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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tball/Writing

너가 왜 거기 있어?

by 다스다스 2023. 4. 20.





데 브라이너 외에 부상으로 인해 변수가 될만한 선수들로 로드리, 디아스, 아케를 얘기했었는데 하필 아케가 쓰러졌네요. 경기 초반부터 미끄덩 거리는 게 좀 이상했는데 아무래도 잔디에 적응을 못한 게 영향이 있지 않나 싶구요. 뮌헨 선수들도 우파메카노 (얜 그냥 지가 밸런스를 잃어버린 거) 빼면 자꾸 미끄덩 거리던데 이게 자기들 경기장임에도 그런 거치면 관리를 엉망으로 한 게 아닌가 싶은데 아쉬운 부분.




질문이 이미 들어와있기도 하고 들어올 것 같아서 그 부분부터 해결하고 가야할 것 같은데 전 우승에 대한 생각은 여전히 바뀌지 않았음. 이런 변수들도 어느 정도 생각은 해두고 우승할 거라고 질러둔 거고 (결국 못하면 못하는 거고 적어도 제 기준에 가장 유력해보이는 걸 나중 가서 트집 잡으면 할 말 없음) 데 브라이너가 누운 게 아닌 한 관점을 바꿀 이유는 없다고 봅니다.




라포르테가 대체할 수 있을 거라는 막연한 기대보단 2월부터 펩이 계획한대로 (물론 제 추측이나 다 맞고 있으니 그냥 사실로 간주하고 얘기함) 흘러가고 있기 때문에 선수들도 이게 맞다고 생각할 거고 컨디션은 계속 유지되거나 어쩌면 더 올라갈 여지가 있다고 봅니다. 1차전 결과를 인지하고 2차전에 무리하지 않는 것도 원래 펩의 토너먼트 전술전략 중 하나임. 보통 반대로 행하던 것 (1차전 무리 노노, 2차전 홈에서 승부) 만 먹히거나 이건 드물게 먹혀서 팬들이 인지를 못하는 거뿐.




어차피 이제 출장 시간을 보장 받지 못하던 선수가 갑자기 급부상해서 전술전략에 적응을 해내 주전 선수의 존재감을 티나지 않게 메운다는 건 불가능한 얘기라고 봅니다. 왜냐면 현재의 리듬을 완성시키기 위해 기존과 다른 트레이닝 일정을 가져갔고 이건 남은 모든 일정들을 원하는 결과를 다 가져오기 위해서 계획적으로 준비한 하나의 전략적 선택이기 때문.




그렇다면 향후 훈련 일정 등은 부상과 나머지 변수들을 고려한 난이도를 확 낮춘 연습 게임과 회복 훈련에 우선적으로 모든 역량을 쏟아부을 거라고 생각하구요. 계속 3일 간격이기 때문에 실전 감각은 모두 경기로 메운다는 생각일 거라고 봅니다. 라인업이 고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견해를 내놓자마자 그렇게 된 것도 교체 카드를 쓰는 것도 염두에 두고 바라봤기 때문.




결국 선수들이 건강하게 뛸 수 있었던 건 트레이닝 강도가 극단적으로 높아졌을 때 팬들은 왜 쓰냐던 리코 루이스 같은 애들 (전 기용 방식에 불만이었던 거지. 왜 쓰냐곤 한 적 없음) 을 써가고 일부러 정적인 축구 (지금과 비교하면 볼 받기 전후 움직임이 아예 다를 걸요?) 을 하면서 버텨냈기 때문인데 그 인내의 열매가 16-8강 좋은 경기력으로 끝날 거라고 생각하지도 않구요. 펩이 그 정도로 계산을 이상하게 하는 감독은 아닐 거라고 봅니다.




아케 부상은 말 그대로 막을 수 없는 변수의 하나인 거고. 4강전도 전 경기력이 좋을 거라고 생각하구요. 평상시처럼 8강 치르고 얼마 안 쉬고 바로 4강이면 더 좋았을 거 같은데 꽤 텀이 있는 게 좀 아쉽긴 합니다.




개인적으로 아케 부재의 따른 변화는 두 가지 정도라 생각하는데


- 라포르테 그냥 쓰거나 (내키진 않음. 오늘만 봐도 적극성은 좋으나 그게 매번 반드시 필요한 게 아닌데 그걸 이해를 못하고 있음. 어차피 아케 정도로 이해하고 실행하는 건 이제 불가능함. 가능하면 진작에 펩이 주전 줬을 거임)


- 베르나르도 실바를 로드리 짝으로 내리고 스톤스를 내려서 스톤스-디아스-베르나르도 실바가 서로 상호 작용하면서 아케의 역할을 각자 나눠가지는 거




이걸 쓰면 베르나르도 실바가 피보테를 뛰어본 적은 있어도 센터백을 뛰어보거나 전문 수비수가 아니기 때문에 3-2 구조에서 포백을 오가거나 들어왔다 나갔다에 문제가 생길 여지가 있으나 현재 로드리-스톤스 기용의 핵심 중 하나는 유도기 때문에 베르나르도 실바가 이 부분에선 더 유용할 수 있다 생각하구요.




근데 문제는 포든/마레즈가 과연 오른쪽에서 얼마나 해줄 수 있느냐겠죠. 리그나 FA컵에서 상대적으로 쉽게 갈만한 경기에서 실험을 한다면 아마 챔스도 이걸 하겠단 뜻이겠죠. 베르나르도 실바가 현재 카마빙가 기용을 하는 마드리드의 왼쪽에 꽤 큰 균열을 내줄 수 있을 거 같은데 제가 이번 시즌의 펩이라면 그게 최우선 순위는 아닐 것 같음.





경기 얘기로 가면 뮌헨은 어쩔 수가 없었다고 봅니다. 중앙으로 다수의 인원을 넣는 게 더 현명한 선택으로 보이고 실제로 그렇게 몇 번 찬스가 났으니까 계속 무지성 측면 파기보단 낫지 않았냐 할 수 있는데 그건 흔치 않은 기회들이고 골로 이어졌으면 모를까. 골이 안 들어간 이상 펩의 축구관과 시티 선수들의 장단을 잘 아는 투헬이 선수들에게 중앙으로 과감하게 들어가려고 지시할 리가 없죠. 실제로 심판한테 화만 가득했죠.




첫째로 시티가 로드리-스톤스를 쓰는 이유는 단순히 센터백들과 상호 작용의 원활함을 위해서 쓰는 게 아니라 일부러 상대 선수들 3-4명이 가두게 만들거나 원형으로 달려들게 만들어서 데 브라이너나 귄도간이 높은 지점에서 볼을 받거나 프리맨이 되게 만드는 게 목적임.




그렇다면 기본적으로 볼을 잃었을 때 이들의 패싱이나 포지셔닝을 따라잡는 걸 넘어서서 한 박자 더 앞서서 제어해야하는데 그걸 하면 해낸다쳐도 뮌헨 선수들은 45-60분 즈음 되면 다 퍼졌을 거임. 거기다가 볼이 사람보다 빠른데 볼을 내보내는 속도 자체가 빨라서 박스 근처까지 빨리 가는 시티 구성상 매우 위험한 선택지죠.




둘째로 한 명만. 많으면 두 명의 인원만 투자해서 측면 공간을 공략하면서 효율적으로 파면서 실점을 안 하는 것도 진출 조건 중 하나니까 별 수 없었을 거고.




셋째로 데 브라이너가 지난 경기들과 다르게 좌우 윙포워드가 되는 게 아니라 우측면-중앙에 머무르면서 중앙에 인원을 한 명 더 넣으면서 뮌헨이 중앙에서 수적 우위에서 밀리는 장면이 더 많이 잡혔고 데 브라이너 때문에 중앙에서 닥돌하기엔 너무 위험했음.




결국 추포 모팅이 아니라 레반도프스키가 있었어도 경기를 푸는 큰 틀은 차이가 없었을 거라고 보고 대신 주어진 기회들이나 순간적인 찬스들을 골로 바꿔버리는 그 차이는 컸겠죠. 그로 인해 경기 양상이 뮌헨이 더 원하는 양상으로 갔을 확률도 있었을 테구요. 근데 결국 이러나저러나 좌우 측면을 파면서 횡이나 사선으로 공략을 하거나 크로스 올리는 게 결국은 답이었다고 봅니다.




추포 모팅이 좌우 선수들의 움직임이나 패스에 따라서 움직이는 건 모자람이 없었다고 보는데 지원을 전혀 못 해줘서 뮐러가 좀 아쉬울 순 있었다고 보는데 투헬이나 이전 감독인 나겔스만이나 무시알라랑 뮐러를 바꾸는 거 같던데 뮐러의 쓰임새는 오히려 혼자서 버텨주면서 지원해주는 것보다 다수의 인원이 들어갈 때 더 유효하다고 봤기 때문이 아닐까 싶네요.




넷째로 볼을 탈환하는 지점이나 수비를 해내는 지점들이 대부분 측면에 몰려있었기 때문에 빨리 나가려면 역시 측면을 이용하는 거밖에 없었다고 봅니다. 키미히나 무시알라, 고레츠카를 활용해 중앙을 거쳐가서 푸는 것도 방법이겠으나 그럼 수비가 금방 들어서니 조금 더 혼란스러운 상황을 만들어 루즈볼을 노리는 게 더 낫다고 선수들에게 지시했을 확률이 높겠죠.



(좌 - 바이에른 뮌헨 전반전 수비맵, 우 - 바이에른 뮌헨 후반전 수비맵. 빨간색 - 수비 실패, 나머지 - 모든 수비 액션을 포함함)






이제 몇 가지 장면들로 보고 마무리 짓도록 하겠습니다.




(칸셀로도 그렇고 라포르테도 똑같이 적극성 있는 수비는 좋은 건데 때로는 그렇지 않을 때도 있고 상황을 아예 고려하지 않고 무작정 저러는 게 때로 팀을 위기로 몰아넣는 거임)



(아케는 간격이 머니깐 굳이 달려들지 않고 다음 상황을 판단합니다. 멀고 가까우고 역시 중요한 요소고 상황을 스스로 이해한다는 게 중요합니다.)



(아케는 라포르테랑 다르게 여기서 중앙으로 들어가서 (전 경기 보시면 이런 상황에서 그냥 백이면 백 중앙으로 들어와서 포지셔닝 꼬이게 합니다.) 다른 선수들이 헷갈리게 하는 게 아니라 각자 누굴 봐야하는 지 인지시키고 있습니다. 디아스는 코망, 스톤스는 무시알라, 아칸지는 사네랑 간격을 유지하면서 중앙으로 오고있죠.)





(중앙에서 풀어서 왼쪽으로 간 건데 이 골 들어갔으면 좀 많이 위험했을 거라고 보긴 합니다.)



(문제는 앞서 말씀드렸듯이 데 브라이너의 포지셔닝입니다. 중앙에서 무리하게 들어가려 하다가 저렇게 프리맨이 되면 패스 한 방에 다 무너집니다.)



(오프사이드로 끝났지만 오프사이드 아니었음 여기서 경기 터졌죠.)



(또 의도적으로 중앙에 들어가있습니다. 물론 베르나르도 실바가 압박과 탈압박 과정에서 사실상 2인분을 하기 때문에 가능한 거긴 한데 어쨌든 펩이 이걸 잘 활용했고 투헬 입장에서도 1차전에 당한 것도 있고 데 브라이너가 계속 중앙에 있으니 선택지가 없었습니다.)



(결국 이거 때문에 실점했죠. 스톤스가 그냥 대놓고 노리고 차고 데 브라이너가 루즈볼 위치를 그냥 정확하게 포지셔닝해서 얻어냅니다.)



(맨체스터 시티 이번 경기 수비맵 - 빨간색 - 수비 실패, 나머지 - 모든 수비 액션을 포함함)



이렇듯 이번 시즌 시티의 수비 방식은 얼마나 상황을 영리하고 효율적으로 판단해 수비를 하냐입니다. 엄청 뒤로 빠져서 수비하는데 패스 두 번에 박스로 가는데 그게 골이 나니까 펩이 선수들에게 그 부분을 계속 이해시킨 거고 그걸 필드 위에서 제일 잘 이행한 선수들이 뛰고 있는 거뿐입니다.




제가 아케랑 아칸지의 원온원을 얘기했다고 여기에 너무 집중하시는 경향이 있는데 속도전에서 밀리는 게 문제가 아니라 최종 수비수로서 얼마나 때론 적극적이고 때론 함부러 다가가지 않는 걸 재빠르게 판단하는 이해도를 갖고 있느냐입니다. 당연히 이걸 하려면 들어왔다 나갔다가 중요하고 누굴 막아야 할 지도 스스로 빨리 파악해야 다른 선수들도 헤매질 않으니까 펩이 워커는 안 된다고 하는 겁니다.




라포르테는 보시다시피 기존 수비에 습관이 들어버려서 그냥 본능적으로 빠르게 튀어나가죠. 이게 나쁘다는 게 아닙니다. 다른 선수들과 상대 선수들을 보고 행해야 한다는 거죠. 지금 전술전략이 무조건 상대를 가둬두고 패는 게 아니니까요.




아케가 라포르테랑 비교했을 때 월등하게 앞서는 부분은 이렇게 아까 보여드린 장면처럼 거리가 이미 벌어져있을 때와 공중으로 볼이 확 넘어올 때 순간적으로 상황을 판단하고 최종 수비수로서 행하는 플레이가 모든 면에서 앞서있다는 겁니다.




아마 계속 가르쳤을 건데 이건 주입식 교육이 아니라 왜 그래야 하는 지를 스스로 이해하고 실행하는 영역이기 때문에 습관이 들어버리면 고치기 쉽지 않습니다.




비판하는 것과 달리 앞서 말씀드렸듯이 전 여전히 시티 우승이 제일 우위에 있다고 보구요. 리그 우승 향방은 모르겠으나 아케의 부재를 어떻게 메울 지는 리그나 FA 컵이 판단 요소가 될 수 있을 거라고 봅니다. 제가 말씀드린 것들이 아니라 다른 방법이라도요. 어쩌면 아케가 생각보다 빨리 정상 컨디션으로 돌아올 수도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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