서는 부분이라고 보지 않았을까 싶네요. 제가 안첼로티라면 리가에서 한두자리만 (과감하다면 3-4자리) 바꿔보면서 토너먼트의 변수를 연구할 것 같음. 리가 경쟁력이 마드리드에게도 도움이 안 되는 건 똑같다고 보는데 안첼로티라면 챠비보단 성과를 더 얻지 않을까 싶네요.



'Football > Writing'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새삼 느끼는 점  (28) 2023.04.14
아ㅏㅏ  (15) 2023.04.13
펩의 막을텐데  (56) 2023.04.12
몇 마리 토끼를 잡냐  (14) 2023.04.12
세르지 효과  (22) 2023.0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