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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tball/Writing

실책 아닌 실책

by 다스다스 2023. 4. 16.





전반전만 보고 껐음. 어차피 3대0 이었고 교체 카드를 다 써도 크게 문제가 없을 정도로 스코어가 벌어져 있었고 변수가 적었기에 (레스터 너무 못함) 최대한 스쿼드 전원의 감각을 유지시킨다는 기조를 지키기 좋은 경기였다고 생각하구요.




현재 전술적 변형이나 선발 라인업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선수들도 확고한 선발들을 제외하면 7명도 안 되기 때문에 (포든 돌아올 걸 가정해도 마찬가지) 그 외 나머지 선수들은 부상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는 게 불가능하기에 감각을 유지시켜놓고 최악의 상황에 투입시킨다는 쪽에 가까울 것이기 때문에 현재로서 그들을 평가할 필요도 볼 필요도 없다고 느끼기도 하구요. 결국 최악의 상황, 차악의 상황 등을 얼마나 방지할 수 있느냐가 시즌 마지막까지 달릴 수 있는 핵심이자 전부라고 봐야겠죠.




아마 선수들의 리듬이 정상화 됐다고 느껴졌을 때부터 훈련 강도는 거의 최저 수준으로 내려갔을 거라고 보고 챔스 원정 경기도 잔디 적응이나 회복, 실전 감각 등에 초점을 맞추지. 전술 훈련이나 체력 훈련 등에 초점을 맞추진 않을 거라고 봅니다. 3일 간격으로 경기가 있는 건 이젠 위험 요소가 아니라 일부러 시즌 막바지 이 간격을 최상의 컨디션으로 소화하기 위해 그동안 그 바탕을 까는데 집중했단 뜻입니다.





오늘 얘기하고자 하는 건 라포르테랑 워커인데요. 라포르테부터 얘기하자면 현재의 전술전략상 라포르테는 변화한 우선 순위를 필드 위에서 해내지 못하고 있고 아케는 그걸 이해하고 이행하는 데 있어서 상대적으로 더 낫기에 라포르테가 못 나오는 건 타당한 거고 자꾸 이거저거 갖다붙일 필요가 없다고 봅니다.




펩이 만약에 플랜에서 제외했으면 저 자리에 고메즈나 리코 루이스 아니면 하다못해 아래 카테고리 뛰는 꼬맹이 센터백을 쓰는 일이 생기더라도 라포르테는 못 나왔습니다. 아무리 유해졌어도 칸셀로 대하는 거에서 다 보여졌다고 생각하구요. 이건 순전히 실력제로 서열을 정리하는 펩의 스쿼드 원칙 중 하나에서 밀려났다는 거고 아케를 칭찬할 일입니다.




펩이 아무리 원칙주의자고 안 통하면 말을 안 하는 사람이어도 단순히 불만을 내는 걸로 선수를 스쿼드에 제외하진 않습니다. 라포르테가 불만을 표시하는 방식에 문제가 있었으면 칸셀로처럼 어느 순간부터 단 한 경기도 못 뛰었다고 확신합니다. 그냥 경쟁력의 문제라고 봅니다.




시티 글을 저번 시즌까진 초반에 짚고 중간에 짚고 마지막에 짚고 넘어가거나 초반에 짚어두고 안 쓰거나 둘 중 하나였는데 이번 시즌엔 계속 쓰니까 똑같은 질문이 계속 나오는데 아케를 칭찬하는 건 보질 못했습니다. 라포르테가 펩의 세부적인 변화를 못 따라오는 거고 그게 전부입니다.






(벗겨져서 위험한 상황이 나오는데 자빠지는 바람에 무산으로 돌아갔죠.)



사실 이 장면 하나로 다 나옵니다. 저렇게 순간적으로 길목을 막아서 사전에 막아버리면서 후퇴를 최소화 하는 건 저번 시즌까지 시티의 핵심이자 대부분의 경우에 이뤄지는 수비 방식이었죠. 근데 지금은 저건 선택 사항이라는 겁니다.




이게 중요한 이유는 볼을 최대한 높은 지점에서 소유해내서 공수를 다 해내면서 상대를 강제로 방어적으로 만들기 위함인데 이게 최우선 순위가 아니니까 라포르테가 못 나오는 겁니다. 당연히 이번 시즌에도 이렇게 하는 게 우선 순위였음 아케가 아니라 라포르테가 계속 나왔겠죠. 볼을 되찾아서 다시 빠르고 정확하게 날카로운 곳으로 내주니까요.



(이것도 굳이 경합을 과하게 붙으면서 결국 반칙으로 끊었죠. 사실 현재 구조상 저기서 저럴 필요가 없습니다. 이것 역시 선택 사항입니다.)



선택 사항으로 영리하게 판단해야할 게 라포르테는 현재 습관적으로, 우선적으로 나오고 있다는 거고 여기에 다음 짚을 워커의 문제와도 어느 정도 공유를 하고 있는 게 측면으로 빠져야 할 때는 잘 빠지지만 라포르테는 안으로 들어올 때는 다른 선수들의 위치를 안 보고 들어오니까 레스터 선수들이 측면에서 프리하게 볼을 잡는 장면들이 나왔죠.





다음으로 볼 건 워커입니다. 오늘 경기를 보고 나니 드는 생각은 워커를 쓸 거라면 포든이나 베르나르도 실바가 거의 필수적으로 오른쪽에 가야할 것 같다고 느끼고 귄도간도 필드 위에 꼭 있어야 할 것 같다고 느낍니다. 매우 쉽게 풀린 경기라 아마 인지를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데 개인적으로 엄청 심각했다고 생각하구요.



(별로 문제 없어보이지만 모든 포지셔닝이 다 꼬였습니다. 워커가 초장부터 저 화면 바깥 쪽 측면에 자리 잡아있으니 스톤스는 쓰리백의 일부로 내려가고 로드리는 세 명 사이에 갇혀버리고 마레즈는 안으로 들어와있는데 애매한 위치에 있죠.)



(이것도 보시면 상호 작용이 아예 안 됐습니다. 로드리가 있는 곳은 원래 워커가 있어야 하는 자리고 마레즈는 그릴리쉬처럼 버려져 있어야 하는데 이도저도 아니죠. 거기다 로드리 자리가 비어버리니 이번엔 스톤스가 갇혔습니다. 베르나르도 실바가 파악하고 내려오죠.)



(결국 워커가 4의 한 명이 되버립니다.)



근데 문제는 워커가 그 위치에서 버려져서 그 정도 역할을 해낼 수 있는 선수냐는 건데 아니죠. 이것도 아니라는 게 한 장면으로 나옵니다.



(여기서 스톤스가 내주고 상대 박스 쪽으로 더 들어가는데 그걸 보지도 않고 역주행하죠. 스톤스가 손짓하는 것도 잡힙니다.)



(5초 만에 볼이 여기까지 빠졌습니다. 스톤스의 패싱, 오프 더 볼을 무의미하게 만든 건 둘째치고 워커가 저 자리에서 뛸 이유 자체가 없는 겁니다. 저 정도의 역주행 자체가 버려두면 아무 것도 못한다는 증거니까요.)



그리고 이런 터치 라인 플레이가 주는 악영향이 또 하나 있는데 데 브라이너가 좌우 윙포워드가 돼서 순간적으로 빠르게 패스 두세번 만에 박스로 공략을 못합니다. 좌에서만 된다는 거죠. 사실상 단거리 역습이나 상대가 대형을 만들기 전에 빠르게 가는 루트 하나가 워커의 존재로 안 되고 있다는 거죠.




결국 워커가 이렇게 들어오는 타이밍을 모르고 공격 상황에서도 본인이 익숙한 역할만 해내려고 한다면 더 포리바렌테 성향이 강하고 동료들과 상호 작용을 잘 해내는 선수들이 오른쪽에 다수가 배치되어야 합니다.




마레즈는 사실 그냥 혼자 버려둬야 본인이 횡드리블을 할지 엔드 라인으로 빠질 지, 데 브라이너와 같이 윙포워드가 될 지 등을 선택할 수 있는데 워커가 모든 동선을 다 꼬이게 만드니 사실 할 수 있는 게 없었던 거죠.




경기 중에도 계속 잡힌 게 동료들이 어디다 줄 지는 생각을 안 하고 계속 자기가 오픈일 때마다 손을 들거나 양 팔을 벌리죠. 안 주면 다시 터치 라인으로 빠져버리구요. 자기가 뭘 해야할 지를 제대로 이해를 못 하고 있으니 기존의 역할을 해내려고 한다는 증거 중 하나죠. 거기다 경기 양상도 지배하는 양상이니 티가 덜 난 거뿐입니다.




만날 확률이 높은 마드리드도 사실 비니시우스의 원온원을 가장한 벤제마, 모드리치의 측면 플레이 메이킹에서 이어지는 박스 공략이 더 문제기 때문에 원온원에 집중하면 분명히 크게 당할 거라고 생각하구요. 워커처럼 순간적으로 누굴 막아야 할 지도 모르는 선수를 비니시우스를 막을 수 있을 지도 모른다는 이유로 펩이 접근할 리도 없다고 봅니다. 그 정도의 전술전략적 실책을 범한다면 이번 시즌의 패인은 바탕 다 깔아놓고 말아먹은 펩이라고 보구요.




베르나르도 실바나 포든 둘 중 한 명, 귄도간이 필드 위에 있는 경기에서 어떤 지도 봐야할 것 같다고 느끼긴 하고 그래서 아칸지나 워커 자리는 바뀔 수도 있다고 한 건데 현재로선 어떤 상황에서든 아칸지가 더 낫지 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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