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램파드의 접근 방식은 내놓을 수 있는 것 중에 제일 정답에 가까웠다고 생각함.
칠웰이 빠진 시점에서 더더욱 캉테-리스 제임스 위주로 갈 수밖에 없는 구성이었고 포워드들 누가 됐든 이들과 반대되는 위치에서 길게는 아니더라도 볼을 어느 정도 소유해내면서 동료들의 다음 플레이를 조금이라도 지원해줄 수 있는 선수 자체가 없다는 것도 고려했어야 했을 겁니다.
무엇보다 칠웰의 대체로 나온 쿠쿠렐라 윙백은 협력 수비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더 많이 받는다는 것과 칠웰보다 직선적 기여가 딸린 건 둘째치고 사선, 중앙에서의 영향력이 제로에 가깝다는 것 그리고 찰로바도 결국 본인 자리가 익숙하지 않아서 공수 양면에서 한 방짜리 선택들을 너무 자주 했던 거 보면 이런 부분들을 사전에 의식해 갤러거의 움직임으로 미스가 많든 적든 메우려고 할 수밖에 없었다고 봅니다.
결국 골을 넣어야 따라가고 뒤집을 수 있다는 점에서 포워드를 한 명만 쓴 구성이 아쉬울 수 있고 비판 사항이 될 수 있는데 포터가 썼던 펠릭스-스털링 2 프리롤 전술전략을 초장부터 썼다면 마드리드의 템포 조절에 그냥 녹아내렸을 거라고 봅니다. 마드리드 v 리버풀 2차전이란 표본이 있기에 공수를 다 해낼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은 결국 이게 맞았다고 보구요.
거기다 이런 점들을 감안해서 좌측면 공격을 아예 버릴 수가 없기에 최대한 많은 인원을 넣어서 메우려고 했다는 거겠죠.
문제는 안첼로티의 대응이 램파드의 계획을 다 부숴버렸음. 노골적으로 캉테-리스 제임스로 우측면을 풀어서 공략하려는 의도를 간파하고 마드리드가 평상시 자주 하던 좌측면 몰빵이 아닌 호드리구 위주로 경기를 풀어버렸죠. 마드리드 전반전 볼이 굴러가는 비중이 절반 이상이 오른쪽이었음.
이게 유효한 게 뭐냐면 비니시우스를 버려둘 수가 없다는 겁니다. 리스 제임스가 계속 협력 수비의 일원이자 유사 시에 비니시우스를 원온원으로 대응해야하니 올라가있을 수가 없죠. 이러면 첼시는 원하는 데로 경기를 푸는 게 아니라 갤러거-쿠쿠렐라로 경기를 풀어야 한다는 거죠.
근데 문제는 마드리드가 하던 데로 해도 리스 제임스가 프리하게 뛸 수가 없었습니다.
이건 단순히 쿠쿠렐라-찰로바 쪽이 공략이 더 쉬워서라기보단 의도적으로 오른쪽에서 볼을 굴리면 공수를 다 해낼 수 있다는 게 큽니다. 이렇게 되면 첼시의 패스 루트가 제한됩니다.
쿨리발리랑 비교할 게 못 되는 미스 많은 찰로바의 롱패스, 한 단계 더 거쳐서 코바치치나 엔조를 통해 나가는 패스 아니면 갤러거나 하베르츠를 활용한 좌측면 공략인데 다 원활하게 이뤄지지가 않았죠. 거기다 1차전에서 노출한 센터백 바로 앞 공간을 메우라는 걸 코바치치와 엔조한테 강조한 거 같은데 그거 때문에 이들도 후방 관여가 많았습니다.
아마 왼쪽에서 골이 나왔다면 경기 양상은 많이 달라졌을 거라고 보는데 전반전에 캉테나 쿠쿠렐라가 날려먹은 찬스들이 첼시 입장에선 엄청 아쉬울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구요. 안첼로티가 비니시우스의 그래비티를 활용해 리스 제임스를 잘 제어해냈다고 봅니다. 마찬가지로 비니시우스도 수비 가담이 많았는데 그만큼 리스 제임스-캉테가 순간적으로 우측면을 풀고 행하는 사이드 공략이 약한 편은 아니었다는 거죠.
실점 장면도 전 쿠쿠렐라보단 찰로바의 판단력이 엉망이었다는 걸 지적하고 싶은데요. 일단 간격과 대형이 완전히 무너져있었기에 쿠쿠렐라가 행할 수 있는 선택지가 그렇게 많지가 않았습니다.
개선된 것들이 보이긴 했으나 어차피 한 달 뒤면 없을 램파드 체제에서의 개선은 의미가 없어보이고 남은 경기에서 선수 개개인의 면모를 최대한 살피고 인수인계 해주는 게 최선이 아닐까 싶네요. 누가 오든 남을 가능성이 높은 선수들 위주로 라인업이 꾸려져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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